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인상 투쟁에 나서는 공무원·교사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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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된 지 3년이 되었다.
“금)일백구십만 원이 통장에 찍혔다.
“인)정하기 싫지만 현실이 그렇다.
“상)상이나 했던가? 최저임금보다 못한 내 월급”
— 임금인상 4행시, 허지현 공무원노조 조합원
최근 청년 공무원들의 한탄이다.
윤석열 집권 2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평균 4.2퍼센트이다. 사과와 배, 돼지고기 등 밥상물가가 급등하고 외식 가격도 크게 올랐다. 게다가 정부는 재정 긴축을 강조하며 전기·가스·대중교통 등 공공요금을 인상했다. 정부 자신이 물가 상승을 이끄는 주범 구실도 해 온 것이다.
대다수 노동자가 실질임금 삭감으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공무원·교사들의 고통도 심각하다. 정부가 재정 긴축을 하면서 공무원·교사 등 공공부문의 임금과 정원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무원·교사의 임금인상률은 2021년 0.9퍼센트, 2022년 1.4퍼센트, 2023년 1.7퍼센트, 2024년에 2.5퍼센트에 불과했다. 물가 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임금은 대폭 삭감됐다.
민간 대비 공무원·교사의 보수 수준은 2004년 95.9퍼센트를 정점으로 꾸준히 하락해 왔다. 2022년 현재 공무원·교사의 임금은 민간 임금의 83.1퍼센트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저치다.
이에 따라 2030 청년 공무원 중 그만둘 의사가 있다는 응답 비율이 무려 47퍼센트에 달하고, 실제로 2023년에만 1만 3500여 명이 퇴직했다.
교사들의 처지도 똑같다. 업무 과중과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교직을 그만두는 저연차 교사가 늘고 있다. 지난해에 교사 589명이 교직 입문 5년이 채 안 돼 일을 그만뒀는데, 이는 전년보다 두 배 가까이로 는 것이다. 최근에는 교대 지원율도 감소하고, 중도 이탈하는 교대생이 늘어나고 있다.
신규 교사의 평균 월급은 227만 원으로 최저시급보다 하루 1000원 정도 더 받는 수준이고, 10년 차가 돼야 월급이 300만 원대로 오른다. 신규 교사들은 월급이 ‘사이버 머니처럼 통장을 스쳐 지나가기만 한다’며 한탄하고 있다.
고연차 교사들도 늘어난 주거비, 생활비, 교육비, 의료비, 부모 부양비 때문에 빚을 지며 사는 경우가 늘었고, 2015년 강행된 공무원연금 개악으로 가용 임금마저 줄었다.
재정 긴축 기조뿐 아니라, 저출생을 이유로 교육 재정을 삭감하는 압박도 심각하다. 지난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11조 원을 삭감한 데 이어, 올해에도 7조 원가량 줄였다. 그래 놓고 정부는 누리과정, 늘봄학교, 유보통합 등 국가 정책 추진에 필요한 예산을 책임지지 않고 시도교육청에 떠넘기고 있다.
한편, 정부는 ‘세수 펑크’에도 불구하고 부동산세, 법인세 감면 등 부자 감세를 계속 추진하겠다고 한다.
이에 따라 수당 삭감 등으로 임금 자체를 삭감하려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일부 기관에서 는 예산이 없다고 초과근무를 해도 수당을 못 준다고 통지했다. (반발이 거세자 ‘착오’가 있었다고 변명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은 자격증을 문제 삼아 사서 기간제 교사들에게 이미 지급된 임금 일부를 환수하고 호봉도 삭감하려 한다.
이런 현실에 맞서 공무원·교사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7월 6일 대규모 총궐기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공무원 노조들은 기본급 31만 3000원 인상, 정액급식비 8만 원 인상, 직급보조비 3만 5000원 인상, 저연차 공무원 정근수당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전교조를 비롯한 교원 노조들도 교원 임금 9.4퍼센트 인상과 각종 수당 현실화, 저연차 교사 임금 보장, 공무원보수위원회에 교사 대표 참여 보장 등을 요구한다. 청년 교사들은 “물가는 오르고”, “월급은 스치고”, “민원·업무는 쌓이”는 현실에 대한 분노를 담아 현재 동시 다발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공무원 임금 인상은 공무원·교사뿐 아니라 다른 공공부문 노동자(공무직, 공공기관 등) 임금 인상률의 기준점이 된다. 또, 공무원·교사의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은 공공서비스와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진다.
재정 긴축을 강조하면서 부자 감세나 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맞선 공무원·교사들의 임금 인상 요구와 투쟁은 너무나 정당하다.
최근 윤석열 탄핵 국민동의청원이 폭발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부정·부패를 일삼으며 노동자 등 서민 대중에게 생계비 고통을 전가하고 있는 윤석열에 대한 반감이 얼마나 깊고 넓은지 보여 준다.
공무원·교사의 사용자인 정부의 위기 국면은 싸움에 나서기에 좋은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