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혁명적 사회주의자가 말한다:
독일 총선 후 좌파 앞에 놓인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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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독일 총선에서 급진 좌파 정당인 좌파당이 부활한 것을 많은 사람들이 한 가닥 희망으로 여겼다.
그러나 이제 좌파당은 우파 정당인 기독교민주연합(CDU, 이하 기민련) 주도 연정이 제기하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해 있다. 기민련은 군비 지출을 늘리기 위해 복지 국가를 파괴하려고 단단히 벼르고 있다. 그리고 파시스트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제2 정당으로 약진해 의기양양해하고 있다.
독일의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아래로부터 사회주의’ 회원 슈테판 치플레는 이렇게 말했다.
“기민련과 개혁주의 정당인 사회민주당은 군비와 사회 기반 시설에 대한 지출을 대폭 늘리기로 합의했습니다.”
독일 의회 제도에 따르면 총선 후 30일까지 기존 의원들이 의석을 유지한다.
“그들은 새 회기가 시작하기 전에 법 개정을 서두를 겁니다. 그들은 [사민당 주도의 기존 연정에 참여하고 있는] 녹색당·자유민주당 의원들을 끌어들이기만 해도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개헌도 가능한 의석 수입니다.”
새 연정 임기는 4월 20일경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민련과 사민당은 그때까지 기다렸다가는 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AfD나 좌파당에 의존해야 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한다고 치플레는 지적했다.
“사민당은 바보가 아닙니다. 사민당과 기민련의 합의안은 사실상 무제한의 재무장 지출과 5000억 유로 규모의 기반 시설 투자를 결합한 것입니다.
“사민당이 자기 유권자들에게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라고 설득할 수 있는 안인 것이죠. 도로가 열악하고 철도가 오랜 민영화 때문에 붕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치플레는 좌파당 지도부가 그런 합의안을 지지하자는 유혹을 느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몇 년 사이에 좌파당 내에서는 연정 참여를 지향하는 세력이 강력해졌습니다.
“그들은 좌파당이 정치를 바꾸고 ‘품격 있는’ 정당처럼 처신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당 강령을 문제 삼습니다. 그 강령도 당내 좌우파의 타협의 산물인데 말이죠.
“예컨대 좌파당은 ‘나토 반대’를 당론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당내 우파는, 좌파당이 향후 어떤 정부에든 참여하려면 독일 제국주의를 어떤 식으로든 인정해야 하므로 그 노선을 폐기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치플레는 당내 우파와 지난해 새로 가입한 수만 명 사이에 뚜렷한 간극이 있다고 전했다. 좌파당은 지난해 당원 가입이 급증해 당원 수가 10만 명을 넘겼다.
치플레는 “좌파당 성장의 핵심 요인은 반파시즘 대중운동”이라고 지적했다. 치플레는 자신이 사는 함부르크에서 지난해 18만 명 규모의 반AfD 시위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함부르크 인구의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수입니다. 함부르크에서 일어난 시위로는 제 평생을 통틀어, 아니 1918년 독일 혁명 이후 최대 규모일 겁니다.
“그 운동은 매우 광범한 운동이었습니다. 교회들과 사민당, 몇몇 소규모 급진 좌파 단체들도 포괄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완전히 주변화됐습니다.”
치플레는 수많은 사람들이 좌파당의 인종차별 반대 입장 때문에 좌파당에 이끌렸다고 설명했다.
“이전 선거들에서 양극화는 기민련과 사민당 사이에서 벌어졌습니다. 그러나 이번 양극화는 이민자 추방 쟁점을 중심으로 벌어졌고, 좌파당은 이민자 추방에 반대했습니다.”
그러나 좌파당 지도부는 그 쟁점으로 운동을 건설할 생각이 없었다. “그들은 인종차별과 이민 문제를 거론하고 싶어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은 어떠한 논란도 바라지 않았어요. 그래서 월세 상한 같은 특정 사회적 쟁점에 주력하고 까다로운 문제는 회피하기로 했죠.”
그럼에도 좌파당은 과격한 이민자 추방 공약을 내세우는 데에 동참하지 않는 유일한 정당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동적으로” 좌파당을 주류에 대항하는 균형추로 여기게 됐다고 치플레는 설명했다.
여전히 반파시즘 운동은 급진 좌파 앞에 놓인 중대한 과제다. 그리고 수많은 새로운 사람들의 운동 참여는 엄청난 가능성을 열어 준다.
“영국의 ‘인종차별에 맞서자’와 유사한 독일의 연대체 ‘인종차별에 맞서자’는 AfD에 맞서 최대한 광범한 단결을 구축하려고 계속 노력할 것입니다.
“바라건대 좌파당의 몇몇 지도자들과 지역 조직들, 수많은 당원들도 그런 단결에 참여하면 좋겠습니다. 좌파당 자체는 그것의 원동력이 될 수 없을 것이지만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