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레일 자회사 비정규직 투쟁:
“적정임금”은커녕 최저임금도 못 주겠다는 공공기관 코레일네트웍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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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2일 코레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이들은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와 철도고객센터지부 소속 노동자들로, 역무 ·주차관리·고객센터·사무보조 등의 일을 하고 있다.
한 달 전부터 지명 파업과 부분 순환 파업을 진행했고, 이날 2차 파업에 들어간 것이다. 12월 9일부터는 서울역에서 농성도 진행하고 있다. 서재유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수석부지부장은 벌써 6일째 단식 중이다(22일 현재).
이 노동자들은 20년 이상을 일해도 기본급이 202만 원으로 동일하다. 연차나 경력을 반영하지 않는다. 노동자들은 현재 식대로는 제대로 된 식사를 할 수 없고, 먹는 것으로 차별받는 것이 정말 서럽다고 토로한다.
사측은 중앙노동위원회가 제시한 조정안조차 못 받겠다고 버티고 있다. 노동자들은 그 조정안도 턱없이 부족하고 만족스럽지 않지만, 이조차 거부하는 코레일네트웍스 사측에 분노하고 있다.
김종호 철도노조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쟁의대책위원장은 말했다. “기본급 216만 원, 식대 20만 원[현재는 14만 원], 직무수당 14만 원(역장)과 4만 원(사원급)[현재는 1만 원]. 이 최소한의 요구를 하고 있는 현장 노동자들을 사람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까? 아니면 쓰다 버리는 소모품으로 보고 있는 것입니까? 상시지속업무를 수행하는 우리를 직접 고용해 정당한 대우를 하라는 요구가 무리한 것입니까?”
더구나 어제(21일) 사용자 측은 기본급 216만 원, 식대 20만 원으로 조정안을 수용하는 척하더니, 대신 탄력근로제 도입, 보건휴가 무급화, 휴일수당 무급화 등의 대폭적인 임금 삭감안을 함께 내놓아 노동자들을 우롱했다.
백미화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 조직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사측 안은] 20만 원 줄 테니 60만 원 내놓으라는 기만적인 안입니다. [조정안이] 생활임금도 안 돼 우리 기대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기본급만이라도 내년도 최저임금으로 올려 달라는 것입니다. 이게 과도한 요구입니까.”
조지현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 쟁의대책위원장도 사측 안을 이렇게 평가했다. “이 안은 전체 노동자 3분의 2가량의 임금이 삭감되는 안입니다[1,500명 중 950여 명의 임금이 대폭 삭감된다]. 우리는 4조2교대 전환을 위해 521명 충원을 요구했지만 기재부가 승인한 인원은 고작 5명입니다.
“사실상 4조2교대 논의가 미뤄지니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 탄력근로제를 밀어붙이는 거 아니겠습니까. 탄력근로제는 우리의 임금을 깎고 노동을 더 늘리는 제도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에게 적정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그러려면 제대로 된 처우 개선과 중간 착취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코레일네트웍스는 기재부 지침은 어길 수 없다고 하고, 주무부처인 국토부는 결정을 미루고, 기재부는 잘못된 지침을 바꿀 생각이 없다.” “이 나라는 대통령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기재부의 나라인가’ 되묻게 된다.”(서재유 코레일네트웍스지부 수석부지부장)
공공부문 총인건비 지침은 물가인상률에 한참 못 미쳐 실질임금은 계속 삭감돼 왔다. 처우 개선을 가로막는 총인건비 지침은 당장 폐기돼야 한다.
코레일네트웍스 사용자 측도 돈이 없는 게 아니다. 코레일네트웍스는 코레일로부터 역장 기본급 363만 원, 당무역장 362만 원, 역무원 245만 원 정도로 인건비를 위탁받지만, 노동자들에게는 기본급 202만 원만 지급하고 있다. 중간 착취한 돈을 코레일에 배당하고, 200억 원이 넘는 돈을 이익금으로 쌓아 놓고 있다.
코레일네트웍스 노동자들은 원청인 코레일 정규직 노동자들과 같거나 비슷한 일을 한다. 월 평균 노동시간은 18~33시간이 더 많다.
그런데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와 낮은 식대, 부족한 수당을 받으며 차별당하고 있다. 위험수당, 가족수당, 기술수당 등은 자회사 직원들에게 아예 적용되지 않고, 퇴근과 출근 사이에 11시간 연속 휴식도 보장되지 않는다.
이것은 노동자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는 차별이다.
철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와 연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