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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글라데시 반정부 시위 참가자(방글라데시민주노동조합 사무국장) 인터뷰:
“하시나 정권은 물러났고, 새로운 방글라데시를 만들 겁니다”

최근 방글라데시에서 총리 하시나를 퇴진시킨 항쟁과 현 상황에 관해 방글라데시민주노동조합 공동 사무국장인 마숨 씨(사진)를 인터뷰했다. 마숨 씨는 한국에서 이주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탄압을 당했고, 2007년 12월 방글라데시로 추방됐다.

ⓒ출처 Moniruzzaman Masum (페이스북)

거리의 분위기는 어떤가요? 지난 16년 동안 쌓인 분노가 큰 것 같습니다.

일단 상황은 괜찮아요. 안정을 찾아가고 있어요. 하시나가 지난 일요일 인도로 도주한 날까지 사람들이 경찰서와 집권 세력이었던 아와미연맹(AL)의 건물들에 불을 지르고 부수는 일이 계속됐어요. 경찰은 모두 도망갔고요.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5년 동안 사람들이 받아 온 억압과 압박이 너무 컸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건물을 계속 부수면 문제가 더 커질 수도 있어요. 일단 안정을 되찾는 게 중요해요. 동네별로 집회가 열리고 있고, 여기서 불필요한 싸움이나 파괴는 피하자는 메시지를 내놓고 있어요.

하시나 정부는 물러났고, 새로운 방글라데시를 만들자는 거죠.

누가 각 지역에서 집회를 이끌고 있나요?

학생 운동 지도부가 매일 특정 시간에 향후 활동 방향을 발표하고 있어요. 이 지도부는 각 지역과 대학을 대표하는 학생 123명으로 구성돼 있어요. 그리고 학생들을 지지하는 지식인, 교수들도 뒤에서 지원하고 있고요.

현재는 학생들이 교통을 통제하고 있어요. 교통경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치안 유지대도 동네별로 꾸려졌어요. 보통 8~10명 정도로 치안 유지대를 꾸려요. 주로 학생과 지역 주민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일단은 경찰이 다 도망간 상황에서 서로를 지킬 수 있으려면 이렇게 해야 해요. 그리고 시위대와 학생들이 나서서 길거리를 청소하고, 지역 주민들은 먹을 것을 이들에게 갖다주는 광경이 펼쳐지고 있어요.

시위대는 소수 민족 억압에 반대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활동도 하고 있어요. 학생들이 주민들과 함께 힌두교 사원이나 소수 민족 소유의 가게 등을 지키는 거죠.

하시나 정부가 하도 민족 간 갈등과 차별을 부추겨 놓아서 혹시 모를 공격이나 폭력으로부터 이들을 보호하는 거예요. 저도 어젯밤 열 시까지 시위대와 함께 같이 이런 활동을 하다 왔어요.

우리들이 원하는 건 평등이에요. 그리고 서로 도우면서 발전하는 나라가 되기를 바랍니다.

혁명에 참가한 이들은 하시나 정부가 조장한 민족 간 갈등과 차별에 반대해 스스로 치안을 유지하고 있다 ⓒ출처 Nafis24 / Wikicommons

다른 정치 세력들은 어떻게 참여하고 있나요?

주요 야당인 방글라데시국민당(BNP)은 아와미연맹과 마찬가지로 우파 정당입니다. 똑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정당입니다.

그에 비해 좌파는 운동 초기부터 뛰어들었어요. 좌파 학생들이 운동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고요. 노동자들도 한마음으로 학생 시위를 지지했어요. 전 사회 부문의 학부모들이 쏟아져 나왔어요.

방글라데시에서 1990년[당시 전투적인 민주화 항쟁이 벌어져 에르샤드 독재 정권이 무너졌다] 이래 처음 벌어진, 민중의 진정한 혁명적 운동입니다.

총리 하시나의 도주는 기쁜 일이지만, 군부가 권력을 잡고 있어 우려됩니다.

총리 하시나는 인도로 도망갔어요. 원래는 다른 나라로 가려 했는데, 받아 주는 곳이 인도 말고는 없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군인들이 상황을 통제하고 있습니다.

물론 군인들이 권력을 잡으려는 건 아니라고 봅니다.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무함마드 유누스 박사가 정부를 이끌 수 있게끔 한다고 해요. 유누스 박사가 17명을 뽑아서 정부를 구성하고, 정부를 이끌 거예요. 국제 사회의 압력도 있고 해서, 군부가 아예 권력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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