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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가가 소요 참가자들에 대한 보복에 나서다

프랑스 국가의 탄압은 알제리 전쟁 이후 전례 없는 수준이다 ⓒ출처 Photothèque Rouge

연금 개악에 맞선 노동자 투쟁과 뒤이어 일어난 경찰에 맞선 소요로 입지가 크게 약화된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이 저항에 나섰던 사람들을 상대로 보복을 꾀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13차례 전국 행동의 날이 열려 많게는 350만 명이 연금 개악에 맞선 맹렬한 시위에 참가했다. 그러나 노동조합 지도자들은 총파업을 소명하지 않았다.

마크롱은 약화됐지만 연금 개악을 관철시켰다. 곧이어 6월 27일 17세의 알제리계 고등학생 나헬이 경찰에게 살해됐고 이는 노동계급 지역에서 광범한 저항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대부분의 좌파와 노동조합들은 소요와 거리를 두거나 심지어 소요를 비난했다. 경찰에 맞선 용기 있는 전투를 응원하면서 연금개악 반대 투쟁을 되살릴 기회가 있었지만 그들은 이를 흘려 보냈다.

이제 마크롱과 경찰, 사법부는 또다시 저항에 나설 수 있는 사람들을 가혹한 처벌로 겁주려 한다. 이것이 마크롱을 제거하지 못한 대가다. 얼마 전 프랑스 식민지의 한 곳[누벨 칼레도니]에서 연설한 마크롱은 이번 소요에서 얻은 교훈을 “질서, 질서 그리고 또 질서”라고 요약했다. 마크롱은 이렇게 주장했다.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것은 가족부터 모든 영역에서 권위가 제자리를 찾게 하는 것이다”

마크롱이 이런 연설을 한 시점은 마르세유에서 4명의 경찰관이 한 남성을 구타하고 “죽을 뻔 하게 내버려 둔” 혐의로 기소된 사건이 있은 뒤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그들 중 고무탄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쏜 경찰관의 구속이 결정되자 경찰들은 항의 행동을 벌였다. 경찰청장 프레데릭 보는 “경찰이 임무 수행 과정에서 심각한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감옥에 가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수백 명의 경찰관들이 병가를 내거나 규정에 따른 최소한의 업무만 하는 식으로 파업에 들어갔다. 프랑스 국가는 이를 내버려 두고 있다. 살인에 가까운 잔혹 행위였는데도 경찰은 자기 식구를 감싸고 있다. 헤디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이번 마르세유 경찰 폭력 피해자 역시 북아프리카계다. 헤디는 7월 2일 새벽 친구와 퇴근하다 경찰을 마주쳤다.

경찰들은 폭동 진압용 총으로 그의 머리를 쐈고 심하게 구타했다. 그는 턱뼈가 부러지고 한쪽 눈을 실명했다. 그가 혼수상태에 놓인 동안 의사들은 그의 두개골의 많은 부분을 들어내야 했고, 그 결과 두상이 심하게 훼손될 수밖에 없었다. 의사들에 따르면 “식물인간이 될 뻔했다”고 그는 언론에 전했다.

소요 진압으로 인한 사상자 수는 경악스럽다. 7월 1일 밤 경찰은 마르세유에서 “플래시볼”탄을 발사해 배달 노동자 모하메드를 살해했다. 며칠 후 몽생마르탱 경찰은 경비원인 아이멘을 향해 “빈백”을 쐈다. “빈백’이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납도 들어있는 산탄이고 이를 맞은 아이멘은 여전히 혼수상태다. 또, 경찰은 5명을 실명시켰고 유탄 발사기로 누군가의 손을 날려 버리고 수십 명을 구타했다.

프랑스 경찰은 소요가 일어난 나흘 밤 동안 3400명을 체포했다. 체포된 사람들의 약 절반이 법정에 섰고, 판사들은 이들 중 95퍼센트에게 유죄 판결을 내렸으며 그 중 3분의 2에 징역형을 내렸다. 그리고 프랑스 국가는 약 600여 명을 구속했다. 지배자들이 시동을 건 부정의의 컨베이어 벨트가 이렇게 움직였다. 노란 조끼 운동과 비교해 보면, 당시에는 한 해 동안 시위 참가자 3204명이 유죄 판결을 받고 400명이 구속됐다.

프랑스의 ‘콩트르 아타크’ 웹사이트는 이렇게 논평했다. “인명 피해, 사법 절차, 배치된 무기 면에서 2023년 6~7월의 탄압은 알제리 전쟁 이후로 전례 없는 수준이었다. 최악인 점은 무엇인가?

“이 믿을 수 없는 수준의 폭력적 탄압을 언론들이 거의 다루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탄압이 정상적이고, 정당하고, 반론의 여지가 없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도시 변두리에 사는 유색 인종 사람들에게 행사되고, ‘고전적’ 형태의 시위가 아닌 폭동을 진압하기 위한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는 영국에서 ‘저스트 스탑 오일’[기후변화에 맞서 석유 사용 금지를 요구하는 직접 행동 단체]에 대한 영국 국가의 맹공격을 두고 영국 좌파와 노동조합들이 보이는 반응과 비슷하다. ‘저스트 스탑 오일’이 2022년 2월 14일 활동을 시작한 이래로 경찰은 2400명 이상을 체포했고 현재 139명이 수감돼 있다. 이들 중 많은 수는 재판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영국 노동조합 지도자들과 노동당 정치인들은 저항의 물결이 지금의 파업에서 환경 운동 탄압 반대와 반(反)노동조합 법에 대한 저항으로 확대되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 프랑스 마크롱이나 영국 보수당의 힘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효과적인 저항을 위해서는 여러 저항들을 서로 만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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