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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세계경제는 회복될 것인가?

도처에서 경기 회복의 조짐이 보인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를 뒷받침할 객관적 증거라고는 주가가 상당히 올랐다는 것뿐이다.

예컨대, 미국의 스탠다드앤푸어500지수는 올 3월부터 3분의 1이나 올랐다. 이 사실에 강한 인상을 받기 전에 2007년 8월 금융 위기가 폭발한 후 몇 달 동안 주가가 올랐던 것을 떠올릴 필요가 있다. 당시 두둑한 연봉을 받는 이런저런 얼간이들은 아무 문제가 없을 거라 주장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최신 《세계경제 전망》은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IMF는 1945년 이후 처음으로 세계 생산이 1.3퍼센트 감소할 거라고 예상한다. “모든 점에서, 이번 경기 하락은 1930년대 대공황 이후 가장 심각한 세계 침체다.” 세계경제에서 가장 막강한 공산품 수출국 중 하나인 일본은 올해 들어 3월까지 50억 파운드(9조 5천억 원) 무역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1980년 이후 처음이다. 국제무역이 빠른 속도로 수축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또 다른 주요 수출국인 독일의 경우,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는 -6퍼센트다.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독일 재무장관은 2009~2010년에 약 1백50만 명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거라고 말했다.

다행히도 경제가 무한정 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생산을 확장시키는 자기교정 메커니즘이 존재한다는 자유시장 경제학자들의 주장이 완전히 틀린 것만은 아니다.

그중 하나가 기업이 보유중인 완제품 재고량이다. 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면 기업들은 상품을 팔 수가 없고 많은 양의 재고가 쌓인다. 그래서 그들은 재고가 팔릴 때까지 생산을 줄인다. 재고가 감소하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생산을 늘린다.

그러나 이런 메커니즘은 역동적인 경제 성장을 일으키기에는 불충분하다. 특히 지금 같은 심각한 불황 때에는 더 그렇다. 그래서 정부들이 감세, 외화 차입 확대, 재정 지출 증가 등 재정 자극책으로 수요를 늘리려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자본가 계급이 재정 자극책의 실효성을 둘러싸고 분열해 있기 때문이다. 한 강력한 자본가 분파는 ― 국제적으로는 독일 정부가 주도하고 있는 ― 정부의 외화 차입 증가로 정부 부채가 늘고 결국 경제에 부담이 된다고 주장한다.

영국에서도 이 분파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보수당의] 데이비드 캐머론은 새로운 “신 긴축 시대를 천명하며” 정부 지출 삭감을 주장한다. 노팅힐[영국의 부유촌]과 이튼고교 출신의 애송이가 과연 긴축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알고나 있을까.

그러나 이런 분열 말고도 또 다른 문제가 있다. IMF는 “설사 위기가 끝나더라도 지난 몇 년과 비교해 성장률이 훨씬 낮은 힘든 조정기가 있을 것이다” 하고 전망한다.

IMF의 4월 《세계경제 전망》에는 불황과 회복 과정에 대한 연구가 실려 있다. 두 가지가 특히 눈에 띈다. 먼저, “금융 위기와 결합된 불황은 다른 종류의 충격으로 촉발된 불황보다 훨씬 심각하고 오래가는 경향이 있다. 또, 내수 위축과 신용 경색 때문에 경기회복이 대체로 더디다.”

둘째, “다수의 나라들이 동시에 불황에 빠진 경우에는 특정 지역에 한정된 불황보다 더 심각하고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그 경우 회복도 대체로 더디다.” 세계경제 전체가 불황에 빠져 있으면 수출 증대를 통한 회복이 더 힘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IMF는 이렇게 결론짓는다. “이런 사실을 현 상황에 적용해 보면 상황의 심각성이 분명히 드러난다. 현재의 경기 하강은 동시다발적이고 심각한 금융 위기와 결합돼 있다. 제2차세계대전 이후에 이 두 가지가 결합된 경우는 거의 없었다. 따라서 지금의 경기 하강은 특히 심각하고 회복도 매우 더딜 것이다.”

다시 말해, 설사 세계경제의 하강이 중단되더라도, 장기간 저성장의 덫에 걸리게 될 것 같다. 사람들이 1930년대를 대공황으로 부르듯이, 현 상황을 “대불황”으로 부르는 것도 당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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