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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파업:
인력확충·임금인상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다
일부 병원 노동자들은 파업 지속하기로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7월 13일 보건의료노조가 인력 확충과 임금 인상, 공공의료 강화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조합원 6만 5000명 중 필수유지업무 인원을 제외한 4만 5000명이 파업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파업으로 일부 병원에선 외래 진료와 수술이 미뤄지거나 환자들의 대기 시간이 늘어났다.

보건의료노조가 파업에 들어가자, 보건복지부 장관 조규홍은 “정부 정책 수립과 발표를 요구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며 비난했다. 보건복지부 제2차관 박민수는 “노조법에서 허용하는 파업은 근로조건 개선 협상이고 그 당사자는 정부가 아닌 사용자 측”이라고 발뺌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다. 정부는 2년 가까이 노조에 약속한 인력·공공의료 확충 이행을 외면해 왔다. 2021년 9월 2일 합의는 보건의료노조와 정부가 맺은 것이었다. 합의 당사자인 정부에 이행을 요구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더구나 정부의 보건의료 정책은 병원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사용자인 공공병원들은 정부 명령과 지침에 따라 일반 환자 진료를 포기하고 코로나 환자 치료에만 전념했다. 코로나 방역이 해제됐지만 의료진과 일반 환자 이탈로 병상가동률은 40퍼센트 수준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코로나 전담병원에 대한 지원을 중단했다. 이 병원에 근무하는 노동자들은 임금 체불 위협에 직면해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3년간 병원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삭감됐다. 공공병원은 무려 8.5퍼센트, 11개 주요 사립대병원은 4.4퍼센트나 삭감됐다. 노동자들은 ‘월급 빼고 다 올랐다’며 임금 인상도 절실히 바란다.

정부는 말로만 ‘영웅’이라고 하고 코로나 기간 3년 4개월 동안 희생한 노동자들을 헌신짝 취급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정부에 씻을 수 없는 배신감마저 든다”고 했다. 정부 핑계를 대며 책임을 회피하는 것은 병원 사용자들도 마찬가지다.

따라서 노동자들이 정부를 상대로 노정 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선 것은 완전 정당하다.

정부의 비난과 달리, 보건의료노조 파업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우호적이다. 인력 부족 속에서도 헌신해 온 병원 노동자들의 고충을 공감하는 심정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여러 보건의료·노동·시민·정치 단체들이 파업 지지 성명을 발표했다.

반윤석열 정서가 광범한 것도, 병원 노동자들이 자신감을 갖고 대정부 파업에 나선 요인이었을 것이다.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지지

보건의료노조 파업 첫날인 7월 13일 낮 수도권 전역에 호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파업 노동자 약 2만 명(대다수는 20~30대 여성 노동자들)이 상경해 1일 차 파업 집회를 열었다. 광화문 동화면세점부터 대한문 앞까지 4개 차로가 가득찼다.

집회 내내 폭우가 쏟아졌지만, 노동자들은 자리를 거의 이동하지 않고 집중해 집회에 참가하며 연신 힘 있게 구호를 외쳤다. 전국에서 많이 모였다는 자신감도 느껴졌다.

나순자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외면한 파업”이라는 정부의 비난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우리의 파업은 환자 안전과 국민 생명을 지키기 위한 아름다운 파업”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진료 차질이 빚어지고 의료 공백이 발생하니 파업을 접으라’고 합니다. 우리가 일하는 의료 현장은 지금 인력 대란입니다. 인력이 부족해서 환자들은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가 없습니다. 보건의료 노동자의 66퍼센트가 이직을 고려하고, 신규 간호사의 52.8퍼센트가 1년 안에 사직하는 현실입니다. 극심한 인력 부족, 심각한 구인난! 이것이 진짜 진료 차질이고 의료 공백 아닙니까?”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이어 발언한 지부장들은 현장의 불만을 생생하게 대변해 커다란 호응을 받았다.

“저는 25년 차 간호사입니다. 병원 일이 너무 많아서 10년 차가 됐어도 퇴근 시간을 2시간 이상 넘기는 일이 일상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이라는데 왜 병원 인력은 이렇게 ‘악’ 소리가 나오게 하는지 하나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병원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비용이 아닙니다. 적정 인력 기준이 마련돼야 합니다. 9·2 노정 합의는 지금 당장 이행돼야 합니다.”(공지현 한양대의료원지부장)

“감염병 전담병원으로서 코로나에 맞서 싸워 왔습니다. 3년이 지난 지금 그렇게 칭송하던 ‘영웅들’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정부의 재정 지원 중단으로] 현재 우리는 재정난에 허덕이며 임금 체불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토사구팽하며 나 몰라라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지원 기간을 연장하고 공공의료 확충과 인력 확대에 투자해야 합니다.”(동헌 남원의료원지부장)

보건의료노조 파업 노동자들은 이어서 열린 민주노총 파업 집회에 참가한 후 도심 행진을 했다.

파업 2일 차인 14일에는 서울과 세종시, 부산, 광주 등 4개 거점에서 집회가 열렸다.

환자와 병원 노동자 모두의 조건을 개선하려면 보건의료에 대한 정부 투자를 대폭 늘려야 한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는 법인세·부자 감세로 세수가 줄자 긴축 재정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게다가 정부는 노조의 협상 상대는 정부가 아니라며 업무복귀명령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그래서 병원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이 더 지속되는 것이 필요하다.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폭우가 내리는 7월 13일 오후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보건의료노조 총파업 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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