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증보
2월 26일 이화여대 맞불 시위:
극우의 폭력에도 당당하게 윤석열 파면을 외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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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6일(수) 이화여대에서 윤석열 탄핵에 반대하는 극우 세력의 시국선언에 맞서 “윤석열 파면! 쿠데타 옹호 세력은 이화에 발붙일 곳 없다! 이화여대 긴급행동”이 열렸다. 이화여대 재학생과 동문 등이 이 맞불 시위를 주최했다. 여기에 이화여대 교수와 노동자도 가세해 민주주의 수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화여대에 갓 입학한 25학번 새내기도 참가했다.
최근 극우 세력들은 3월 1일 윤석열 탄핵 반대 집회를 앞두고 대학가를 돌면서 세력을 결집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다. 학생들 내에서도 극우 지지가 상당하다는 착시를 만들려고 대학 캠퍼스 순회 집회를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가는 곳마다 극우에 맞서는 시위가 벌어지며 그들은 의도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고려대에서는 민주 수호 시위대에 막혀 학내에 발도 들이지 못했고, 서울대에서는 준비한 행사를 진행하지 못했다.


이화여대에서도 극우 저지를 위해 모인 재학생들과 동문들의 맞불 시위로 이들은 계획한 시국선언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했다.
11시로 예고된 극우들의 탄핵 반대 시국선언에 앞서서 10시에 이화여대 긴급행동의 집회가 대강당 앞 계단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자 극우 학생 일부가 이른 아침부터 나와 대강당 계단을 사수하려 했다.
이를 순순히 용납할 수 없었던 맞불 시위 참가자들이 9시 30분에 대강당 앞 계단에서 “해방이화! 쿠데타 옹호 세력은 나가라!” 하는 현수막을 펼치고 시위를 시작했다. 갑작스러운 시위 시작에 극우 세력은 우왕좌왕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대강당 계단을 비켜 주지 않으려고 하며 같은 자리에서 탄핵 반대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쳤다. 본격적인 시위가 시작됐다.
처음에는 극우 측이 맞불 집회 참가자보다 더 많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탄핵을 지지·촉구하는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여들어 맞불 시위대의 규모가 비슷해졌다.
확성기를 든 이화여대 학생은 소리 높여 극우들을 규탄했다.


“감히 여기가 어떤 곳인데 이곳에 들어와서 윤석열 탄핵 반대라는 말도 안 되는 목소리를 낸다는 말입니까? 일제 강점기부터 독재 정권, 박근혜 탄핵까지 우리 이화인들이 가장 앞장서서 싸운 자랑스러운 역사가 있는 곳입니다.
“이런 자랑스러운 학교에 극우 세력이 들어와 난동을 부리는 것을 도저히 보고 있을 수 없어서 대학생들과 동문들이 맞불 집회를 하기로 기획했습니다.”
한 이화여대 졸업생은 “쿠데타를 옹호하는 세력들은 표현의 자유 운운할 자격이 없다. 쿠데타 옹호 세력의 집회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표현의 자유를 지키는 일”이라며 비판했다.
맞불 시위대가 기세 좋게 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자 결국 극우 세력은 대강당 앞 계단을 포기하고 정문 밖에서 진을 치고 있는 극우 시위대가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정문 밖에는 대학 당국의 출입 통제로 학내로 들어오지 못한 극우 중장년층 100명가량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극우 재학생과 졸업생은 애초 정문 밖으로 나가서 그들에게 합류하려 했지만 학교 당국의 정문 통제에 막혀서 나가지 못하고 정문 안에서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들은 모인 사람들을 향해 계획한 시국선언을 제대로 진행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사과해야 했다.
여학생 멱살 잡고 발길질 등 폭력 만행
정문 앞에 모인 극우 유튜버와 시위대들은 “아가리 X쳐, XX년아” 등 온갖 여성 차별적인 욕설과 성희롱을 하며 맞불 시위대를 모욕했다. 어떤 남성 극우 시위대는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졸업생에게 “집에 가서 애나 봐!” 하고 소리쳤다. “야구 방망이 가져왔다”, “빨갱이는 죽여도 돼” 등을 외치기도 했다.
맞불 시위대는 정문 쪽에서도 “해방 이화, 민주 수호!” “극우 세력 물러나라!” 하는 구호를 외치며 계속 시위를 이어갔다. 맞불 시위대의 규모는 100명가량으로 불어났다.

