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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의 뿌리 ─ 오바마의 ‘아시아로의 귀환’

오바마의 ‘전략적 인내’는 ‘아시아로의 귀환(아시아 재균형)’ 전략에 따른 것이었다. 그리고 북한의 ‘위협’은 미국의 중요한 빌미가 돼 왔다.

이 때문에 전 통일부 장관 임동원은 2010년 “북한 핵 문제가 정말 심각하다고 본다면 미국이 그걸 해결하는 건 어렵지 않다”며 미국의 의도에 의구심을 표한 바 있다.

미국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에서 군사력을 증강해 왔다. 2009~11년 사이에 주한미군은 2만 6천여 명에서 3만 7천 명가량으로, 주일미군은 4만 1천 명에서 8만 7천 명 규모로 늘었다. 뿐만 아니라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다연장로켓포(MLRS), 특수 지뢰방호차량(MRAP), 아파치 헬기 등의 무기들이 주한미군으로 들어왔다.

이것은 주로 중국을 포위하려는 전략의 일환이었지만, 당연히 북한에 상당한 위협이 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북한 지배자들은 앞으로도 계속 핵과 미사일 개발에 몰두할 듯하다. 북한은 “경제건설과 핵무력 병진노선”을 채택하면서 ‘자립적 핵동력 공업 발전’과 ‘더 발전된 위성들을 많이 개발·발사할 것’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는 더 큰 불안정을 낳을 것이다.

미국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빌미 삼아 동아시아 미사일방어 체제(MD) 구축을 한 단계 진전시켰다. 미국 서부 해안에 요격 미사일을 50퍼센트 증강 배치하기로 했고, 고고도 미사일방어 체계(THAAD)도 예상보다 빨리 괌에 배치할 명분도 잡을 수 있었다.

3월 26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중국과 북한의 위협을 명분으로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단합된 동맹 전선을 유지하려고 한국, 일본의 관계 회복을 독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으로 미국이 한·미·일 삼각 동맹을 위해 한일 군사협정 체결 등을 촉구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이것은 중국 지배자들의 맞대응을 부를 게 뻔하다. 중국 정부는 미국이 유럽과 동아시아에서 MD 구축을 서두르는 데 반발했다. 그리고 중국은 미국의 MD를 무력화할 개별유도식 다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곧 성공할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