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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탄핵 운동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2월 16일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 집회:
이스라엘의 휴전 위반 규탄하며 저항 지속을 다짐하다

팔레스타인 연대 72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2월 15일 일요일 오후 2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의 72번째 서울 집회·행진이 열렸다.

2월 11일 트럼프는 하마스에게 이스라엘인 포로를 모두 석방하지 않으면 “모든 지옥이 펼쳐질 것”이라고 협박했다. 2월 초 “가자지구를 접수·소유하겠다”며 팔레스타인 인종청소를 위협한 것에 이어 또다시 협박에 나선 것이다. 이런 트럼프에 고무된 이스라엘은 계속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공격하고, 잡아 가두고, 죽이고 있다.

이에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은 세계적인 연대를 호소했다. 영국에서는 20만 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탄압에도 불구하고 시위에 나섰다. 미국과 캐나다에서도 15일 십여 개 도시에서 시위가 벌어졌다.

그래서 이날 팔연사 집회의 사회자는 한국의 시위도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연대 호소에 응답하는 것임을 밝히며 집회를 시작했다. 또한 다음 주에 있을 ‘집중 행동의 날’ 참가를 당부했다.

연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모임 ‘얄라 연세’에서 활동하는 팔레스타인인 유학생 미나 씨가 발언을 하고 있다 ⓒ이미진
2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72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첫 발언자인 재한 팔레스타인인 미나 씨는 그 점에서 팔레스타인 대의를 옹호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나 씨는 연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얄라 연세’ 활동과 함께 거리에서 집회를 알리는 활동을 하고 있다.

“먼저 팔레스타인 대의를 지지하고 시온주의 점령에 맞서는 시위에 지속적으로 참여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트럼프의 가자지구 점령 계획은 팔레스타인 대의의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이 계획은 수많은 팔레스타인 주민을 고향에서 강제 이주시키겠다는 겁니다. 이스라엘 점령군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범죄와 폭력을 저지르라는 청신호를 내어 준 것입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역사를 통해 자신들의 권리를 굳건히 지켜 왔으며, 주권과 존엄을 훼손하는 어떠한 합의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임을 증명해 왔습니다.

“가자지구 주민들은 자신의 땅에서 굳건히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고수할 것입니다!”

미나 씨는 다음 주에 있을 ‘집중 행동의 날’에 모두 함께 참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무료 노동 상담을 해오고 있는 윤효중 노무사와 동료들 ⓒ이미진

미나 씨의 호소에 호응하는 연대 발언들이 이어졌다. 다음으로 마이크를 잡은 발언자는 팔연사 집회에서 무료 노동 상담을 진행해 온 윤효중 노무사였다.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하는 동료 노무사들이 팻말을 들고 함께 앞으로 나왔다.

“자본은 이윤을 추구합니다.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자들을 쥐어 짜며 부당하게 착취합니다. … 트럼프가 가자지구를 접수·소유하며 개발하겠다는 선언을 했을 때 자본의 탐욕은 그 민낯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냅니다.

“비록 작은 한 사람이지만 저도 팔레스타인 저항 운동을 끝까지 지지하고 응원하며 작은 힘이라도 꿋꿋이 보탤 것을 이 자리에서 다짐해 봅니다.

승리를 향해 계속 투쟁합시다. 팔레스타인 땅에 우리의 목소리가 들릴 수 있게 더 크게 구호를 외칩시다.”

이어서 “엄청난 에너지·헌신·열정”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 기여해 온 인도네시아인 자원봉사자 하심 씨가 발언했다.

“상류층은 다른 민족에게 끼칠 인도주의적 영향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자신들의 이익에만 관심을 갖습니다.

“한국과 인도네시아 정부가 모두 미국의 제국주의적 이해관계에 동조하는 것은 팔레스타인인들에게 해로울 뿐 아니라 자국 국민들에게도 해로운 일입니다.

“한국은 이스라엘에 무기를 수출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이고, 또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인물이 이미 이 식민지배 국가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고 나섰습니다.”