시국선언이 끝나고 교내에 있는 극우 세력들은 다시 대강당 계단으로 이동해서 기념 사진 촬영을 하려 했다. 제대로 시국선언을 진행하지 못한 걸 만회하려는 것이었다. 이들을 저지하러 맞불 시위대도 대강당으로 이동하려 했다.
그런데 이때 극우 남성들이 출입 통제용 펜스를 뛰어넘어 학내로 들어왔다. 극우 유튜버 킬문TV는 “넘어가라”고 선동했고, 덩치 큰 극우 남성 10여 명이 스크럼을 짜고 이화여대 재학생과 졸업생을 막아서며 폭력을 행사했다. 사전에 계획된 행동인 듯 일사불란했다.
이들 중에는 서부지법 폭동에 가담한 자들도 있었다. 이런 자들이 이화여대 교정에서 여학생들에게 물리적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맞불 시위대가 물러서지 않고 대강당으로 계속 행진하려 하자 이들은 팻말을 부수고 위협적인 언행을 퍼붓는 등의 난동을 벌였다.
극우 남성들은 맞불 시위대의 현수막 앞에 드러눕고, 여학생들의 몸에 손을 대며 밀치고, 발길질을 하고, 팻말을 주먹으로 깨부쉈다. 심지어 한 여학생에게 달려들어 멱살을 확 채어 잡는 등 말도 안 되는 폭력 만행을 저질렀다. 여대 교정에서 차마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 사태에 대해 주류 언론들은 “아수라장”이라며 마치 극우와 맞불 시위대가 서로 뒤엉켜 싸운 것처럼 보도하고 있다. 그러나 실상은 깡패 같은 극우 남성들이 여학생과 졸업생들에게 위협적인 폭력을 행사한 것이다. 극우 남성들의 폭력 속에서 비명을 지르고 주저앉아 울음을 터트리는 여성들도 있었다.


이와 같은 상황 속에서 여러 여성들이 넘어지고 부상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경찰과 학교 측은 질서 유지를 한다며 서 있었지만 극우들의 깡패 짓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았다.
이화여대에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을 한 극우 학생과 졸업생들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 달라며 고상한 척을 했지만, 실상은 이런 극우 깡패들을 교정으로 끌어들여 탄핵 찬성 시위대에 물리적 폭력을 가하게 조장했다. 이는 극우 학생과 졸업생들의 지독한 위선을 보여 주는 일이다.
이런 행태는 많은 이화여대 학생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에브리타임 이화여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시위하다 얼굴 맞았다,” “이대에 신남성연대가 웬말이냐” 하는 규탄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정문 앞의 극우 시위대를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항의하고 가는 학생들과 시민들도 여럿 있었다. 이화여대 학생 여러 명이 즉석에서 극우 반대 시위에 동참했고, 사탕 등과 같은 간식을 지원하는 학생도 있었다.
이번 사태는 극우들의 폭력적 본성을 보여 주는 것일 뿐 아니라 이제까지 극우들의 학내 행동이 성공해 오지 못한 것에 대한 위기감의 발로이다. 이 때문에 무리수를 둔 것이다.

사수
맞불 시위대는 이런 남성 극우들의 방해를 용감하게 뚫고 극우 학생들을 몰아내고 대강당 계단을 다시 사수했다.
맞불 시위대는 “우리가 대강당 계단을 지켜냈습니다! 저들은 오늘 대강당 계단에서 시국선언을 할 수 없었습니다!” 하고 외치며 기뻐했다.
탄핵 촉구 맞불 시위대는 승리감 속에 정리집회를 진행했다.
“오늘 학교 측과 경찰의 비협조로 인해서 많은 분들이 다치고 부상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이런 과정에서 극우 세력들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인간답지 않은 행동들을 일삼고 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다른 대학에서도 극우들의 집회가 예정돼 있습니다. 앞으로도 이 극우들의 폭력에 맞서서 계속해서 싸워 나가겠습니다.”
오늘 맞불 시위에 대해 이화여대 커뮤니티에는 응원과 격려의 글이 많이 올라왔다.
“ㅜㅜ감동이다 시국선언 막았어”라는 제목의 글에 순식간에 2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좋아요’를 눌렀다.
“오늘 맞불 없었으면 극우들 우리학교 이름 걸고 탄반 시국선언 진행했을 거임.”
“맞불 없었으면 대강당에서 평화롭게 시국선언 진행하고 방송사들 취재해 가서 여기저기 대서특필 됐겠지. 오늘 맞불 간 벗들이 고생해 준 덕분이야.”
“이제 꿘(운동권) 욕하지 마라.”
한편 이날 오후 3시 이화여대 총학생회는 역대 총학생회장단과 15000 이화인의 이름으로 이화여대 2차 시국선언을 진행했다. 이 시국선언에 150명가량이 참가해 윤석열 파면을 촉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