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구호 선단 ‘수무드’ 납치에 항의해:
세계적 팔레스타인 연대 파업 시위가 분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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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일 이스라엘군은 구호품을 싣고 가자지구를 향하던 ‘글로벌 수무드’ 구호 선단 소속 40여 척의 배를 나포해 승선한 활동가 전원을 체포했다.
이스라엘이 군함을 동원해 인도주의적 활동을 가로막은 것은 해적질이나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이스라엘은 그 배들이 하마스의 조종을 받고 무기를 제공하려 했다고 거짓말한다.
서방 국가들은 이런 이스라엘을 비난하지 않으려고 애쓰며 납치된 자국민의 신변 안전만을 촉구하고 있다. ‘글로벌 수무드’ 활동가들이 바란 가자지구 봉쇄 중단과 구호품 반입 문제는 없는 셈 치는 것이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정부는 구호 선단을 지키겠다며 군함을 파견했었다. 그러나 이 군함들은 이스라엘군과의 거리가 가까워지자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며 운항을 중단하라고 활동가들을 압박했고, 이스라엘의 습격 직전에 철수했다. 처음부터 구호 선단을 보호할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이처럼 서방 지도자들은 ‘글로벌 수무드’ 구호 선단이나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에는 관심이 없다.
지도자들의 이런 모습과 대조적으로 구호 선단 납치 소식이 전해지자 세계 곳곳에서 항의가 터져 나왔다.
가장 뜨거운 반응이 터져 나온 곳은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노동자들은 9월 22일 팔레스타인 연대 100만 총파업에 이어 몇몇 항만에서는 이스라엘행 선박의 입항과 하역을 저지하고 있었다.
이 노동자들은 10월 3일 또 다른 대파업을 준비하던 중 구호 선단 납치 소식이 전해지자 곳곳에서 파업 일정을 앞당겼다. 노동자들은 10월 2일부터 주요 도시의 대중교통을 봉쇄했고, 10월 3일에는 전국 100여 곳에서 200만 명이 파업에 나섰다.
프랑스에서는 10월 2일 10만여 명이 참가하는 파업이 벌어졌다. 원래는 긴축에 반대하며 계획된 파업이지만, 거의 모든 대열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이 홍수를 이뤘다. 파업이 특히 강력했던 마르세유에서는 이스라엘에 무기를 공급하는 기업 유로링크스를 봉쇄하는 과정에서 약 100명이 연행되기도 했다.
스페인에서는 바르셀로나와 마드리드에서 1만 5,000명과 1만 명이 시위를 벌였고, 그 밖의 20여 개 도시에서도 시위가 일어났다.
그리스에서는 10월 1일 전국적 파업 직후 선단 납치 소식이 전해지자 곳곳에서 노동자 행동이 계속됐다. 아테네에서만 수천 명이 이스라엘 대사관으로 가는 도로를 봉쇄했다.
영국 런던·에딘버러 등지에서 기차역과 도로를 점거하고 교통을 마비시키는 항의 행동이 벌어졌고, 벨기에 브뤼셀 등 다른 유럽 대도시에서도 긴급 항의 시위가 대규모로 벌어졌다.
중동에서도 항의 행동이 터져 나왔다.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는 대규모 시위대가 이스라엘 대사관으로 행진하며 “점령자들을 제재하라”고 요구했다.
튀니지 수도 튀니스에서도 수천 명이 거리로 나왔고 이스라엘과 이스라엘을 비호하는 미국을 강도 높게 규탄했다. 그중 수십 명의 활동가들은 구호 선단 활동가들 석방을 요구하며 미국 대사관 앞 무기한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그 밖에도 브라질, 아르헨티나,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이번 구호 선단 참가자 중에는 한국의 평화 활동가 김아현(활동명 ‘해초’) 씨도 포함돼 있다. 그가 속한 ‘개척자들’ 등의 12개 단체는 10월 2일 발표한 입장문에서 해초 씨의 안전을 위한 요구와 함께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이스라엘과 관계를 단절하라고 요구했다. 그녀의 무사 귀환을 바란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인종학살을 막을 방법은 글로벌 팔레스타인 운동을 더욱 키우는 것뿐이다. 10월 12일 일요일 오후 2시 서울 열린송현녹지광장 입구에서 열릴 ‘가자 학살 2년 전국 집중 행동의 날’에 최대한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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