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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전국 집중 파업 집회:
노동자 무시하는 윤석열을 성토하며 2차 파업 조직을 결의하다

철도노조 파업 3일째인 9월 16일(토) 서울 남영역 삼거리 앞 대로에서 파업 승리 결의대회가 열렸다. 파업 돌입 후 처음으로 전국에서 모인 파업 노동자 6500여 명(철도노조 추산)은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서로를 격려했다. 철도노조 부산지방본부 파업 조합원 2000여 명은 당일 오후 5시에 부산역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파업 사흘째인 9월 16일 오후 전국에서 모인 철도 노동자들이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서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노동자들은 윤석열 정부가 고속철도 경쟁 체제 유지를 위해, 시민 불편은 아랑곳없이 철도노조가 제안한 수서행 KTX 운행 요구를 거부하고 있는 것에 분개했다.

지난 9월 1일부터 수서를 오가는 SRT의 신규 노선(전라선, 경전선, 동해선)이 확대됐지만, 동시에 기존 2개 노선(경부선, 호남선)은 좌석 수가 11퍼센트 넘게 줄었다. SRT를 운영하는 SR이 보유한 고속열차 수가 부족해서다. 이 때문에 좌석 수 감소 피해가 가장 큰 부산지역에선 이번 정부 대책에 불만이 상당하다.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노조의 수서행 KTX 투입 요구에 “부산 시민 71퍼센트가 동의하는 등 국민 절대 다수가 공감하고 있다”며 정부를 성토했다.

“시민들의 불편을 해소하자는 게 우리의 요구입니다. 정부는 ‘명분 없는’ 파업이라고 말하지만, 저들이야 말로 명분을 말할 자격이 없습니다. [고속철도] 경쟁을 위해 시민 불편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철도노조가 아니라 국토부가 시민의 발을 잡고 있습니다. 우리의 파업은 시민들의 안전과 편의를 지키는 파업입니다.”

4개 지방본부장들도 연단에 올라 수서행 KTX 투입을 지지하고 철도노조 파업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다며, 진정으로 시민의 발을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은 국토부라고 규탄했다.

최창규 철도노조 대전지방본부장은 자신감을 갖고 싸워 나가자고 호소했다.

[파업 첫 날] 대전지방본부는 [철도공사] 본사 쌍둥이빌딩 대로 앞에서 1500여 명의 조합원들과 함께 힘차고 당당하게 출정식을 진행했습니다. 임금 교섭을 외면한 철도공사를 향해 분노에 찬 함성도 질러 보았습니다. … [출정식 이후] 현장을 다녀 보니 조합원들 얼굴에는 자신감이 가득 차 있었습니다. 이 자신감으로 2차 총파업 투쟁을 힘차게 조직하고 준비하겠습니다.”

지난 수년간 철도공사엔 정년 퇴직자가 많았던 만큼, 신규 입사자도 대거 늘었다. 파업 대오에도 청년 노동자들이 상당수 참가했다.

“생애 첫 파업”에 나선 신규 철도 노동자들이 연단에 올라 파업에 나선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미진

입사 후 처음으로 파업에 참가한다는 이민규 철도노조 수원시설지부 조합원은 윤석열 정부가 시설 유지·보수 업무를 철도공사에서 떼어 내, 철도 안전과 노동자들의 조건을 악화시키려 한다고 규탄했다.

“정부는 이번 파업이 끝나면 철도 시설 유지·보수 인력을 떼어 내 별도 조직을 만들겠다고도 말했습니다. 저는 제 소속이 바뀔지도 모르는 위험에 처해 있습니다. 현 정부는 자유를 외치지만, 노동자들의 권리는 무시한 채 기업에게만 유리한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이것이 정부가 말하는 자유이고 공정이고 상식인지 묻고 싶습니다.”

철도노조는 기후 위기 시대에 녹색교통 확대를 위해 철도의 공공성을 강화하겠다며 9월 23일 기후정의행진에도 참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집회 말미에 윤석열에 맞선 저항의 표시로 붉은 연기를 피우는 상징의식이 시작되자 경찰이 무대 앞으로 난입해 강제로 홍염을 피우는 연막탄을 빼앗으려 했다. 조용현 민주노총 조직쟁의국장이 이에 항의하며 막아서자, 경찰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조 국장을 폭력적으로 체포하고 연행해 갔다. 아무 죄 없는 조 국장은 당장 석방돼야 한다.

철도노조는 1차 파업을 9월 18일 오전 9시에 종료한다. 국토부 및 철도공사의 입장 변화가 없으면 21일부터 2차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철도노조가 밝혔듯, 철도 파업에 대한 여론은 우호적이다. 윤석열 정부가 더욱 우경화하며 서민층을 공격하는 것에 대한 불만과 분노도 상당하다. 그래서 윤석열 정부는 낮은 지지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석열에 맞선 노동자 저항도 조금씩 더 확산되고 있다. 철도노조의 전국 집중 파업 집회가 열리던 시간에, 여의도에선 교사 노동자들의 시위가 2주 만에 재개돼 전국에서 4만 명(주최 측 추산)이 모여 윤석열 정부에 대한 항의를 표출했다.

지금은 윤석열에 맞서 투쟁을 벌여 나가기에 좋은 기회다. 오늘 전국 집중 파업 집회는 노동자들의 결속력과 투지를 다지는 시간이었다.

최명호 위원장은 투쟁사에서 파업 조합원들에게 “1차 파업 복귀 후에도 현장을 조직하며 두 번째 파업을 준비해 주십시오” 하고 요청했다.

철도노조가 2차 파업을 비롯한 투쟁을 지속·발전시켜 성과를 얻기를 응원한다.

“철도 파업 정당하다” 파업 사흘째인 9월 16일 오후 전국에서 모인 철도 노동자들이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서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에서 철도 공공성 강화를 요구하는 상징의식을 하고 있다 ⓒ이미진
파업 사흘째인 9월 16일 오후 전국에서 모인 철도 노동자들이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서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철도 파업 지지한다” 파업 사흘째인 9월 16일 오후 전국에서 모인 철도 노동자들이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서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파업 사흘째인 9월 16일 오후 전국에서 모인 철도 노동자들이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서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파업 사흘째인 9월 16일 오후 전국에서 모인 철도 노동자들이 서울 용산구 남영역 인근에서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철도노조 총파업 승리 결의대회’ 상징 의식 중 난입한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이 충돌하고 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