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2월 23일 집중 행동의 날:
트럼프와 이스라엘의 인종청소 구상을 규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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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3일 이스라엘 대사관 인근 효령빌딩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팔연사)이 주최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2월 23일 집중 행동의 날’ 집회가 열렸다.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500명이 모여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목소리를 높였다. 팔레스타인인, 아랍인, 한국인, 미국인 등 다양한 국적의 참가자들이 열띠게 집회와 행진을 했다.
집회 시작 전 다양한 부스 행사가 열렸다. 팔레스타인 깃발 페이스 페인팅 부스, 직접 만든 팔레스타인 깃발 귀걸이와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부스, 팔레스타인 지지 노무사들의 노동 상담 부스, 아랍식 커피 부스가 차려졌고, 연세대 학생들은 아랍 전통 음식 비리야니와 가자에서 온 옷을 판매해 학내 연대 활동을 위한 후원금을 모았다.
3월 개강을 앞두고 본국에서 돌아온 반가운 얼굴의 유학생들도 많이 참가했다.
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 집행부원 이시헌 씨가 첫 발언자로 나섰다. 이시헌 씨는 최근 대학가에서 극우의 윤석열 탄핵 반대 행동에 맞서는 맞불 행동을 동료 학생·시민들과 성공적으로 벌인 바 있다. 이시헌 씨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한국에서 성장하고 있는 극우에도 맞서 싸워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혐오스러운 극우들의 집회에서는 태극기 못지않게 성조기를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저들은 하나같이 친미주의자고, 그 다수는 이스라엘을 지지합니다.
“극우의 성장은 여당을 더욱 오른쪽으로 견인할 뿐 아니라 야당에게도 지금의 친미 일변도인 대외 정책을 유지하라는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얼마 전 주한 이스라엘 대사를 만나 협력을 약속한 것이 그 사례입니다.”
이때 집회 장소 맞은 편에서 한 극우 목사가 이스라엘 깃발을 들고 확성기로 소리치고 있었다.
이시헌 씨가 “저 극우 목사는 서울대 탄핵 반대 집회에도 참가해 학생들을 위협한 자”라고 폭로하자 참가자들은 “나가라” 하고 외치며 야유를 보냈다.

광탄 마스지드의 이맘 호세인 씨도 분노에 찬 발언으로 참가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친애하는 친구 여러분, 우리는 몸은 괜찮을지 모르지만 마음과 정신은 피를 흘리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 함께 모여 이스라엘과 미국의 계획적인 학살에 항의합시다!”
팔레스타인인들의 발언도 이어졌다. 한국에서 중학교를 다니는 팔레스타인계 요르단인 디마와 탈라 자매가 발언자로 나섰다. 참가자들은 커다란 박수로 이들을 맞이했다.

“점령 교도소에 수감된 팔레스타인 수감자들은 모든 국제 협약을 명백히 위반하는 환자 방치, 고문, 독방 감금 등 비인도적인 구금 조건으로 고통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모든 범죄에도 불구하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대의를 말살하려는 점령군에 맞서 자신들의 땅과 정체성, 역사적 권리를 지키기 위해 정당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으며, 이들은 굳건함과 도전의 상징으로 남아 있습니다.”
다음 발언자로 나선 미국인 레베카 씨는 트럼프의 가자 인종학살 구상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는 미국이 가자지구를 매입하고 소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가자지구를 철거 현장이라고 불렀습니다. 그는 폭격으로 파괴된 집과 그 밑에 갇힌 시신을 부동산 투자 기회라고 무례하게 말했습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고향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습니다. 가자는 구매할 수 있는 곳이 아닙니다.”

레베카 씨는 또한 이스라엘이 나치를 찬양하는 미국의 극우를 감싸고 도는 위선을 지적했다.
“트럼프 취임식에서 일론 머스크가 한 나치 경례에 대해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친구’라며 머스크를 옹호했습니다.
“2월 17일 ‘대통령의 날’에는 50개 주에서 트럼프와 머스크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습니다. 케피예와 팔레스타인 깃발이 멕시코 국기, 성소수자 깃발, 뒤집힌 성조기 등 수많은 상징물과 함께 당당히 전시돼 해방을 위한 투쟁으로 우리 모두가 단결해 있음을 보여 줬습니다. 우리는 함께 저항합니다.”
마지막으로 팔연사 집회에서 주도적 구실을 하고 있는 이집트 청년 아부 씨가 발언자로 나섰다.

“망상에 빠진 트럼프가 뉴스를 보지 않는지, 아니면 백악관에 텔레비전이 없는지 모르겠지만, 휴전이 되자마자 80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가자지구로 돌아온 모습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제국주의적 미국에 보내는 강력한 메시지입니다.
“미국은 식민을 정상화했습니다. 미국은 인종학살을 정상화했습니다. 미국은 인종청소를 정상화했습니다. 우리는 미국에 맞선 우리의 저항과 투쟁을 정상화해야 합니다. 여러분, 맞지 않습니까?”
아부 씨의 말에 참가자들은 “맞습니다!” 하고 우렁차게 호응했다.
집회를 마친 후 참가자들은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미국 대사관 앞을 지나 인사동 거리를 행진했다. 거리의 분위기는 매우 우호적이었다. 대열을 향해 박수를 치는 관광객들도 곳곳에 보였다. 경복궁과 안국역 사이에서 윤석열 퇴진을 요구하는 시민들이 윤석열 퇴진 팻말을 든 채 “지지합니다!” 하고 큰 소리로 외치기도 했다.
한 외국인 참가자는 대열을 보자마자 건너편에서 단숨에 뛰어와 행진에 참여했다.


그녀는 한국을 여행 중인 튀니지 국적의 교사였는데, 행진에 참가한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팔레스타인 문제는 인류의 문제니까요. 길을 걷는데 어디서인가 ‘프리 팔레스타인’ 소리가 들렸어요. 어떻게 여기에 동참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앞서 집회를 방해하려 한 극우 목사가 인사동 거리 입구에서 대열을 향해 또 비난을 시도하려 했지만, 참가자들은 기세 좋게 그 앞에서 “프리 팔레스타인”을 외치며 가뿐하게 그를 제쳐버렸다. 그 광경을 보던 한 시민이 시위대를 응원하며 크게 박수를 쳐 줬다.
인사동 거리를 지나 다시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돌아온 참가자들은 앞으로도 팔레스타인인들과 계속 연대해 나갈 것을 결의했다.
“우리는 모두 팔레스타인이다!” 하는 외침이 울려 퍼졌다.
참가자들은 특히 다가오는 3월 8일 여성의 날을 맞이해 팔레스타인 여성들과 연대하는 집회에 모일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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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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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3 팔레스타인 연대 집중 행동의 날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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