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계엄 저지 첫째 날 집회·행진:
“하루도 더 내버려 둬선 안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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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계엄 통치 시도가 실패로 끝난 12월 4일 저녁 6시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촛불집회가 열렸다. 같은 시간 전국 곳곳에서도 크고 작은 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가자 중 일부는 이날 새벽 국회 앞에서 계엄군과 대치하고, 오전에는 광화문 앞 집회에도 참가한 이들이었다. 그러나 훨씬 많은 사람이 새로 참가했다.
참가자 다수는 노동자들이었고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들이 많았다. 좌파 단체 소속 회원들과 미조직 청년들도 많았다.
집회 시작 무렵 1만여 명이던 참가자 수는 끝날 무렵 갑절로 늘어났고, 행진 중에는 훨씬 크게 불어났다.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가 2년 넘게 이어졌지만 이날 거리의 분위기는 확연히 달랐다. 두 팔을 번쩍 들고 환영하는 사람들부터 대열 속으로 뛰어드는 청년 노동자들까지 행진 대열이 지나는 거리 전체가 집회 대열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건물 사이를 지날 때 창 밖으로 손을 흔들고 환호를 지르는 사람도 많았다.
주최 측이 행진 규모를 다소 보수적으로 예측한 탓인지 방송차가 부족해 일부 대열에는 구호 선창 소리가 들리지 않았지만, 참가자들은 스스로 구호를 외치며 주변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윤석열을 체포하라,” “당장 체포하라,” “윤석열을 구속하라”
집회의 첫 발언에 나선 한상희 참여연대 대표는 “이제 계엄 요건을 갖췄냐 아니냐 하는 것을 따질 때는 지났다”고 선언했다.
“[이제 윤석열을] 내란죄의 수괴에 해당되는 반국가단체의 수괴 범죄자라고 해야 될 것입니다. 당장 내쫓아 버려야 합니다. 그런 자가 대통령이라는 생각만 해도 끔찍스럽습니다.
“당장 사퇴시켜야 됩니다. 이제 심판은 끝났습니다.”
일부 발언자들은 지난 새벽의 분노와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것처럼 상기된 표정이었다.
윤석열 퇴진 시까지 총파업을 결의한 민주노총 위원장이 발언자로 나서자 사람들은 큰 박수를 보냈다.
발언을 신청한 김채원 학생은 두렵기도 하고 설레기도 한 마음을 잘 표현해 공감을 샀다.
“한숨도 못 잤습니다. 왜냐하면 기록으로만 봐 왔던 계엄이라는 사건이 실제로 일어나서 두려웠기 때문에 또한 분노했기 때문입니다.
“윤석열이 정당한 죗값을 치르길 바랍니다.”
연단에 오른 발언자들은 대체로 이와 비슷한 감정을 호소했다. 계엄 선포를 들으며 두려움과 허탈함, 분노가 동시에 느껴졌다고 전했다. 계엄이 해제되는 것을 보며 안도감도 들었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는다고 말했다.
헌법 조문을 인용하며 윤석열의 위선과 거짓말, 무도함을 꼬집는 청소년과 학생들의 발언도 많았다.
다만, 윤석열이 순순히 물러날 가능성이 없는 상황에서 경계 태세를 촉구하고 앞으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주장하는 연사가 없었던 것은 아쉬웠다.
주최 측은 다음 주까지 일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저녁 6시에 집회와 행진이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이날 집회의 규모와 기세로 보면 12월 7일(토)에 열릴 전국 집중 집회는 상당한 규모가 될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