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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1월 19일 팔레스타인 연대 ‘국제 행동의 날’:
휴전 발효에도 팔레스타인이 해방될 때까지 연대 운동 지속을 결의하다

“Donald Trump, you will see, Palestine will be free!”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취임을 하루 앞둔 1월 19일(일)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의 주최로 서울에서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 집회·행진이 열렸다. 네타냐후가 “이스라엘 최고의 친구”라 부른 트럼프가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을 지원할 것에 맞서기 위한 행동이다.

이날은 이스라엘이 휴전을 발효하기로 합의한 날이기도 했다.

사회자인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는 휴전 발효가 몇 시간 남지 않았음을 알리며 집회를 시작했다. 또한 이 집회가 “어제와 오늘, 내일까지 전 세계에서 벌어질 가자지구에 연대하는 시위 물결”의 일부임을 밝혔다.

전날 영국 런던에서는 행진을 가로막는 경찰에 항의하다 80명 가까이 연행될 정도로 격렬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벌어졌다.

나리만 씨는 “휴전이 아직 발효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이스라엘을 신뢰할 수 없는 노릇”이라며 “전쟁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계속 시위에 나서고 연대하자”고 당부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에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가 사회를 보고 있다 ⓒ이미진
“이스라엘은 가자에서 당장 나가라” 트럼프 취임을 앞둔 1월 19일 오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전국 집중 집회였던 만큼 서울 외 지역에서 온 참가자들도 많았다. 서울, 인천, 부산, 대구, 울산, 성주, 파주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참가자가 1000명 가까이 모였다. 고무적이게도 다양한 경로로 집회를 알고 참가한 사람들이 여럿 있었다.

미국에서 온 한 참가자는 미국에서 만난 무슬림 친구들이 인스타그램에서 본 한국 집회를 소개해 줘서 오게 됐다고 했다. 부산에서 온 한 참가자는 자주 가는 독립서점에 비치돼 있던 〈노동자 연대〉 신문을 읽고 집회를 알게 됐다고 했다. 파주의 한 마스지드(이슬람교 예배당)에서 신도들이 단체로 참가하기도 했다. 팔연사 집회에 꾸준히 참가하는 유학생의 소개로 참가한 미국인 유학생도 있었다.

울산에서 온 한 청소년은 울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알게 됐다고 했다. 성주에 사는 인도네시아인은 대구 팔연사 집회를 인연으로 서울 집회에 왔다. 팔연사는 알지 못했지만 인스타그램 게시물만 보고 찾아온 튀르키예인도 있었다. 기자들이 미처 취재하지 못한 경우도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이처럼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을 위해 주최 측은 한국어·영어·아랍어 순차 통역을 제공했고, 발언자들의 연설문을 방글라데시어와 인도네시아어 번역본으로도 제공했다. 이날 집회에 대한 외신 등 언론의 관심도 높았다.

1월 19일 오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첫 번째 발언자는 팔레스타인인 유학생 알리 씨였다. 그는 한국 정치가 불안한데도 많이 모인 것에 먼저 감사함을 표했다. 이어서 트럼프가 어떤 자인지 상기시키면서 결코 경계를 늦춰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서방의 진면모를 보여 줍니다. 그는 ‘이스라엘 확장을 지지한다’, ‘이스라엘의 점령이라는 것은 없다’, ‘팔레스타인 국가는 다른 땅에 세우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최근 행동을 이해하려면 다음을 보십시오. 이스라엘은 시리아 영토를 새로 점령했고, 레바논에서 휴전 약속과 달리 철군하지 않을 것임을 공공연히 말하고 있습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 정부의 극우 장관들인] 벤그비르나 스모트리치에게 더 많은 서안지구 땅을 약속했습니다.

“땅에서 쫓겨난 수백만 명은 언젠가 자기 땅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 시리아를 55년 억압한 독재자는 11일 만에 무너졌고, 소련은 핵무기를 갖고 있었지만 총 한 방 못 쏘고 무너졌습니다. 우리는 계속해서 팔레스타인 해방의 날을 목놓아 외칠 것입니다.”

두 번째 발언자는 〈노동자 연대〉 신문 이원웅 기자였다. 그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에 연대와 경의를 표했다.

“트럼프는 임기 초장부터 전 세계가, 특히 중동이 팔레스타인 연대로 들썩이는 것을 바라지 않았고, 그래서 네타냐후를 압박해야 했습니다.

“(레바논 휴전처럼) 가자의 휴전 또한 극도로 불안정할 것입니다. (1단계) 이후 단계는 합의되지 않았고 네타냐후가 전쟁을 재개할 것이라는 것은 거의 확실합니다.

“트럼프는 서안지구의 이스라엘 합병을 지지하는 자를 이스라엘 대사로 임명했습니다. 따라서 지금은 연대 운동의 고삐를 늦출 때가 아닙니다. 연대 운동 건설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에 파주에서 온 이주노동자들이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인 유학생 알리 씨, 노동자연대 이원웅 활동가, 재한 미국인 레베카 씨,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 도노 씨, 이집트인 정치 활동가 알리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꾸준히 참가하는 재한 미국인 레베카 씨는 트럼프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진정한 변화는 우리에게 달려 있음을 강조했다.

