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교사 임금 인상 쟁취 총궐기대회:
수만 명이 정부의 임금 억제를 강력 성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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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6일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일대에 전국의 공무원·교사 노동자 수만 명이 모여 ‘공무원 임금 인상 쟁취 총궐기대회’를 진행했다.
전국공무원노조, 공무원노조총연맹, 전국교직원노조, 전국민주우체국본부, 교육청노조연맹, 전국경찰직장협의회 등 6개 노조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집회는 올해 서울 도심에서 열린 가장 큰 규모의 노동자 집회 중 하나였다. 광화문부터 사직공원까지 4차선 도로가 가득 찼다. 자리가 부족해 상당수 참가자들은 인도에 앉아야 했다.
긴축 재정을 강조하며 공무원·교사의 임금과 정원을 억제하고 있는 윤석열 정부를 집회 참가자들은 강력 규탄했다.
지난 3년간 물가는 크게 올랐지만 공무원·교사의 임금은 찔끔 올라, 실질소득은 6퍼센트나 감소했다. 업무는 점점 증가하는데 인력은 늘지 않아 노동강도도 악화하고 있다. 이는 공공서비스와 교육의 질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6개 노조 위원장들은 공동 대회사에서 “지난 3년간 물가 인상률 대비 공무원 임금 인상률 차이 6퍼센트와 내년 물가전망치 2.1퍼센트를 반영한 임금 인상 31만 3000원, 현재 1끼 6000원대에 불과한 급식비 1만 원으로 인상, 직급보조비 3만 5000원 인상, 저연차 공무원 처우 개선” 등을 요구했다.
2030 청년 공무원들이 많이 참가한 것이 눈에 띄었다. “대통령은 연봉 1000만 원이 늘었지만, 9급 공무원은 연봉 70만 원”밖에 늘지 않을 정도로, 특히 저연차 노동자들이 저임금으로 고통받고 있기 때문이다.
9급 공무원의 기본급 시급은 최저임금보다도 낮아, 지난해에만 입직 1년 미만 퇴사자가 3100여 명(5년 만에 3배 이상 증가)에 이를 정도다.
청년 공무원을 대표해 발언한 황인석 전국공무원노조 세종충남본부 청년위원장은 “물가 인상률과 임금 인상률의 격차로 우리의 실질 구매력은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며 “20대, 30대 동료 60퍼센트 이상이 처우에 불만을 표하고 많은 이들이 공직을 떠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참가자들은 정부가 공무원·교사의 임금을 마음대로 정하는 현실에도 분노했다.
“공무원보수위원회에서 노사가 임금을 논의하지만 정부는 매번 노동자들의 뒤통수를 치고 제멋대로 공무원 임금을 결정해 왔습니다. 결정은 대통령실·기획재정부가 하는 현실을 바꿔야 합니다.”(공주석 공무원노조총연맹 시군구연맹 위원장)
주최 측은 공무원 임금 교섭에 노조가 실질적으로 참여하고 임금을 결정할 수 있도록 공무원보수위원회의 권한을 법적으로 보장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연대사에서 윤석열 정부가 기업주들을 위해 법인세와 소득세는 깎아 주면서 공무원·교사에게는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날 집회 규모와 분위기는 열악한 처우에 대한 공무원·교사들의 불만이 얼마나 큰 지를 보여 준다. 윤석열 탄핵 국민동의청원이 13일 만에 100만 명을 돌파한 것도 공무원·교사들에게 힘이 되는 소식이었을 것이다.
집회를 마친 공무원·교사들은 서울역과 서울시청 방면으로 나눠 행진을 하고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