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 국회 앞에 수천 명이 모여 계엄 해제와 윤석열 퇴진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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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계엄 해제를 발표했지만 투쟁은 지금부터다
〈노동자 연대〉 구독
12월 3일 윤석열의 비상계엄 선포 소식이 알려지고 계엄에 반대하는 국회의원들이 국회로 향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시민들이 국회로 모이기 시작했다. 비장한 표정, 놀란 표정들이었고, 대부분 귀갓길의 노동자들, 청년들, 학생들이었다. 대리운전 기사들도 일을 멈추고 국회 앞으로 달려 왔다.
촛불행동, 진보당, 노동자연대, 민주노총 등 윤석열 퇴진 운동을 벌여 온 단체의 회원들이 신속하게 모이기 시작했다.
국회 정문 등에 모인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계엄 해제”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 대치했다. 일부 시민들은 군인이 탑승한 차량 등을 둘러싸서 이동하지 못하게 하며 경찰과 몸싸움을 벌였다.
시간이 갈수록 보통 시민들, 좌파 정당들, 노동·사회 단체 회원들이 속속 집결했다. 민주당 등 야당 당원들도 모였다. 사람이 불어나면서 국회 정문 앞 차도는 계엄 해제를 촉구하러 모인 사람들로 채워졌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가 국회 담벼락 위에 올라가 윤석열의 계엄 선포는 헌법이 정한 비상사태 요건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선포된 것이라 원천 무효라며 모인 시민들에게 지금 당장 지인들에게 국회로 모이도록 각자 연락을 하고 계엄이 철회될 때까지 싸우자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국회에 무장 계엄군이 유리를 깨고 진입 시도를 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사람들의 구호도 더욱 격해졌다. 국회 앞 농성 중이던 금속노조 전국자동차판매노동자연대에서 긴급하게 앰프를 공수했고, 민주노총이 집회를 운영하며 구호를 선창하는 가운데 사람들이 속속 모여 어느덧 수천 명에 이르렀다.
오전 1시경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가결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사람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내란범 윤석열을 체포하라,’ ‘윤석열을 즉시 탄핵하라’ 등의 구호가 추가됐다.
하지만 대열에선 계엄사령부가 계엄 해제 결의를 무시할 수 있다며, 상황이 아직 끝난 게 아니라는 말들이 나왔다.
국회 본회의장에선 국회의원들이 윤석열이 국회의 계엄 해제 결의에 아무런 답도 하지 않는 상황에서 국회를 떠날 수 없다며 본회의를 폐회하지 않고 본회의장을 지키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람들은 하루라도 빨리 퇴진시켜야 한다며 집회를 지속했다.
적잖은 청년들은 경찰들이 차량을 통행시키려 하거나 집회장 근처에 모이기만 해도 나서서 밀어냈다.
새벽 내내 시민들의 자유 발언이 이어졌다. 계엄 소식을 듣고 충북, 전남 등에서 급히 상경한 시민들, 노동자들, 대학생들이 마이크를 잡고 윤석열 정권을 맹렬히 규탄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은 마이크를 잡고 12월 4일 오전부터 윤석열 정권 퇴진시까지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하며, 오전 9시 광화문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모여 달라고 호소했다.
임태훈 군인권센터소장은 계엄이 아직 해제되지 않았다며, 윤석열을 믿지 말고 계속 모여 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그리고 파업에 동참해 달라고도 말했다.
오전 4시 30분경 윤석열이 다시 긴급 담화를 내어 국무회의를 통해 계엄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참가자들은 환호를 질렀다. 그리고 ‘퇴진 때까지 투쟁하자’고 외쳤다.
그뒤로도 자유 발언들이 이어졌다. 대부분 대학생이나 20대 청년들이었다. 자다가 여의도로 뛰어왔다는 청년, 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하는 영상을 보고 나왔다는 청년, 한강 작가의 《소년이 온다》에서 읽은 일이 자기 일이 될지 몰랐다는 청년도 있었다. 대선에서 윤석열을 찍었다는 청년도 나와서 윤석열은 탄핵돼야 한다고 말했다.
영하의 날씨에도 새벽까지 자리를 지킨 시민들은 모두 한시라도 빨리 윤석열을 탄핵해 직무를 정지시키고 윤석열을 체포해야 한다며 퇴진 운동에 함께하자는 데 마음을 모았다. 시민들의 자유 발언은 새벽 6시 현재도 쉼 없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