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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차 교사 집회:
법 개정,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구하는 교사들의 행동이 계속되다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이 9차 교사 집회를 9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고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9월 16일 오후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 집회’가 열렸다.

서이초 교사의 죽음으로 교사들의 대규모 집회가 촉발된 뒤 열린 9번째 집회다.

이날 집회에도 전국에서 수만 명이 결집했다.(주최 측 추산 4만 명)

상담·시험 주간임에도 교육 현실을 바꿔 보겠다는 교사들의 의지는 여전히 강력했다. 부산, 목포, 안동, 고창, 울산, 강릉, 춘천, 청주 등 전국 곳곳에서 단체로 버스 91대를 대절해 상경했다. 제주도에서 온 교사들도 80여 명이나 됐다.

애초에 교사 집회는 서이초 교사의 49재인 9월 4일 집회가 마지막일 것이라고 예상됐지만, 열흘간의 숨고르기 끝에 재개된 것이다.

이날 집회에서는 “지난 여름 내내 변화를 부르짖었고, 마침내 9월 4일 공교육에 대해 ‘멈춤’ 처방을 내렸지만 아직 그 무엇도 변하지 않았다”며 멈추지 말고 계속 모여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메시지가 강조됐다.

교사들은 기세가 여전히 높았고, 스스로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는 자신감과 자부심이 크게 느껴졌다.

자유발언에 나선 3년 차 초등 교사는 9월 4일 ‘공교육 멈춤의 날’ 이후 학교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고 전했다.

“저는 학교에서 막내 교사입니다. 우리 학교에서 9월 4일 ‘멈춤’에 참가할 교사는 저 혼자일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선배 선생님들이 제 옆에 함께 서 주셨습니다. 그러고는 저를 위해 참여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앞으로 교직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야 할 저를 위해 함께한다고요. 그리고 9월 4일 우리는 파면, 해임 운운하던 교육부 장관을 꼬리 내리게 만들고야 말았습니다.”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이 9차 교사 집회를 9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고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참가자들은 국회를 향해 ‘교권 보호 4법’을 9월 정기국회 1호 법안으로 처리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관련 법안들은 9월 4일 교사들의 연·병가 투쟁 이후,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한 상태다.

또, 무분별한 아동 학대 신고로 교사들을 고통에 빠뜨리는 아동학대법·아동복지법을 개정하라고 요구했다.

정부의 실효성 없는 ‘대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다.

경과 보고에 나선 15년 차 중등 교사는 최근 정부가 일선 학교에 내려보낸 생활지도 고시안은 교사들의 업무를 더 가중시킬 뿐이라고 규탄해 커다란 호응을 받았다.

“이제 우리는 교육부의 [생활지도 고시] 공문을 받고 정해야 합니다. 누가 분리 교실 담당을 맡을 것이고, 누가 학칙 담당이 될 것이고, 누가 이의 제기 민원을 받을지 말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원하는 생활지도였나요? 지금의 교육부는 적절한 예산을 책정할 생각도 없고, 적절한 인력을 보낼 생각도 없어 보입니다. 저는 지원 없는 대안은 학교의 업무로만 돌아올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교육부에게 우리는 예전의 우리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 줘야 합니다. 우리는 더 이상 교육부의 책임 회피와 행정 떠넘기기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이 9차 교사 집회를 9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고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한 초등 교사도 교육부의 방침은 결코 대안이 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밥상을 차려 주다 못해 떠먹여 줘도 먹지 못하는 교육 당국은 주먹구구식 무책임한 매뉴얼을 또다시 교사들에게 던져두고 알아서 해결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현장 교사와의 간담회에서 교권 침해 생활기록부 기재는 ‘소송 파티’의 시작이라는 교사들의 의견을 들었음에도 왜 생활기록부 기재를 계속 논의하고, 현장의 전문가인 교사들이 내놓는 정책 제안은 애써 귀 막고 모르는 척하는 겁니까?”

참가자들은 “허울뿐인 교육부 고시, 예산 인력 투입하라,” “생기부가 만능이냐 근본 대책 마련하라” 하고 외쳤다.

교사의 건강권을 보장하는 실질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9년 차 초등교사의 발언도 큰 공감의 박수를 받았다. 그는 “교사가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고 쉴 수 있는” 현장이 필요하다며, 하루 병가조차 눈치 보게 만드는 교육 당국을 규탄했다.

“전수조사, 엄정 대응, 법적 조치, 위치 추적 같은 것은 집어치우고 실질적인 대체인력 지원책을 즉시 마련해야 합니다!”

교육부의 중징계 위협 속에서도 전국적으로 15만 명이 나와 교사들의 힘과 분노를 보여 준 9월 4일 이후에도 교사들의 안타까운 죽음이 이어졌다.

이날 교사들은 더는 동료를 떠나보내지 말자고, 반드시 현장을 바꿔서 서로를 지켜주자고 다짐했다.

주최 측은 교권 보호 4법의 국회 통과는 “시작일 뿐”이라며, 그 후에도 연대해 교사들의 조건 개선을 위한 관련 법 개정 등을 해 나가자고 호소했다.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이 9차 교사 집회를 9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고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이 9차 교사 집회를 9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고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이 9차 교사 집회를 9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고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이 9차 교사 집회를 9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고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전국에서 모인 교사들이 9차 교사 집회를 9월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고 공교육 회복을 위한 국회 입법 촉구와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