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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성기업 투쟁:
밤새도록 일하라는 강요를 거부한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30일 넘게 파업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비닐 하우스에서 농성하며, 반값 등록금 촛불집회와 한진중공업으로 간 ‘희망 버스’에도 함께했다.

6월 4일 양재동 현대차 본사 앞에서 열린 노동조합 탄압 현대자본 규탄 집회 지지와 연대를 확대해 유성기업 노동자 투쟁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

노동자들은 ‘선별 복귀’가 아니라 일괄 복귀, 책임자 처벌, 성실교섭 등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이 15일부터 출근 투쟁을 전개하며 ‘업무 복귀서’까지 제시했지만, 사측은 여전히 선별 복귀를 고집하며 노조의 제안을 거부했다.

사실 금속노조 지도부는 노조의 투항을 강요하는 사측에게 ‘우리 측이 양보해야 한다’며 업무 복귀서를 작성하라고 노동자들을 압박해 왔다. 조합원들이 ‘생산 정상화 의지’를 보여 줘야 법리적 정당성을 획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우리 측의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구실을 할 수 있다.

더구나 ‘업무 복귀서’를 작성하고 공장에 복귀한 발레오전장 노동자들이 계속되는 사측의 탄압과 모멸적인 ‘군대식 교육’에 시달리다 결국 민주노총 탈퇴까지 하지 않았던가.

그런 점에서 유성기업지회가 이런 금속노조 지도부의 압력에 어느 정도 타협한 것은 아쉬운 결정이었다.

총회에서 노동자들은 “정문 앞을 막든 생산 물량을 실은 트럭을 막든 공장 앞에서 집회하고 파업의 힘을 보여 주자”, “두세 달이 걸려도 조급해 하지 말고 투쟁하자”며 서로를 격려하고 투지도 다졌다.

투쟁의 기회

“조합원들을 만나 보니 투쟁 의지가 높은 거예요. 금속노조 지도부가 이런 투지를 꺾어서는 안 된다고 봐요. 오히려 조합원들의 의지를 받아 투쟁을 해야 합니다.”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김성민 본부장의 말이다.

그런데 민주노총·금속노조 지도부는 지금 유성기업 투쟁을 등한시하고 있다. 이들은 6월 4일 ‘민중의 힘’ 주최로 열린 집중 연대 집회에서 거의 보이지도 않았다.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은 6월 10일 1만 5천여 명이 모인 촛불시위 연설에서 유성기업 투쟁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지도 않았다. 바로 앞에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앉아 있었는데 말이다.

현대차·기아차 노조 지도부도 마찬가지다. 현대·기아차 사측은 발벗고 나서 유성기업 파업을 공격하고 있는데, 노조 지도부는 유성기업 노동자들의 연대 호소를 나몰라라 하고 있다. 시야가 협소하기 이를 데 없다.

이와 같은 상황 때문에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용기있는 투쟁으로 열어 준 투쟁의 기회가 유실돼 가는 듯해 너무 안타깝다.

그러나 “잠 좀 자고 싶다”는 유성기업 노동자 투쟁의 불씨를 살리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지금 비닐하우스 농성장에는 노조·사회단체 1백여 곳에서 보내 준 지원품과 생수·라면 등이 쌓이고 있다. 4천만 원이 넘는 모금도 이어지고 있다. 민주노총 충북본부는 6월 11일 영동 공장 앞에서 1천여 명 규모의 연대 집회도 개최해 노동자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6월 3일엔 충남지역 지원대책위도 결성됐다.

진보진영 상설연대체인 ‘민중의 힘’도 좌파 단체들의 제안으로 유성기업 투쟁 지원팀을 결성했다. ‘민중의 힘’은 진보진영의 투쟁 결집체로 건설된 만큼, 한진중공업 ‘희망의 버스’를 본받아 기층 연대의 가능성을 확대하려는 실질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좌파 활동가들은 이 과정에 앞장서며 힘을 합쳐 지지와 연대를 넓혀야 한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경찰력에 의해 공장 밖으로 쫓겨났을 때 4시간 시한부 파업을 벌이며 연대했던 금속노조 충남·대전·충북지부도 이런 분위기를 살려 다시 연대 파업을 추진해야 한다.

이렇게 합시다

  •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끈질기게 싸울 수 있도록 투쟁 기금을 보냅시다. 모금 계좌: 농협 352-0283-9372-13 (예금주 조미숙)
  • 자신이 속한 노조·단체·학생회·동아리 등에 제안해 파업 지지 성명을 내고, 각종 웹사이트에 게재합시다.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볼 수 있도록 가족대책위 까페에도 가입해 올립시다.
  • 투쟁 지지 배너·대자보를 제작해 공장 앞 농성장으로 보냅시다. 주소: 충남 아산시 둔포면 운용리 269 조선영농 조합법인 이종범
  • 유성기업 사측에 항의전화 합시다. 전화: 041-539-5000, 팩스: 041-539-5009
  • 평일엔 매일 열리는 저녁 집회(오후 7시)에 함께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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