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0일 팔레스타인 연대 울산·수원 집회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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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10월 20일(일) 오후 3시 울산 삼산동 업스퀘어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이 주최한 제18차 팔레스타인 연대 울산 집회와 행진이 열렸다. 이번 집회는 지난 집회보다 접근성이 더 좋고 인파가 더 많은 장소에서 열렸다.
새로운 장소에서 열린 첫 집회는 성공적이었다. 참가자가 많이 늘어 행진 때는 50명을 훌쩍 넘겼고, 그 구성과 국적도 더 다양해졌다. 특히 이주노동자들이 부쩍 늘었는데, 그 중 일부는 이번에 처음 집회에 참가한 사람들이었다.
새로운 참가자들 가운데 청년들도 눈에 띄었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팔연사 활동가가 나눠준 전국 집회 소식이 담긴 홍보물을 보고 울산의 청년들이 참가한 것이다.
오랜만에 참가한 환경단체 회원들도 다른 참가자들과 반갑게 안부를 나누고 열심히 손팻말을 흔들었다.
여러 유학생들이 가족들과 집회에 참가하기도 했다. 집회 장소 곳곳에서 어린아이들이 손팻말을 들고 있는 모습은 참가자들을 미소 짓게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첫 발언부터 매우 집중했다. 팔레스타인계 요르단인 라자 씨는 이스라엘이 피란민들을 폭격해 산채로 불태운 만행을 매섭게 규탄하고, 요르단과 이라크에서 이스라엘에 맞서 벌어지는 여러 형태의 저항들을 생생히 전했다. 이스라엘에 대한 아랍 세계의 분노가 머나먼 한국의 울산까지 전해지는 듯했다.
라자 씨는 저항 지도자 야흐야 신와르를 추모하며 결연하게 말했다. “그는 마지막 순간까지 용감하게 싸웠습니다. 신와르는 조국을 지키는 다른 모든 팔레스타인인들처럼 무장한 채 폐허 한가운데에서 싸웠습니다. 이스라엘은 그가 터널에 숨어 있다는 둥 [신와르가 겁쟁이인 것처럼] 떠들어 댔지만, 그들이 실제로 만난 것은 전장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의 땅을 지키려는 강력한 전사였습니다.
“우리의 적 이스라엘은 한 명의 지도자가 가고 나면 더 용맹한 지도자가 나타난다는 사실을 알지 못합니다. … 이상은 결코 죽지 않습니다!”
동료들을 모아 집회에 참가한 인도네시아인 이맘, 울산대학교를 졸업한 우즈베키스탄인 청년, 한국인 청년이 이어서 발언했다. 모두 도를 더해 가는 이스라엘의 야만에 분노하고 저항 지도자 신와르를 추모하며 힘차게 발언했다.
사회자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인종 학살하는 것도 모자라 레바논으로 확전해 수천 명을 죽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러면서, 미국산 폭탄이 레바논인들을 학살하는 데에도 쓰이고 있다며 인종 학살 공범 미국도 함께 규탄하자고 호소했다.
집회와 행진은 사람들의 많은 주목을 끌었다. 집회 장소 옆 주최 측 부스에 다가와 유인물을 받아가는 청년들, 행진 대열을 따라 구호를 외치고 응원을 보내고 대열을 촬영하는 청년들과 청소년들의 모습이 보였다. 몇몇 외국인들과 한국인 청소년들은 행진 참가자들에게서 손팻말을 받아 들고 행진에 동참하기도 했다.
집회와 행진을 마무리하며 사회자는 다음 주에 대구와 부산에서 열릴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들을 소개하며 관심과 참여를 호소했다. 10월 23일(수) 오전 10시에는 대구 엑스코 동문 앞에서 ‘대구 국제 미래모빌리티엑스포: 이스라엘 기업들과 협력 강화 규탄 기자회견’이, 10월 27일(일) 오후에는 부산과 대구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있을 예정이다.
다음(19차) 팔레스타인 연대 울산 집회·행진은 11월 3일(일)에 열린다.
김진석
수원
한국·방글라데시·말레이시아·남아공·중앙아시아 등 출신지가 다양한 사람들이 10월 20일(일) 오후 3시 수원역 로데오거리 입구에 모여 “Resistance Never Dies(저항은 결코 죽지 않는다)!”를 힘차게 외쳤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주최한 열일곱 번째 수원 집회였다.
병원을 폭격해 환자들을 산 채로 불태우고 저항 지도자까지 살해한 이스라엘에 대한 분노가 집회 발언과 행진 대열에서 크게 느껴졌다.
이런 정서는 행인들의 반응에서도 확연히 드러났다. 한 무리의 청소년들이 행진 영상을 찍고, 주최 측 유인물을 받아 읽으며 서로 대화를 나누고, 구호를 함께 외치며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길을 지나던 말레이시아 여행객들과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가 “Free Free Palestine(팔레스타인에 독립을)”이라고 힘차게 외치며 연대를 표했다. 집회에 참가한 방글라데시인 어린아이가 든 팔레스타인 깃발을 보고 “가자지구 아이들이 안타깝다”며 공감을 보인 어느 90대 할아버지도 있었다.
수원 거주 청년 연은정 씨는 이스라엘의 만행을 규탄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의 굳건한 저항에 연대하자고 호소했다.
“이스라엘의 만행은 지지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굳건한 저항과 [그에 대한] 세계적 연대가 이스라엘의 악랄함보다 더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살해당한 신와르는 최후의 순간까지 저항했습니다. 일제에 맞서 싸운 홍범도와 같은 민중의 저항이 떠올랐습니다.”
고등학교 영어 교사 정원석 씨는 이스라엘이 아이들을 죽이고 있다고 규탄했다.
“[아이들이] 기아와 질병, 죽음에 대한 공포로 끔찍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가자지구의 아이들은 전쟁으로 인해 교육 기회의 권리를 모두 박탈당했습니다.
“이스라엘이 무자비하게도 피난처로 사용되고 있는 학교를 일부러 폭격했기 때문[에] … 62만 5000명의 학생들이 교육받을 권리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인 이나물 씨도 힘차게 발언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우리 모두는 거대한 전국적·세계적 운동을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여러분과 저처럼 이스라엘 정부와 [이스라엘이 자행하는] 가자지구의 인종 학살에 반대하고, 인류와 팔레스타인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국제적으로 연대하고 있습니다.”
남아공인 카리마 씨도 이렇게 말했다. “이스라엘이 전장에서 신와르라는 사자를 맞닥뜨렸을 때, 신와르는 끝까지 굴복하지 않고 당당하게 ‘점령을 끝내자’고 외쳤습니다. … 우리는 여전히 여기에 있으며,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참가자들은 팔레스타인인들과 계속 연대하자고 다짐하며, 11월 10일(일) 서울에서 열릴 팔레스타인 연대 집중 행동의 날에 함께 참가할 것을 결의했다.
박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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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9일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서울):
“저항은 결코 죽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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