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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진절머리 나는 트럼프-바이든 재대결

지난주 바이든과 트럼프가 각 당의 대선 후보로 확정되면서, 올가을 미국 대선은 70년 만에 지난 대선 후보들이 재대결하는 선거로 치러지게 됐다.

이번 재대결은 미국 정치가 위기에 빠진 와중에 치러진다. 또 미국에서 파업이 부활하는 와중에, 미국 제국주의가 여러 전선에서 싸우는 와중에, 양당 후보 모두 지독히도 인기 없는 상태에서 출마한다. 별로 다시 보고 싶은 재대결은 아닌 것이다.

누가누가 더 인기 없나 ⓒ출처 Gage Skidmore

최근 갤럽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공화·민주 양당이 대중을 대변하지 않으며 제3당이 필요하다는 데에 미국 성인 63퍼센트가 동의한다.

바이든은 미국 민주당이 대변하는 바에 꼭 들어맞는다.

바이든은 미국 제국주의의 충실한 수호자이며, 기업주의 이익을 위해 열성을 다하는 자다.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것은, 신자유주의 정치가 평범한 사람들이 겪고 있는 문제 어느 것에도 응답하지 못한 탓이다.

이런 양상은 또한 미국 기성 정치권이 갈수록 능력을 잃어가는 징후이기도 하다. 미국 성인 중 단 27퍼센트만이 바이든이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된 데에 만족하며, 단 32퍼센트만이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데에 만족한다.

미국 유권자 대부분은 코로나19 팬데믹과 인플레이션으로 생활 수준이 하락했고 바이든 정부하에서 처지가 나빠졌다고 여긴다고 말한다.

바이든은 민주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바로 그날 3억 달러 규모의 우크라이나 추가 지원을 발표했다.

이번 추가 지원 전에도 바이든 정부는 450억 달러어치 군사 지원과 250억 달러어치 재정 지원을 한 바 있다. 현재 미국 의회에는 550억 달러에 이르는 별도의 우크라이나 지원안이 계류돼 있다.

미국 제국주의는 여러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러시아를 상대로 싸우고 있고, 중국과는 경제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중동에서는 자기 입지를 지키려 싸우고 있다.

트럼프는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대리전에 재정을 쓰고 싶어하지 않는다.

헝가리 총리 오르반 빅토르는 트럼프가 자신에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에 한 푼도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자신이 당선되면 “24시간 내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약했다. 미국의 지원이 없다면 러시아 제국주의에 맞선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허물어지게 될 것이다.

트럼프는 [미국] 제국주의 지배계급의 일부 부문과 충돌하고 있지만, 그렇다고 미국 지배계급과 단절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미국 권력층 일부는 대(對)러시아 전선에서 물러나 더 위협적인 대(對)중국 전선에 초점을 맞추기를 바란다.

그러나 최상층부에서 혼돈이 이처럼 고조되는 한편, 노동자들은 반격에 나서고 있다. 2023년에 미국 노동자들은 최근 23년을 통틀어 가장 많은 파업을 벌였다. 그중에는 보건 노동자 7만 5000명이 참가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보건 파업도 있었다.

또, 자동차 노동자 5만 3000명이 포드·제너럴모터스·스텔란티스에 맞서 사상 최초의 공동 파업을 벌였다.

2023년에 미국 노동자 도합 45만 8900명이 393건의 파업을 벌였다.

이런 노동자 투쟁의 부활에서 아래로부터 저항의 징후를 엿볼 수 있다.

이런 노동자 투쟁의 부활은 제자리 걸음인 임금, 계속 후퇴하는 건강보험·연금, 장시간 노동, 형편없는 노동 조건에 대한 노동자들의 깊은 분노를 보여 준다.

민주당과 공화당 어느 누구도 이런 고통의 해법을 제시하지 않는다.

더 많은 파업이 벌어져야 한다. 또, 혁명적 사회주의 대안이 민주·공화 양당 밖에서 건설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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