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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내란 청산과 극우 팔레스타인·중동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긴 글

아펙(APEC):
트럼프 등 지배자들을 환대하려고 민주적 권리 제한하는 이재명 정부

이재명 정부가 경주를 삼엄한 경비 구역으로 만들고 있다.

경주 아펙(APEC) 회담 장소 주변 일대는 아펙 기간 계엄을 방불케 하는 상태가 된다. 기동대·특공대 등 경찰 병력 19,000명, 군 병력 3,900명이 배치된다. 장갑차와 헬기도 동원된다. 회담장 주변 곳곳에 펜스가 설치되고 있다.

아펙 기간 주요 도로와 길목에서는 일반인들의 통행과 집회·시위가 금지된다.

경찰은 아펙 회담장 주변에서 극우의 혐중 집회만 금지하는 게 아니다. 넘버원 제국주의자이자 세계 극우의 수장인 트럼프에 반대하는 사람들의 정당한 목소리도 금지한다.

트럼프가 한국에 아직 도착하지도 않은 10월 28일, 경찰은 회담장 인근에서 트럼프가 새겨진 플래카드를 들고 트럼프 규탄 1인 시위를 하려던 이제석 씨를 제지했다.(이제석 씨는 유명한 이라크 전쟁 반대 포스터를 만든 광고 제작자다.)

아펙에서 트럼프 반대자들은 불청객이다. 아펙 대비 훈련 중인 경찰기동대 ⓒ출처 경북경찰청

이재명 정부의 삼엄한 통제 조처 때문에 트럼프와 아펙을 비판하는 집회와 기자회견들은 아펙 회담장에서 수 킬로미터 떨어진 곳들로 밀려나게 됐다. 이토록 광범한 지역에서 집회·시위를 금지한 적은 거의 없었다.

경주에서만 그러는 게 아니다. 10월 25일 서울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이 주최한 트럼프 방한 규탄 집회는 예정돼 있던 미국대사관 방향으로 행진하지 못했다. 팔연사 측은 경찰이 아펙을 앞둔 시기임을 내세워 미국대사관 앞 행진을 불허했다고 기자에게 전했다.

이재명 정부는 아펙 회의에 참석하는 제국주의자들과 대자본가들의 회담을 위해 대규모 병력을 동원해 민주적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 편인가?

전 세계 피억압 대중의 적인 트럼프에 반대하는 목소리는 완전히 정당하고 필요하다. 최근 미국에서도 거대한 반트럼프 시위(‘왕은 없다’)가 일어났고, LA 항쟁 등 트럼프의 야만적 이민자 사냥에 맞서는 투쟁도 벌어지고 있다.

트럼프가 방문하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트럼프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10월 26일 아세안 정상회의가 열린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는 트럼프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와 팔레스타인 연대 시위가 열렸다. 9월 17일 영국에서는 트럼프의 국빈 방문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는 트럼프 맞이에 여념이 없다. 심지어 트럼프에게 훈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트럼프를 환대하려고 ‘쿠데타를 막아낸 위대한 국민’의 목소리는 억누르겠다니 지금 이재명 대통령은 누구 편에 서 있는가. 이러니 국힘이 목청을 높이고 극우의 기세가 오르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게다가 이재명 정부는 ‘아펙 성공적 개최 지원’을 명분으로 경주 지역에서 미등록 이주민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조지아주 한국인 노동자들을 체포하고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동원해 야만적 이민자 사냥을 벌이는 트럼프를 맞이하기 위해 한국에 있는 이주노동자들을 단속하는 것이다.(관련 기사: 본지 560호, 아펙 앞두고 미등록 이주민 단속 강화: 이것이 이재명 대통령의 아펙 맞이 “대청소 운동”인가)

이재명 대통령은 9월 24일 80차 유엔 총회에서 “민주주의 회복”을 자랑했다. 그러나 주요국 지배자들의 회담인 아펙을 위해 민주적 권리를 제한하는 지금 그 ‘민주주의’는 어디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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