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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화학무기’ 핑계로 혁명을 훔쳐가려는:
서방의 시리아 공격 반대한다

미국과 서방의 시리아 공습 시도가 속도를 내고 있다. 영국 의회에서 시리아 공습안이 부결되면서 주춤하는 듯했지만 쉽게 포기할 리 없는 것이다.

오바마는 의회에 시리아 공습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하며 “나는 군사 개입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분명히 했다. 미국 국무장관 존 케리는 “시리아를 응징하지 않으면 … 북한, 이란 등에도 대량살상무기 사용을 허용하는 끔찍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며 의회 승인을 촉구했다.

9월 4일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가 시리아 군사 개입안을 승인하고 공화당의 대표격인 하원의장 존 베이너도 시리아 공격을 지지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상하원 모두에서 시리아 공습이 승인될 가능성이 높다. ‘제국의 위신’이 걸린 문제기 때문이다.

서방의 개입은 민중의 재앙 서방의 ‘정밀한’ 폭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아프가니스탄의 한 가정. ⓒ사진 출처 Balazs Gardi (플리커)

미국과 서방 지배자들은 화학무기 사용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그들이야말로 화학무기 사용이라는 “레드 라인”을 번번이 넘어 온 장본인이다.

미국은 베트남 전쟁과 2003년 이라크 전쟁 때 화학무기를 사용했다. 1980년 이란·이라크 전쟁 때는 당시 미국의 우방이었던 이라크의 후세인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방조했다.

지난해 1월 영국 정부는 사린 가스의 재료인 불화칼륨과 불화나트륨이라는 화학물질을 시리아에 수출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게다가 서방의 군사 개입은 독재자의 학살 등을 막아 내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큰 재앙을 불러 왔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이 낳은 참상만 봐도 알 수 있다.

지금도 2백만 명이 넘는 시리아 난민에게는 아무런 관심도, 지원도 보내지 않는 서방이 ‘인권’을 들먹이는 것은 위선일 뿐이다.

무엇보다 미국과 서방의 공습은 시리아 혁명에 악영향만 끼칠 것이다.

첫째, 수많은 평범한 시리아 민중이 희생될 것이다. 저들이 말하는 ‘외과 수술 같은’ 폭격은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

둘째, 만일 미국과 서방이 ‘제한적으로’ 개입한다면 오히려 학살자이자 독재자인 아사드에게 ‘반제국주의 투사’라는 거짓 명분을 제공해 진정한 혁명세력을 더 고립시킬 것이다.

만일 서방이 아사드를 끌어내리기 위해 전면적으로 개입한다면 그 과정에서 서방은 지역조정위원회(LCC) 같은 혁명적 구심과 자치 네트워크들을 파괴할 것이다.

사실 미국과 서방의 진정한 목표는 ‘화학무기까지 사용하는 독재자의 제거’가 아니라, 아랍 혁명 도둑질과 제국주의 패권 회복이다.

그동안 아랍 혁명으로 미국의 중동 지역 핵심 동맹인 이집트 정권이 크게 흔들렸고,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등의 친미 독재자들은 혁명이 자국으로 불붙을까 우려해 왔다. 시리아 아사드까지 민중 혁명으로 무너지면 이 지역에서 미국의 패권은 더 위협받을 것이다.

제국의 위신

게다가 2008년 시작된 세계경제 위기 속에 불거진 아랍 혁명은 유럽 노동자 총파업, 미국의 ‘점거하라’ 운동 등으로 불씨를 옮겨 왔다. 서방은 이 불씨도 없애고 싶어 한다.

이집트 군부가 민간인 학살과 반혁명 공세를 시작한 상황에서, 미국이 시리아 폭격을 결심하고 나선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과 서방의 뜻대로만 되지는 않을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이 반대하고 나토 사무총장이 “[나토군의] 병력 파견은 없을 것”이라고 하는 등 미국의 시리아 공습 동맹 구축이 삐걱거리고 있다.

미국 지배자들 내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또한, 오바마는 아프가니스탄·이라크의 악몽에 짓눌려서 계속 시리아 공격을 주저해 왔다. 애초 소규모 ‘군사자문단’ 파견으로 시작했다가 재앙적 패배로 끝난 베트남전쟁의 기억도 떠오를 것이다. 아사드를 제거해도 친미 세력이 확고히 자리잡을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게다가 시리아 정권은 그동안 팔레스타인 민중 저항을 파괴하고, 1992년 걸프전에 파병하고, 2003년 이라크 전쟁을 지원하며 미국 주도의 중동 질서를 지키는 구실도 했다. 그래서 미국 지배자들 중 일부는 아사드 몰락이 과연 좋은 일일까 하는 의구심도 갖고 있다.

공습이 통제하지 못할 상황을 낳을 수도 있다.

“군사 개입의 목표는 정권 교체가 아”닌 “일회적” 공습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그러나 “일회적” 공습이 성공한다면, 미국과 서방은 더 큰 모험에 나설 자신감을 얻을 것이다.

한편, 러시아, 이란, 중국도 시리아 민중의 편이 아니다. 러시아 등이 그동안 미국과 함께 추진해 온 ‘평화’회담은 아사드 퇴진조차 전제로 하지 않았다.

또한 러시아 등은 무기와 돈을 지원하며 학살자이자 독재자인 아사드 정권을 지탱해 왔다.

러시아는 중동 지역에 남아 있는 유일한 동맹국이자 지중해 진출 통로인 시리아를 잃고 싶어 하지 않을 뿐이다.

그래서 시리아 현지의 혁명가들은 “미국도 러시아도 반대한다! 사우디도 이란도 반대한다!” 하고 외치고 있다.

시리아 민중만 희생시키며 혁명을 왜곡시킬 서방의 군사 개입을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 독재 정권을 무너뜨릴 진정한 힘은 제국주의 미사일이 아니라 아래로부터 민중 투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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