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3일 튀르키예에서 진보적 언론인이자 활동가 하칸 토순이 살해됐다. 그와 함께 활동했던 많은 단체들은 경찰 수사를 믿을 수 없다며 투명하고 독립적인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이 사건은 민주주의 위기가 심화되는 가운데 무슨 일이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경고이다. 튀르키예 지배계급은 전례 없는 물가 상승에 대한 분노를 우려해 권위주의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
하칸 토순은 각종 사회적 쟁점에서 진보적 목소리를 대변했고, 특히 튀르키예 곳곳에서 자행되는 환경 파괴를 생생하게 폭로하는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왔다. 그는 10월 10일 밤 이스탄불 시내에서 집으로 가던 중 오토바이 괴한들에게 공격당했고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이틀 후에 숨졌다.
튀르키예의 혁명적 사회주의 단체, 환경 운동 단체, 언론노조 등은 그가 진보적 활동 때문에 표적 살해됐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경찰은 용의자 2명을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공격 현장의 CCTV 영상을 온전하게 공개하지 않았고, 이후 공개된 CCTV 영상에서는 가해자가 1명 더 있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한 하칸 토순의 가족이 실종신고까지 했는데, 그가 의식을 잃은 채로 병원에 있는 동안 경찰이 이 사실을 가족에게 알리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있다.
이렇듯 경찰 발표에는 석연찮은 점들이 많아 진보·좌파 단체들과 유가족은 독립적이고 투명한 수사를 요구하고 있다.
10월 16일에는 수천 명이 살인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을 촉구하며 시위와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이번 사건을 단순 강도로 마무리하는 것은 수많은 의혹을 덮어 제2, 제3의 활동가 살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지속적으로 투쟁할 것임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