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을 상대로 한 전쟁은 인종차별적 공격이다. 그리고 그 공격은 중동을 너머 영국과 서방에까지 뻗쳐 있다.

이 충돌에 관해 사용되는 말들은 이미 더없이 추악하다. 이스라엘 장관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을 인간보다 못한 “짐승”으로 일컫는다.

영국 언론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해서는 “테러리스트”, “전사”, “과격 집단” 등의 표현을 쓰지, “군인”이라는 표현은 절대 쓰지 않는다. 그 표현은 오로지 이스라엘군을 이를 때만 쓰인다. 백인 이스라엘인들이 TV 방송국을 돌며 온 세상 사람들 앞에서 똑 부러지는 말씨로 문명의 대변자를 자처하는 반면, 팔레스타인 민간인들은 “문명화되지 않은” 존재로 뉴스에서 그려진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서구적 가치와 조화될 수 없는 “뒤떨어진” 문화에서 나고 자란 사람들로 그려 진다. 그리고 논평가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이 너무 순진해서 하마스에 쉽사리 조종당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인종차별적인 시각에서 사태를 그리려는 노력은 서구에 이미 만연한 이슬람 혐오 분위기와 맥이 닿아 있다.

이슬람은 영국 문화를 위협하는 존재로 그려지고, 무슬림은 영국 사회에 통합되지 못하고 있다고 거듭 비난받는다. 특히, 무슬림 여성과 소녀들이 예의 주시받는다.

영국 정부는 무슬림 여성들이 무슬림 남성과 종교 문화에 지배당하는 피해자라며 그들을 걱정하는 척한다. 그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무슬림 여성들을 잠재적 테러리스트로 묘사하고, 경찰의 특별 감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들을 침략자로 보는 것이다.

‘인종 및 종교 혐오 방지법’은 엘리트가 승인한 서사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들을 솎아내 처벌하기 위한 법률이다.

심지어 미취학 아동들의 낙서도 “테러 동조” 가능성 조사 대상이 된다.

이런 식의 편견 조장은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다.

제국주의는 늘 인종차별을 이용해 자신이 지배하고자 하는 사람들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만들려 해 왔다.

식민지 사람들에 대한 인종차별은 저항하는 자들의 목숨을 경시하게 만들고 대량 학살을 반인륜적 범죄보다 가벼운 일처럼 포장하는 데 도움이 됐다.

이런 일을 하는 데서 영국인들은 오늘날 인종차별적 독재자들에게 한 수 가르치는 본보기가 돼 왔다.

영국 제국 최고의 악당 윈스턴 처칠은 “째진 눈에 땋은 머리”를 한 사람들이 싫다고 공공연히 말한 바 있다. 처칠은 인도 사람들을 두고 “독일인 다음으로 더러운 종자들”이라고 했다.

처칠은 “흑인이 백인과 동등한 능력이 있다고 진짜로 믿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벵갈 대기근이 영국 지배하의 인도를 휩쓸자, 처칠은 인도인들이 “토끼처럼 새끼 친다”며 인도인들을 탓했고, 기근이 그토록 심각하다면 마하트마 간디는 어떻게 안 죽고 살아 있냐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이런 인종차별은 제국주의가 지배력을 행사하는 데서 필수적이다.

제국주의 시스템의 폭력은 제국주의에 지배당하는 사람들이 근본에서 ‘우리와는 다른 사람들’로 여겨질 때만 정당화될 수 있다.

인종차별은 백인들의 우월감을 부추기기도 한다. 백인들이 제국의 군홧발에 짓밟히는 흑인이나 갈색 인종과 공통의 대의로 뭉치는 것을 가로막기 위해서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인종차별에는 또 다른 목적도 있다. 바로 억압받는 사람들이 스스로를 표현하고 제국주의 반대를 표현하는 것을 제약하는 것이다.

보수당은 자신들이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고 “캔슬 컬처에 반대한다”고 떠들어 대지만, 무슬림이 할 수 있는 말을 제약하는 자들은 바로 그들이다. 그들은 무슬림들이 스스로의 해방을 위해 어떤 전술을 지지하고, 심지어는 무엇을 생각할 수 있는지조차 제약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