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교사 활동가가 말한다:
바이든을 겨냥하는 새로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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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서 거대한 힘이 고개를 들고 있다. 수십만 명이 미국 역사상 가장 크고 광범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 참가하고 있다.
활동가들은 이스라엘군에 기술과 물자를 제공하는 기업들의 출입구를 봉쇄하고, 휴전 촉구를 거부하는 미국 의원들의 사무실에 난입해 그 업무를 방해했다. 최근 이 활동가들은,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에 공범 구실을 하는 미국 대통령 “제노사이드 조” 바이든에 맞서 새로운 방식의 항의 행동을 벌였다.
활동가들은 민주당 대선 후보 예비경선에서 “지지 후보 없음” 투표를 호소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이 항의 투표 운동은, 한 팔레스타인 지지 연대체가 미시건주(州)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지지 후보 없음” 투표를 호소하며 시작됐다.
미시건주의 교사 마이크는 이 전략에 대해 〈소셜리스트 워커〉에 이렇게 설명했다. “미시건주에서 바이든은 맞수 없이 선거를 치르고 있었습니다. 바이든과 만만찮게 경합하는 후보는 없었고, 군소 후보들뿐이었죠. ‘지지 후보 없음’ 투표 운동은 ‘마음에 드는 후보가 하나도 없다’는 의사 표시였습니다.
“흔히 쓰이는 방법은 아니죠.” 마이크의 설명은 이어졌다. “이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한 사람들은 팔레스타인 문제를, 또 바이든이 휴전 결의안을 지지하지 않는 문제를 부각시켰어요. 캠페인 조직자들의 목표는 1만 표였습니다. 2016년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가 미시건주에서 1만 표 차로 이긴 것을 상기시키기 위해서였죠.”
하지만 10만 1000명이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했다. 미시건주 민주당 예비경선 전체 투표자의 13.2퍼센트에 이르는 숫자였다.
뒤이어 콜로라도주 민주당 예비경선에서 투표자의 8.9퍼센트인 5만 1000명이, 매사추세츠주에서 9.3퍼센트인 5만 9000명이, 미네소타주에서 19퍼센트인 4만 6000명이,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12.7퍼센트인 8만 8000명이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했다.
가장 최근에 열린 3월 12일 화요일 워싱턴주 민주당 예비경선에서는 투표자의 8.1퍼센트인 5만 8000명이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했다. 이 기사가 발행되는 현재까지 “지지 후보 없음” 표는 도합 43만 4000표였다.
마이크는 이렇게 지적했다. “이 표는 민주당에 보내는 메시지입니다. ‘우리를 무시하면 미시건주에서 또 질 거다’ 하고 말이죠.”
이 표 자체는 바이든 대선 후보 지명 가도에 거의 아무 영향도 주지 못할 것이다. 미시건주에서 나온 “지지 후보 없음” 표는, 민주당전국위원회(DNC)가 미시건주 몫으로 배정한 전당대회 대의원 117명 중 단 두 명에 해당한다.
“그럼에도 이 표는 매우 강력한 항의 메시지입니다.” 마이크는 이렇게 주장했다. “이 운동은 불쑥 등장한 운동이에요. 매우 자생적인 운동이죠.”
마이크는, 이 운동이 만만찮을 것임을 깨달을 수 있었던 첫 징표가 “바이든 선거운동본부 측에서 ‘지지 후보 없음 투표는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것’이라고 징징거리며 가스라이팅하는 메시지를 보냈을 때”였다고 했다. “두말할 나위 없이 헛소리죠.
“분명 민주당은 우려하고 있는 겁니다. ‘지지 후보 없음’ 표가 이렇게 많이 나온 데서 보듯, 기층의 정서가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겁니다.”
마이크는 미시건주에서 나온 “지지 후보 없음” 투표를 폄훼하는 모든 논평을 일축했다.
“많은 논평가들은 미시건주에서 ‘지지 후보 없음’ 표가 많이 나온 것이 아랍계·무슬림 인구가 많기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미시건주가 미국 주들 중 아랍계 인구가 손꼽히게 많은 곳이라서 그렇다는 거죠.
“하지만 미시건주에서 무슬림·아랍계 인구는 전체 인구의 5퍼센트도 안 됩니다. 반면 13퍼센트가 ‘지지 후보 없음’에 투표했어요.
“어떤 면에서는 아랍계·무슬림 사람들의 분노가 추동력이 되긴 합니다만, 이 운동은 그보다 훨씬 거대합니다. 미시건주의 특색일 뿐이라고 일축할 수 없어요. 이 운동은 그 수준을 넘어섭니다.”
마이크는 “지지 후보 없음” 투표가 “이스라엘에 대한 민주당의 대처에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들이 느끼는 실질적 분노”를 반영한다고 여긴다.
