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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제재와 전쟁연습이 긴장을 낳았다:
제국주의가 진정한 위협이다

3월 초부터 남북 간에 험악한 말이 오가고 한반도에 긴장이 높아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불안감을 느꼈다.

기성 언론과 정치인들은 북한의 정전협정 백지화, 남북불가침 합의 폐기, 전투 동원 태세 돌입 발언 등을 주로 부각하고 문제 삼았다. 북한이 ‘의도적으로 협박과 도발을 하며 긴장을 고조시켰다’는 것이다.

물론 사회주의자들은 평범한 사람들을 불안하게 만드는 북한 지배자들의 호전적 언행을 결코 지지하지 않는다.

세계 최대 규모의 전쟁연습은 한반도에 평화는커녕 불안정만 키울 뿐이다 키 리졸브 연습. ⓒ이윤선

그러나 한반도 긴장 고조의 진정한 책임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에 있다. 그동안 압도적인 군사력으로 북한을 고립‍·‍압박해,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나서게 한 근본적 책임은 바로 미국 제국주의에 있다. 미국은 일찍이 한반도에 핵무기와 핵잠수함 등을 들여왔고, 북한에 대한 핵 선제공격 위협도 미국이 먼저 했다.

최근의 긴장 국면도 그 출발점은 미국이 주도한 유엔 대북 제재와 한미 연합군사훈련이었다.

이번에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주도한 유엔 대북 제재 결의는 위선 덩어리다.

미국은 북한의 조선무역은행과의 거래를 금지하며 독자적 금융 제재도 실시했는데, 가장 많은 핵무기를 실전에 배치한 미국이 북한을 ‘일벌백계’ 한다고 나선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미국은 유엔 대북 제재가 북한 지배자들만을 겨냥한 “스마트 제재”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미국이 주도한 제재는 예외 없이 제재 대상국 대중을 끔찍한 고통으로 몰아넣었다.

한‍·‍미‍·‍일의 대북 압박은 그저 경제 제재에만 그치지 않았다. 3월 들어 시작된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평양과 유사한 지형을 골라 상륙작전을 하는 북한 점령 훈련이라는 것이 공공연한 사실이다. 더구나 핵무장한 핵잠수함, 스텔스기, 전략핵폭격기 등이 이 훈련에 동원됐다.

일본 아베 정권의 위협도 북한을 크게 압박했다. 최근 아베는 “[북한 미사일] 기지 공격은 헌법상 자위권 범위에 포함된다”는 섬뜩한 말을 했다.

북한의 호전적 언행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가하는 강력한 제국주의적 압박에 대한 반작용이었다.

전략적 인내

최근 상황은 북한의 요구를 무시하고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는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 정책이 낳은 결과기도 하다. 북미 간 협상을 요구하던 북한 지배자들은 더욱 핵과 미사일 개발에 매달렸다.

“전략적 인내”는 오바마의 ‘아시아 중시’ 전략과 맞물려 있었다. 오바마는 동아시아에서 갈수록 위태로워지는 미국의 패권을 지키려면 강력한 대북 압박을 포기할 수 없었다. 북한 ‘악마화’가 대중국 포위망 구축의 좋은 명분이기 때문이다.

미국의 ‘아시아 중시’ 전략과 대중국 포위망 구축 속에서 근래 이 지역의 긴장은 꾸준히 고조됐다. 중국이 미국의 포위망 구축에 반발하면서 동아시아에서 영유권 분쟁이 급증했고, 동아시아 국가들은 경쟁적으로 군비를 늘렸다.

미국은 재정 적자로 군사비를 삭감해야 할 처지이지만, 예정대로 2020년까지 미 해군의 60퍼센트를 태평양 지역에 배치하려 한다. 미국은 F-35 같은 차세대 전투기와 버지니아급 잠수함, 신형 공중급유기 등 최신 무기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우선 배치할 예정이다.

경제 위기 속에서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 경제적 경쟁이 치열해지는 것도 긴장 고조에 일조하고 있다. 예컨대 일본의 아베노믹스를 두고 중국이 반발하는 것은 그 점을 보여 준다.

오바마는 북한 위협을 빌미로 동아시아에서 중국을 봉쇄하고 동맹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최근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토머스 도닐런은 “북한의 즉각적인 위협에 직면해, 동맹국들과 협력해 미사일방어체제(MD)를 확대하는 데서 빠른 진전을 추구한다”고 밝혔다.

물론 지금 당장 한반도에서 심각한 전쟁 상황이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일정 기간의 냉각기를 거쳐 지금의 긴장이 다시 봉합될 수 있다.

그러나 설사 북한과 미국이 핵‍·‍미사일 문제 해결과 관계 개선을 맞바꾸는 합의에 이르러도, 세부 방식이나 이행 과정을 놓고 대화가 중단되고 다시 갈등이 증대될 수 있다. 이것이 지금까지 북미 대화의 패턴이었다.

그런 점에서 평화협정 체결 등은 필요하긴 하지만, 그것이 한반도의 평화를 진정으로 보장하기는 어렵다. 갈수록 불안정해지는 제국주의 질서 속에서 국가 간 약속과 합의는 금세 공수표가 되기 일쑤기 때문이다.

북한을 굴복시키려고 한‍·‍미‍·‍일 지배자들이 여러 호전적 조처들을 밀어붙이면서 남북 간에 우발적 충돌이나 사고가 벌어질 가능성도 그만큼 더 커졌다.

예컨대 이명박과 오바마의 강경 대북 정책으로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되자, 2008년 7월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 2009년 11월 서해 교전, 2010년 11월 연평도 상호 포격 사태 등이 잇달아 일어난 바 있다.

그리고 우발적 충돌이 더 심각한 상황으로 발전하지 말라는 보장도 없다. 특히 그동안 국지적 충돌이 자주 일어난 서해 NLL 일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안심할 수가 없다. 박근혜는 이 지역에서 충돌이 벌어지면 ‘확전’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다.

따라서 제국주의 간 경쟁과 압박 속에 한반도와 그 주변은 앞으로 불안정이 훨씬 커질 듯하다.

우리는 미국의 대중국 포위 전략과 한미동맹 강화가 동아시아의 불안정을 증대시키고 있음을 분명히 해야 한다. 제국주의적 대북 제재와 압박에 반대하고, 동아시아와 한반도의 불안정을 키우는 군비 증강 같은 정책에도 반대해야 한다.

지금의 갈등은 세계 자본주의 위기가 제국주의 간 경쟁을 치열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나타난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맞서는 노동계급의 투쟁이 반자본주의‍·‍반제국주의 투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개입하고 투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