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 경희대 맞불 시위:
극우 시위대는 학교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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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일(토) 경희대에서 맞불 집회가 열렸다. 극우 세력이 오전 10시에 탄핵 반대(이하 반탄) 집회를 예고했기 때문이다. 이에 맞서 경희대 교수, 학생, 교직원, 동문 등이 모인 경희학원민주단체협의회는 오전 9시 경희대 정문 앞에서 탄핵 찬성(이하 찬탄)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반탄 쪽은 애초에 경희대학교 안에서 집회를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경희대 총민주동문회 등이 “자랑스러운 경희대학교에 내란 극우세력은 한 발자국도 들어올 수 없다!” 하며 극우 집회를 금지할 것을 학교 당국에 촉구했다. 대학 당국은 극우의 학내 집회를 불허했다.
최근 극우 남성들이 이화여대에 난입해 학생과 동문들에게 폭력을 행사한 것에 대한 반발이 커진 것을 대학 당국이 의식한 듯하다.
그러자 극우는 정문 앞에서 집회를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찬탄 시위대가 정문 앞을 선점했다. 극우 시위대는 정문에서도 밀려나 경희메디컬약국 앞에서 시국선언을 했다. 극우 인터넷 게시판에는 “자리를 빼앗겼다”며 분해 하는 글들이 올라 왔다.
경희학원민주단체협의회가 주최한 기자회견에서는 재학생, 교수, 노동조합, 동문 등이 발언했다.
사학과 장지호 교수는 “여러 차례 계엄을 경험한 세대”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계엄이라고 하는 것이 민주주의나 자유를 속박하는 엄청 무서운 행위인지를 저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정치외교학과 김가연 학생은 경희대학교 회칙을 언급하며 민주주의 파괴 세력을 규탄했다. “일제의 민족 해방 운동, 4·19 혁명, 5·18 광주 민주화, 6월의 민주항쟁으로 이어지는 애국 선열의 숭고한 혼[을 이어 받자고 돼 있다.]”
김종민 대학노조 경희학원 지부장은 “윤석열 정부의 권력 남용이 명백한 상황에서 이에 대한 책임을 묻는 민주 시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탄핵 반대를 외치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고 일갈했다.
김광일 동문은 극우 시위대를 이렇게 규탄했다. “연세대, 서울대, 고려대, 어제는 시립대,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그리고 오늘은 경희대에서 극우는 전혀 환영받지 못하고 항의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오늘 우리는 혐중, 반중을 옹호하는 그런 세력들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이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경희학원민주단체협의회의 기자회견이 끝나자 일부는 극우 시위대와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정문 안쪽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나 나머지는 정문 앞을 계속 지키며 시위를 이어갔다. 그래서 극우는 끝까지 정문 앞을 차지하지 못했다.
극우 학생과 졸업생 등의 시국선언이 끝난 뒤 이들은 정문 앞에서 기념 촬영을 하겠다며 정문으로 밀고 들어왔다. 이들은 정문을 지키고 있는 찬탄 시위대의 팻말을 빼앗고, 멱살을 잡고, 밀쳤다. 이 과정에서 한 여성 동문은 얼굴이 손톱으로 긁히는 상처를 입기도 했다.
극우는 특히 “중국 유학생 비난 말라”고 씌어 있는 팻말을 표적 삼아서 부쉈다. 경희대는 중국 유학생이 전국에서 가장 많은 대학이다.
극우는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고 주장하지만 이들의 폭력적 행태는 오히려 “표현의 자유”를 공격하는 것이다.
결국 극우 시위대는 정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경찰의 비호를 받으며 황급히 사진 촬영을 하고는 떠났다.
찬탄 시위대는 “이겼다” 하고 환호했다. “윤석열을 파면하라” 하는 구호를 외치고 밝은 얼굴로 서로를 격려하며 집회를 마무리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