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발적 구조조정으로는 공공의료를 지키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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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가 폐업 결정을 한 달 미루겠다고 말한 것을 두고 사실상 폐업 철회라고 생각하는 것은 섣부르다.
사실, 홍준표는 처음부터 진주의료원 폐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도 불구하고, 심지어 새누리당 내 이견이 있을 때조차 폐업 강행 의지를 불태웠다.
진주의료원 노동자 65명이 명예퇴직과 조기퇴직을 받아들였을 때도 홍준표는 “전원 사표를 써라” 하며 싸늘한 냉소로 답했다.
보건의료노조 지도부는 투쟁 초기부터 노동자 구조조정을 수용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지만, 이것은 홍준표를 저지하는 효과적인 방법이 되지 못했다. 오히려 노조가 양보안을 내놓자 홍준표는 더욱 기세등등해졌다.
이 점에서 보건의료노조 지도부가 고통분담 수용에 이어 “그동안 노동조합에 제기된 각종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며 한 발 물러서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아쉽다. 이런 태도는 싸우는 조합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릴 것이다.
노동자들의 고통분담이 국민과 환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다. 진주의료원이 민간병원처럼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수익성 추구에 매달리면 공공의료 자체가 훼손되는 것이다. 정부 재정 지출(적자)이 줄어들수록 환자들의 부담은 커질 것이다.
홍준표는 노동자들의 저항 능력을 분쇄하고 대중적 복지 열망에 찬물을 끼얹으려 한다. 당장 남원의료원과 삼척의료원 등에 대한 폐업이나 구조조정 얘기도 나오고 있다.
따라서 구조조정 논리에 문을 열어 주지 말아야 한다.
민주당의 국회 대응에만 의존해서도 안 된다. 민주당은 폐업에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정상화’하려면 노동자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논리를 일부 공유하고 있다.
이는 노동자 공격에 문을 열어 주는 것이며, 공공병원을 질 낮은 서비스와 기능 축소의 악순환에 빠뜨리는 것이다.
진정한 공공병원 ‘정상화’를 요구하며 기층의 투쟁을 강화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