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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국토부의 셀프 조사,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

콘크리트 둔덕 설치, 규정 위반 아니다? 규정 해석 억지 부리며 책임 회피하는 국토부 장관 박상우

1월 6일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과 그들의 법률지원단이 국토교통부의 “셀프 조사”를 비판했다. “국토부가 이번 항공 참사의 책임자일 수 있다는 의혹이 증폭”되고 있는데, 정작 국토부는 그에 대한 조사를 국토부 산하 사고조사위원회에 맡기려 하기 때문이다.

유가족들은 독립적인 조사 기구를 만들어 조사 과정에 유가족 단체나 시민사회가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국토부는 허락하지 않고 있다.

드러나는 정부 책임

참사의 요인은 복합적이지만, 활주로 끝에 있었던 콘크리트 둔덕이 피해 규모를 키운 결정적 요인이었다.

그런데 1월 7일 국토부는 장관이 직접 브리핑에 나서서 콘크리트 둔덕(방위각 시설 지지대였다)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고 못 박았다.

근거는 황당하다. 규정상 “활주로 끝부터 방위각 시설까지”(종단안전구역)의 장애물은 모두 “부러지기 쉬운 구조”여야 하는데, 여기서 “까지”라는 용어에 따르면 방위각 시설은 그 구역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국토부가 고시한 공항안전운영기준을 보면, 비행기 운행 지역 안 시설물들에 대해 “가능한 낮고 부러지기 쉬운” 구조 또는 장비로 설치돼야 한다는 조항이 14개 항에 걸쳐 반복된다. 그만큼 활주로 주변 시설이 부러지기 쉬워야 한다는 것은 안전 사고 대비에서 중요하고 상식적인 것이다. 국토부가 용어(“까지”) 해석을 놓고 억지를 부리는 것은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기 위함이다.

또, 국토부는 “부러지기 쉬워야 한다”는 규정이 공항 개설(2007년)보다 늦게(2010년) 생겨, 공항 개설 당시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황당한 변명도 한다. 그러면 2010년 이후 지난 15년간 무얼 했다는 말인가?

위험한 줄 정말 몰랐을까?

게다가 국토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콘크리트 둔덕을 둬선 안 된다는 규정을 몰랐거나 정말로 아무 문제가 없는 줄만 알았다면, 2020년 이 문제를 고치려다 그만둔 것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그해 3월 공항공사는 무안공항 방위각 시설 개량 공사를 위해 용역업체를 구하는 공고문에 “부서지기 쉬운 성질(Frangibility) 확보 방안을 검토하라”는 내용을 넣었다. 그러나 실제로 2023년 이뤄진 공사에서는 부서지기 쉬워지기는커녕 오히려 두께 30센티미터짜리 콘크리트 상판이 덧대어졌다.

콘크리트 둔덕을 유지한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금과옥조로 여겨 온 비용 절감 때문일 것이다.

지난 1월 3일 국토부는 브리핑에서 콘크리트 둔덕을 높게 세운 이유는 활주로 자체가 2도 정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완전하게 땅을 수평하게 맞추면 이상적이지만 돈이 든다. 경제성과 안전성 조합에서 균형을 찾은 것이다.”

결국 활주로를 2도 올리는 돈을 아끼려다 179명의 생명이 희생된 것이다.

국토부와 공항공사 측은 콘크리트 둔덕의 위험성을 알면서도 조종사들에게 안내도 안 했다.

무안공항 활주로에 수년간 이착륙했다는 한 조종사는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당연히 흙더미인 줄 알았다. 콘크리트 재질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 콘크리트 덩어리라는 것이 공항 차트 등에 적혀 있지도 않고, 안내를 따로 받은 적도 없다.”

다른 조종사들도 여수MBC 등 다른 언론 취재에서 비슷한 증언을 했다.

이런 국토부(산하 사고조사위원회)에게 이번 참사의 진상과 책임자 규명, 처벌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격이다.

이태원 참사채 해병대원의 죽음을 은폐하려 한 윤석열 정부가 지금 최상목 내각으로 여전히 살아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 현 내각은 그동안 윤석열 정부의 친기업 기조를 정책으로 입안·구현하며, 대중의 안전을 희생시켜 온 장본인들이다. 한 예로, 이 정부는 범부처TF를 만들어 ‘경제 형벌 개선’을 추진해 왔다. 그 결과, 기업인의 안전 규제 위반 또는 경제 범죄에 관한 형벌 규정 186개가 없어지거나 완화됐다. 그중에는 항공기 성능 및 품질 검사 처벌 완화도 있었다.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의 애도 메시지가 가득 붙은 ‘추모의 벽’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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