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가자 전쟁 “그 이후의 날” 계획: 팔레스타인 독립국 계획이 전혀 아니다
〈노동자 연대〉 구독
국제적 반발과 이스라엘의 고립, 이스라엘군의 고전으로 인한 아랍 지배자들의 불안감 증대, 글로벌 특히 미국 (대학생들)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이 세 가지 요인 때문에 미국은 “휴전”과 “전후 계획”에 동의하라고 중동 경비견의 목줄을 당길 수밖에 없게 됐다.
그러나 미국이 추진하는 가자 전쟁 “그 이후의 날” 계획(전후 처리)은 팔레스타인인들 및 연대 운동의 열망과는 정면으로 배치된다.
바이든은 5월 19일 모어하우스대학교(마틴 루서 킹의 모교) 졸업식에 참석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깃발을 들고 자신에게 등을 돌린 학생들에게 “두 국가 해법이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말했다. 바이든의 “두 국가 해법”은 무슨 내용일까?
〈뉴욕 타임스〉는 국무부에서 유출된 “전후 계획”을 보도했다. “미국과 협력하는 아랍-이스라엘 동맹은 … 7~10년 후 가자 주민들이 가자지구와 이스라엘 점령하 서안지구를 통치할 통합 팔레스타인 당국에 흡수될지 여부를 투표하도록 허용할 것이다. … 그 기간 내내 이스라엘 군대가 가자에 주둔할 수 있다.”(5월 3일 자)
이 말을 뜯어보면 이런 내용이다. 팔레스타인인들을 분열시켜 내전을 벌이게 하고, 가자·서안지구에서 새로 등장할 “팔레스타인 정부”는 미국, 이스라엘, 아랍 정권들의 이해관계에 종속되며, 이스라엘의 점령을 인정하는 대가로 아랍 정권들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정상화”한다.
팔레스타인인들의 운명, 정당, 정부는 팔레스타인인들 자신이 아니라 미국, 이스라엘, 독재자 엘시시, 사우디아라비아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민족자결권의 정면 부정이다.)
미국은 전후 가자지구의 새로운 상황을 통제할 병력을 주둔시킬 의향은 없다. 최근에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격퇴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지원하고 중동 전역에 대규모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지만,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파견하고 싶어 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미군은 이미 가자지구 해안에 임시 부두를 건설했다. 임시 부두는 실제로는 “인도적 지원”과 아무 관계없다. 미국이 (지원의 진정한 중단을 통해) 이스라엘의 라파흐 침공을 중단케 만들고 이스라엘이 폐쇄한 국경 검문소들을 개방하도록 강제했다면, 가자지구에 대규모 구호품이 진작에 전달됐을 것이다.
미국은 임시 부두를 건설해 가자지구에 (어떤 용도로든 사용할 수 있는) 떠다니는 기지를 확보한 것이다. 그와 동시에, 이스라엘이 다른 통로를 계속 폐쇄하도록 용인해 준 것이다.
민족자결권 부정
미국은 가자지구의 전후 처리 문제를 어떻게든 협상으로 정리하고 싶어 하지만, 이스라엘이 버티는 바람에 뜻대로 되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는 미국의 계획을 반대했다. “하마스탄[하마스가 통치하는 땅을 의미]을 파타스탄[팔레스타인 당국(PA)을 주도하는 파타당이 통치하는 땅]으로 대체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미국의 가자 전후 계획은 팔레스타인 저항 운동의 반대에도 부딪혔다. 지난해 12월 모든 팔레스타인 저항 조직들이 공동 성명으로 반대 입장을 발표했다. 이것은 독립된 팔레스타인 국가에서 자신의 정부를 스스로 뽑는 민족자결권을 쟁취하겠다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의지다.
굶어 죽어 가면서도 투쟁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염원하는 평화와 독립을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베니 간츠와 야이르 라피드가, 엘시시와 사우디아라비아가 가져다줄 수 없다.
이란 정부도 가져다줄 수 없다. 이란 정부는 미국에 맞서기보다는 미국과 핵 프로그램 협상을 진행하는 데 진정한 관심이 있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해결책은 “독립적인” 국제기구들로부터 나오지도 않을 것이다. 국제형사재판소(ICC)의 검사장 카림 칸은 5월 20일 네타냐후뿐 아니라 하마스 지도자 신와르에 대한 체포영장을 동시에 청구함으로써 균형을 맞췄다.
팔레스타인 저항의 편에서 유일하게 신뢰할 수 있고 효과적인 동맹은 글로벌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과 아랍 민중이다. 길어지는 이스라엘의 야만적인 전쟁에 맞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더욱 강화하자.
제보 / 질문 / 의견
〈노동자 연대〉는 정부와 사용자가 아니라 노동자들 편에서 보도합니다.
활동과 투쟁 소식을 보내 주세요. 간단한 질문이나 의견도 좋습니다. 맥락을 간략히 밝혀 주시면 도움이 됩니다.
내용은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독자편지란에 실릴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