“내일이면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취임합니다.

“그는 이전 임기 동안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의 관계 ‘정상화’를 추진했습니다.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정권이 바뀐다고 해서 미국의 전반적 대외 정책에 변화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중동 지역과 그 자원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스라엘을 필요로 합니다. 우리는 세계 그 어떤 지도자들도 우리를 구원해 줄 거라고 기대해서는 안 됩니다. 변화를 촉구하는 일은 그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의 회원이자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 도노 씨도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15개월간 이어진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이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산산이 조각내고 진정한 “테러”가 무엇인지를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인으로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아픔을 이해한다고 말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수십 년간 소련의 지배를 받다가 1991년 독립을 쟁취했습니다. 민족 정체성을 지키기 위한 분투도 오랜 세월 지속됐습니다. 저항의 역사를 공유하기 때문에 저는 흔들림 없이 팔레스타인의 해방을 위한 투쟁을 지지하게 됐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목소리를 높이고, 집회에 참가하고, 케피예를 두르고, 팔레스타인을 옹호할 것입니다.”

이어서 이집트인 정치 활동가 알리 씨가 발언했다. 사회자 나리만 씨는 그를 “중동 지역의 혁명의 목소리”이자 팔레스타인 해방이 아랍 전역의 해방의 일부라는 것을 잘 이해하고 계신 분이라고 소개했다.

알리 씨는 점령이 끝나고 정의가 실현될 때까지 진정한 평화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점령이 종식되는 그날까지 행동할 것을 촉구했다.

“혁명가와 투사 여러분! 휴전은 중요한 단계이지만 이것으로 끝이 아닙니다. 고통과 비극으로 남아 있는 점령으로부터 팔레스타인 땅과 사람들을 해방시키는 더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시작일 뿐입니다.”

1월 19일 오후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한 국제 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가 열리기 전부터 다양한 부스가 운영되고 있다 ⓒ이미진

집회 장소에 차려진 여러 부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재한 팔레스타인인 학생이 연대 메시지를 받는 부스,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엽서와 스티커를 나눠 주는 부스, 아랍식 커피 부스, 페이스페인팅 부스, 가자 기부를 위한 뜨개 물품 판매 부스, 팔레스타인 관련 책과 간행물을 판매하는 부스가 마련됐다.

이집트인 난민 인정을 위한 탄원서 부스, 이주민들을 위한 무료 노동상담 부스도 참가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팔레스타인에 연대하는 대학생들의 활동을 소개한 부스도 있었다.

집회 후 행진은 이스라엘 대사관 맞은편에서 시작해 보신각을 거쳐 인사동과 미국 대사관을 지났다. ‘국제 행동의 날’답게 다양한 인종과 국적, 무엇보다 넘치는 활력으로 주변 행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인사동에서는 사람들이 줄을 지어 대열을 지켜 봤고 응원을 보냈다. 초등학생 손자, 손녀와 함께 행진에 합류한 한 60대 남성은 팻말을 든 그들의 모습을 부지런히 카메라에 담았다. 광화문 대로에서는 차에서 창문을 내리고 엄지를 들며 지지를 표하는 시민도 있었다.

미국 대사관 앞을 지날 때 집회 참가자들은 소리 높여 “Donald Trump, you will see, Palestine will be free!(도널드 트럼프, 너는 팔레스타인이 독립하는 걸 보게 될 것이다!)” 하고 외쳤다.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에서 재한 이집트인 활동가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구호를 선창하며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행진 종착지인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다시금 돌아온 4시경, 사회자가 속보를 알렸다. “휴전 발효가 늦어지고 있고, 이스라엘이 다시금 폭격을 시작했습니다.” 이스라엘은 휴전 발효를 예정된 시간보다 3시간 지연시키고 폭격을 해 20명 가까이 죽였다.

참가자들은 이스라엘 대사관을 향해 분노의 함성을 질렀다.(이후 예정보다 3시간 늦은 시간에 휴전 발효가 공표됐다.)

해산 직전에 연설을 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심 씨는 조속한 휴전 발효를 기원하는 동시에 이렇게 말했다.

“팔레스타인인로서 지난 15개월은 억압에 맞선 투쟁의 한 챕터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씀드립니다. 팔레스타인이 요르단강부터 지중해까지 해방될 때까지 투쟁은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팔연사는 설 연휴로 다음주는 집회를 열지 않고 2월 2일 일요일에 집회를 재개할 예정이다.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심 씨가 정리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행진을 마친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행진을 마친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강탈국가 이스라엘 ‘팔레스타인 연대 1.19 국제 행동의 날’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행진을 마친 참가자들이 곳곳에서 기념 사진을 찍으며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이어갈 것을 다짐하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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