그는 “우리들의 목소리는 중요하고 영향력이 있습니다” 하고 강조하며 강요되는 침묵에 맞서 싸우자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자원봉사자 인도네시아인 하심 씨, 재한 이집트인 파트히 씨, 전국기간제교사노조 박혜성 위원장 ⓒ이미진

넷째 발언자는 재한 이집트인 파트히 씨였다.

그는 최근 하마스가 이스라엘 포로 석방을 지연시킨 것은 이스라엘이 휴전 협정을 위반하며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하고 또 지원 물품 반입을 막고 있는 것을 바로잡기 위한 조치였다며 그 정당성을 옹호했다.

또한 가자지구의 저항이 갖는 정치적 중요성을 역설했다.

“가자지구의 저항은 불의한 세계 질서 그리고 가짜 인권의 실체를 드러냈습니다.

“가자지구의 저항은 세계 사람들의 마음에 팔레스타인 대의를 다시 불러일으켰습니다.

“정말로 가자지구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저는 이집트인이지만 가자 주민의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저항 운동의 지도자였던 야히야 신와르에 대한 존경을 표하면서 발언을 마무리했다.

마지막 발언자는 기간제교사노조의 박혜성 위원장이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자신의 집만 아니라 학교, 병원 등 모든 것이 파괴된 가자로 돌아오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바로 그들의 땅이 삶의 터전이고 뿌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트럼프는 가자를 지옥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가자를 지옥으로 만든 자가 누구입니까? 바로 이스라엘과 그들을 지원한 미국의 지배계급이며 트럼프입니다.

“그런데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이런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 추천 운운했을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 대사를 만나 협력을 당부하며 휴전으로 평화 체제가 된 것을 축하한다고 했습니다.”

박혜성 위원장은 이런 민주당을 통해 팔레스타인 해방을 앞당길 수 있다고 기대를 걸기보다는 아래로부터 투쟁에 진정한 변화의 동력이 있음을 강조했다.

강추위가 누그러진 덕분에 집회 장소인 교보문고 일대, 행진 코스였던 광화문광장, 인사동 쌈지길 등에는 시민들이 지난주보다 더 많았다. 많은 이들이 집회와 행진을 유심히 지켜보며 카메라에 담았고 일부는 박수를 치고 행진에 합류했다. 함께 나온 자녀들에게 팔레스타인 쟁점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가족도 볼 수 있었다.

2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72차 서울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2차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트럼프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광화문 사거리에서 한 여성 운전자는 창문 밖으로 주먹을 높이 들어 올리며 팔레스타인 지지의 뜻을 나타내 행진 대오가 환호하기도 했다. 행진 대오는 미 대사관 앞을 지날 때는 그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민중민주당 활동가와, 헌재 앞 부근에서는 시위를 준비 중인 촛불행동 회원들과 응원을 주고받았다.

이날 기자가 만난 한 60대 남성 참가자도 예전 촛불행동 집회에 참가하던 중 우연히 팔레스타인 행진 대오를 본 것을 계기로 집회에 참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평소 이스라엘이 괘씸하다고 생각했다면서 “팔레스타인이 독립 국가를 세우길 바란다”고 했다. 또한 팔레스타인 집회 소식을 본지 웹사이트에서 꾸준히 접하고 있다고 했다.

또 다른 참가자인 타지키스탄인 마누 씨는 2023년 10월 인스타그램에서 팔연사 집회 소식을 접한 이래 꾸준히 참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음 주 집중 행동 날에 힘을 실어 달라고 호소하며 “인간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라면, 또는 좌파적 가치를 지지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집회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비교적 왕래하기 편한 용인”에서 오고 있지만 더 먼 곳이었더라도 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스라엘 대사관 건너편에서 행진을 마친 주최측은, 오늘 집회가 팔레스타인 저항 세력의 호소에 응한 국제적 운동의 일부임을 다시 상기시켰다. 그러면서 다음 주 일요일에 열리는 2·23 집중 행동의 날에 더 많은 사람들을 참가시키기 위해 남은 시간 동안 열심히 조직하자고 호소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72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2차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을 향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2차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 미국대사관 앞에서 트럼프를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2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72차 집회에 참가한 재한 이집트인 아이들이 행진에 함께 하고 있다 ⓒ이미진
재한 팔레스타인인 리나드 씨가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 참가자들의 지지 메시지를 받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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