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가 세계경제를 흔드는 상황에서 전 세계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저항에 나서고 있다. 기업주와 정치인 들은 우리가 고통분담과 내핍을 유일한 대안으로 여기기를 바라지만 누구도 속지 않는다. 오히려 한국의 청년·노동자, 칠레 학생, 영국 간호사, 그리스 교사 등 민중의 분노는 ‘1퍼센트’만을 위한 체제 자체를 향해 분노를 폭발시키고 있다.
이집트 혁명은 계속 전진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는 이미 총파업이 열다섯 번 있었고 정부가 좌초하고 있다. 영국 노동자들은 11월 30일에 있을 3백만 명 규모의 공공부문 파업 참가 여부를 두고 투표하고 있다. 이번 달에 포르투갈에서도 총파업이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야수의 심장인 미국에서, 저항 운동이 전국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 ‘점거하라’ 운동이 뿌리내리면서, 조직 노동계급의 힘과 연결되고 있다. 오클랜드의 ‘점거하라’ 운동은 정부의 폭력 진압에 맞서 11월 2일 도시 전체에서 파업을 벌였다! 새로운 투쟁 정신은 국경이 없다.
이 나라에서도 ‘1퍼센트’만 대변하는 이명박 정권의 위기는 깊어지고 노동자·청년의 분노는 행동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명박 정부는 한미FTA 비준안을 통과시키는 데 거듭 실패하고 있다. 결국 이명박은 빈손으로 G20 정상회담장으로 가야 했고, 이명박만 철썩같이 믿고 ‘먼저’ 비준안을 통과시킨 미국 오바마는 체면을 구겼다.
이는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의 참패 이후 자신감이 높아진 한미FTA 반대 운동 진영이 전열을 추수르고 투쟁에 나섰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비준안 통과를 막으려고 10월 말부터 여의도와 시청에 모인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2008년 촛불을 떠올릴 수밖에 없었다. 대학생과 노동자 들, 조직 좌파들뿐만 아니라 넥타이를 매고 하이힐을 신은 청년들, 교복입은 학생들이 대거 참가했기 때문이다. ‘쌍코’, ‘소울드레서’ 등 2008년 촛불을 떠올리게 하는 네티즌 모임도 참가했다.
1퍼센트만을 대변하는 이명박과 우파는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지만 한미FTA 저지 운동은 이미 큰 성과와 가능성을 보여 줬다. ‘1퍼센트’ 지배자들은 우리에게 고통을 모두 떠넘길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겠지만, 이제 그들은 우리의 분노와 힘을 보고 당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