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11월 1일 팔레스타인 연대 서울 집회와 행진:
트럼프가 “피스 메이커”라니 가당치 않다

11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10월 28일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공습해 하루 만에 1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들을 살해했다. 또한 갖은 이유를 대며 구호 트럭 반입을 약속보다 절반 이하로 제한하며 휴전 합의를 거듭 위반하고 있다.

11월 1일 서울 교보문고 광화문점 앞에서 열린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 105차 집회는 휴전 합의에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 인종학살을 자행하는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이런 이스라엘을 두둔하며 오히려 하마스에 무장 해제를 강요하는 트럼프를 향해 항의의 목소리를 높이는 자리였다.

“학살 국가 이스라엘, 가자 폭격 멈춰라!”

“학살 공범 도널드 트럼프, 가자에서 손 떼라!”

이날 집회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방한한 트럼프에게 왕 대접을 하며 한껏 아첨한 것에 대한 분노도 터져 나왔다.

11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팔레스타인-아일랜드계 영국인 엠마 씨가 발언하고 있다 ⓒ조승진
인종학살 공범에게 "피스메이커"라니! 11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첫 연설자인 팔레스타인-아일랜드계 영국인 엠마 씨는 “트럼프 같은 자를 결코 환영해선 안 된다”며 이렇게 말했다.

“수요일 환영 만찬에서 트럼프는 ‘피스메이커’라고 쓰인 디저트를 대접받았습니다.

“주초에 이스라엘이 또다시 휴전 협정을 위반하는 것을 지켜본 전 세계 팔레스타인인들을 모욕하는 짓이었습니다.

“서구 언론들은 휴전 협정이 ‘위태롭다’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의 속을 긁고 있습니다. 휴전 협정은 그것을 125번 이상 위반한 이스라엘에 의해 ‘파기’됐다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엠마 씨가 한국 정부가 트럼프에게 왕관을 선물한 것을 통렬히 비판하자 참가자들은 크게 호응했다.

“트럼프에게 왕관을 선물한 것은 최근 트럼프와 그 일당에 맞서 거리로 쏟아져 나와 ‘왕은 없다’고 외친 수많은 미국인들에게 따귀를 날린 것과 다름없습니다.”

11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얄라연세의 김산 씨가 발언하고 있다 ⓒ조승진

다음 연설자는 캠퍼스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활동을 다양하게 이어 가고 있는 동아리들의 하나인 연세대학교 얄라연세에서 활동하는 김산 씨였다. 그는 서방과 아랍 국가 등 국제 사회의 중재로는 팔레스타인 해방을 이룰 수 없다며 연대 운동을 이어 가자고 강조했다.

“애초에 모욕적이고 공허한 반쪽짜리였던 휴전은 이제 그조차도 아니었음이 명백히 입증됐습니다.

“팔레스타인 문제의 유일한 해법은 완전한 해방이며, 그 해방은 제국주의자들의 원탁이 아니라 팔레스타인인들에게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 분명해졌습니다.

“해방은 권력자들의 중재가 아닌 우리의 집단적 결의로 쟁취될 것입니다.”

11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수단인 오마르 씨가 발언하고 있다 ⓒ조승진

마지막 연설자는 수단인 오마르 씨였다. 군벌 간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수단에서는 최근 ‘신속지원군(RSF)’ 군벌이 인종학살을 자행하고 있다.

오마르 씨는 수단 군벌뿐 아니라, 수단에 개입하는 외세도 비판했다. 이스라엘도 그중 하나다.

“이스라엘은 최근 인종학살이 벌어진 다르푸르에서도 같은 술책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민병대를 지원하고 무장시키고, 다른 국가들과 함께 전쟁 자금을 대며 분쟁을 조장하고 있습니다.

“가자에서 우리의 형제자매들이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폭격으로 죽어 가듯이, 다르푸르에서도 같은 무기와 같은 손에 의해 우리 사람들이 말살되고 있습니다.”

“가자에 해방을! 수단에 정의를!”

11월 1일 오후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이윽고 참가자들은 행진에 나섰다.

지난주에 이어 이번 주에도 경찰은 미국 대사관 앞 행진을 불허했다.

이재명 정부는 이스라엘 기업들을 무기 박람회에 초청하고 학살 공범 트럼프에게 왕관을 씌워 주면서,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두 학살 국가의 공관에 항의를 표하는 것은 가로막은 것이다.

행진 대오는 미국 대사관 인근에서 “노 킹, 노 트럼프!”를 외쳤다. 이재명이 트럼프에게 왕관까지 바친 게 국제 뉴스가 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의 ‘왕은 없다’ 시위대와 연대하는 의미로 그들의 구호를 외친 것이다.

11월 1일 오후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시위대는 이재명 정부를 향해서도 “이스라엘과 협력 중단하라!” 하고 목소리를 높였다.

행진은 종로와 인사동을 지나 이스라엘 대사관 앞까지 이어졌다. 다양한 배경과 국적의 사람들이 참가하고, 향도로 구호를 선창하거나 유인물을 반포하는 등 더 적극적인 구실을 맡기도 했다.

행진과 거리의 교감과 호응도 눈에 띄었다.

어떤 부모는 행진을 구경하며 어린 딸에게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쟁점을 설명했다. 응원하는 행인들과 행진 대열이 인사를 주고받는가 하면, 행진에 합류하는 행인들도 있었다.

친구와 행진에 합류한 한 한국인 여성은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집회가 있는 줄 모르고 시내에 나왔는데, 워낙 중요한 쟁점이고 우리는 일제 강점기 경험도 있어서 함께했습니다. 무엇보다, 합류하기 편해 보였어요.”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 도착한 시위대는 미국 ‘왕은 없다’ 운동과의 연대를 다시 한 번 천명했다. 그리고 이스라엘 대사관을 향해 “다운 다운 이스라엘!”이라고 외치며 행진을 마쳤다.

전국노동자대회와 같은 날에 열리는 다음 주 팔연사 집회는 전국노동자대회보다 1시간 일찍 시작한다(11월 8일 토요일 오후 2시 교보문고 앞). 이 날은 집회를 마치고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리는 곳으로 행진해서 노동자들에게 팔레스타인 연대를 호소할 계획이다.

11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11월 1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열린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11월 1일 오후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11월 1일 오후 105차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이메일 구독, 앱과 알림 설치
‘아침에 읽는 〈노동자 연대〉’
매일 아침 7시 30분에 보내 드립니다.
앱과 알림을 설치하면 기사를
빠짐없이 받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