하지만 이것이 사람들이 트럼프와 그의 반동적 포퓰리즘으로 기울 것이라는 뜻은 전혀 아니다. 마이크는 이렇게 말했다. “트럼프는 무슬림 혐오자에요. 그리고 트럼프는 이스라엘에게 예루살렘을 그 수도로 인정해 주는 선물을 줬어요.
“사람들이 [대선 때 투표소에 가지 않고] 그냥 집에 있을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아예 투표를 하지 않거나 제3당에 투표한다면 이는 민주당이 사람들을 위해 하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입니다.
“제국주의와 팔레스타인 문제에서는 트럼프와 바이든 둘 모두 끔찍해요. 굳이 둘 사이에서 차이를 찾자면 트럼프는 좀 덜 개입주의적이었죠.
“하지만 그건 트럼프가 우익 국수주의자라서 그랬던 거지, 아랍인·무슬림을 아껴서가 아니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트럼프가 미국의 군사력을 기꺼이 사용할 자임을 압니다. 누구도 트럼프에게 일말의 환상을 가져서는 안 됩니다.”
마이크는 이 운동의 한계도 지적했다. “이 운동은 의식적으로 선거를 초점에 두고 건설됐습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실질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해요. 이 운동은 바이든에 대한 항의 투표 운동이라는 프레임으로 형성된 탓에 여전히 민주당의 정책과 그 당의 내부 작동에 관한 프레임 안에 있는 것이기도 합니다.”
그렇다고 마이크가 “지지 후보 없음” 표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그저 상징적 수준에 머물지 않고 그 이상으로 나아갈 잠재력이 있습니다. 선거 정치를 넘어, 민주당 바깥으로 방향을 돌린다면 말이죠.”
역사적으로 미국의 운동들은 선거 정치의 틀 안으로 끌려 들어가는 문제를 겪어 왔다. “과거에 미국에서의 전쟁 반대 운동이 그랬습니다. 예컨대 이라크 전쟁 반대 운동은 오바마가 대통령에 당선하면서 씨가 마르다시피 했죠.
“이라크 전쟁에 대한 항의를 눈 씻고 찾을 수 없게 됐다는 겁니다. 미국 좌파의 문제는, 버니 샌더스나 [민주당 좌파적 하원의원 모임] ‘스쿼드’처럼 민주당에 흡수돼 버리지 않으면서 완전히 종파적이지도 않는 분별 있는 좌파를 찾기가 어렵다는 겁니다.”
민주당은 변화를 요구하는 대중 운동이 벌어질 때면 언제나 완충 장치 구실을 한다. 바이든도 최근 부활하는 파업 투쟁의 충격파를 흡수하려고 갖은 애를 썼다.
민주당의 그런 구실은 1960년대에 흑인 평등권을 위한 대중 운동과 여성·성소수자 해방을 위한 대중 운동에서 가장 뚜렷이 드러났다. 이 운동들은 민주당 대선 선거 운동으로 욱여넣어졌다.
보다 최근에는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 운동에서도 같은 일이 벌어졌다.
마이크는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이런 함정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는 언급을 삼가야 한다는 압력이 있는 몇몇 쟁점 중 하나입니다. 미국 제국주의와 이스라엘이 매우 긴밀히 연관돼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런 압력이 깨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 지지층 대부분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휴전을 바란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어요. 팔레스타인을 언급하면 안 된다는 두려움이 깨지기 시작했고 팔레스타인에 대한 훨씬 더 공공연한 지지도 나타나고 있지요.
“바이든은 기껏해야 베냐민 네타냐후 때문에 골치가 아프다고 불평을 늘어놓기나 하면서, 결국은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적 지원을 무제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바이든이 불평이라도 해야 한다는 사실 자체는 아래로부터 기류 변화가 바이든을 겁먹게 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저는 선거 정치로 미국 제국주의를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별 기대가 없지만, 민주당이 이 쟁점 때문에 선거에서 질까 봐 우려하기 시작한다면 그건 일부 파장을 낳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를 거리 시위로 뒷받침해야 해요. 그러지 않으면 이 파장은 마치 버니 샌더스 선거 운동이 그랬던 것처럼 공중으로 흩어지게 될 것입니다.”
미국 노동자 운동의 부활은 낙관을 갖게 해 주는 원천으로 남아 있다. 마이크는 이렇게 전했다. “전미자동차노동조합의 대규모 파업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그만큼 언론에 회자되지는 않지만 지역·주 수준의 파업들도 많아요.
“수면 아래에서 들끓고 있는 저항들이 있습니다. 부활하는 노동자 운동과 팔레스타인 문제를 둘러싼 급진화, 사회주의의 재부상 흐름을 한데 엮어야 합니다. 이는 커다란 과제이고, 이를 수행하려면 아직은 비교적 작지만 이제 막 싹트고 있는 운동에 참가하는 사람들과 협력해야 합니다.
“하지만 변화의 잠재력은 분명 있어요.
“이번 대선 전망이 우울한 것은 트럼프에 대한 공포와 형편없는 민주당에 대한 무관심 사이의 경합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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