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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노동자들이 회사의 구조조정 추진에 저항하다

KT 사용자측의 구조조정이 노동자들의 반발에 부딪쳐 난항을 겪고 있다.

자회사 전출 신청 마감 연장과 협박·회유에도 불구하고 사용자측은 최종 마감일인 11월 4일까지 목표 인원(3700여 명)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11월 5일 사용자측은 1723명이 자회사 전출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KT는 10월 10일 통신 선로 유지·보수, 전원 분야 등에서 근무하는 직원 6000여 명을 자회사 전출, 희망퇴직 등으로 쫓아내는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분노스럽게도 KT노조(제1노조) 집행부는 자회사 전출에 대한 보상과 희망퇴직금을 일부 상향하는 조건으로 구조조정을 수용하는 배신적 합의를 했다.

그 후 사용자측은 구조조정 대상 직원들에게 자회사 전출 또는 희망퇴직을 선택하도록 강요했다. 이를 거부하고 KT에 남아 봤자 임금을 낮추고 추가 구조조정으로 정리될 것이라는 ‘찌라시’ 문서도 흘렸다.

KT민주동지회(KT노조 내 민주파 조합원 모임)와 제2노조인 공공운수노조 KT지부(KT새노조)는 구조조정을 거부하자고 호소하는 활동을 벌였다.

전출 신청 마감일인 10월 28일에 사용자측은 자회사 출범을 위해 필요한 인원을 다 모으지 못했다. 통신 선로 유지·보수를 맡을 신설 자회사인 ‘KT 넷코어’의 경우 3400명 모집을 목표로 세웠지만 실제 신청자는 3분의 1인 약 1100명에 불과했다.

이에 사용자측은 전출 신청 기간을 11월 4일까지 연장해야 했다. 그리고 직원 설명회와 1:1 면담을 늘리며 직원들을 압박했다. 안창용 부사장은 10월 30일 직원 설명회에서 잔류 직원은 외곽으로 배치되어 ‘모멸감’과 ‘자괴감’, 스트레스 때문에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비열한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

사용자측의 전출 협박·회유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용기 있게 저항하고 있다 ⓒ출처 공공운수노조

이 영상이 MBC 등 주요 언론에 폭로되자, 노동자들의 공분이 일었다. 사회적으로 망신을 당한 사용자측은 이후 직원 설명회를 취소했다. 그리고 11월 4일 오전에 김영섭 사장이 직접 특별 사내방송에 출연해 거짓말을 늘어 놓으며 신설 자회사를 홍보했다.

하지만 이 방송에서 김영섭은 구조조정의 목적이 ‘비용 절감’이라는 사실은 솔직히 밝혔다. KT 노동자들의 임금이 높아서 자회사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신설 자회사 KT 넷코어가 낸 채용 공고를 보면 각종 수당과 상여금을 포함해 총 연봉은 4000만 원에 불과하다. 결국 일자리가 없어진 게 아니라, 임금과 고용만 후퇴한 것이다.

지금 전출을 신청한 직원 상당수는 팀장 이상 관리자들과 3년 연장 촉탁직을 보장받은 정년퇴직 예정자들이다. 즉, 실질적인 노동력은 매우 부족하다. 신설 자회사들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다.

또한 1200명 이상인 잔류 노동자들을 관리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예상보다 잔류 인원이 많아 격·오지 분산 배치도 어렵고, 인건비 절감 효과도 반감된다.

사용자측의 괴롭힘에 맞선 투쟁을 조직해야

사용자측의 구조조정 추진이 난항을 겪자, 노동자들의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다.

위기감을 느낀 사용자측은 조만간 잔류 직원들을 영업직 부서로 발령을 낼 듯하다. 격·오지 발령, 과도한 영업 목표 부여와 성과 관리 등의 방법으로 직원들을 괴롭히고, 은밀하게 자회사 전출 희망자를 포섭하며 잔류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려 할 것이다.

이에 맞서 잔류 노동자들은 저항에 나서야 한다. 구조조정에 맞서 투쟁해 온 KT새노조와 KT민주동지회는 이미 잔류 노동자들을 조직하기 위한 공동 활동에 착수했다.

지역별·전국적 모임을 만들어 결속력을 높이고, 기자회견과 집회 등을 열어 사용자측의 괴롭힘을 폭로하며 싸워야 한다.

KT민주동지회가 주도하여 개설한 채팅방에는 현재 노동자 1100여 명이 모여 있다. 이 노동자들은 사용자측에 대한 불만뿐 아니라 배신적 합의를 진행한 KT노조에 대한 불신도 높다.

사용자측의 협박과 책략에도 많은 노동자들이 전출을 거부하며 저항의 잠재력을 보여 줬다. 만만치 않은 싸움이겠지만, 2014년 구조조정 직후 만들어진 ‘CFT(현 업무지원단)’에서 싸웠던 것처럼(관련 기사: 본지 126호 ‘KT 노동자들이 강제 퇴출 시도에 맞서 저항을 시작하다’), 버티고 저항하면 회사의 괴롭힘과 임금 삭감 시도를 막아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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