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증보판] 드루킹 사건, 네이버 뉴스배치 조작 …:
‘가짜뉴스’는 왜 자꾸 생겨날까?
〈노동자 연대〉 구독
이 기사는 2017년 7월 4일 〈노동자 연대〉 215호에 실린 기사를 개정 증보한 것이다.
드루킹 사건은 현 집권 여당도 이명박근혜처럼 여론 공작 행위를 해 왔음을 똑똑히 보여 줬다. 여기에 네이버, 다음 같은 대형 포털 사이트들도 뉴스 배치 조작을 통해 이런 여론 공작에 동원된 사실이 알려지며
3월 8일에는 미국 메사추세츠공대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여야 가릴 것 없이 가짜뉴스에 대한 대중의 불안과 혼란을 악용하기도 한다. 비방, 왜곡보도, 오보는 물론이고 심지어 신뢰할 만한 언론 보도까지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는 모조리
도대체 어디까지가
여기에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초대형 인터넷 기업들이 수많은 개인정보를 기업과 정치인들에게 유출한 것으로 알려지며 대중의 경각심이 커졌다. 일상적 시기에 늘 인기가 있는 음모론은
문재인도 첫 한미 정상회담 당시 트럼프를 만나 자기도 대선에서
오늘날 가짜뉴스가 범람하는 것은 사실이다. 다만 언론학자 등 전문가들은 단순 오보나 편향된 보도, 언론사가 아닌 개인과 단체의 주장 등을 싸잡아 가짜뉴스로 분류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모든 뉴스가
그럼에도 이들의 지적이 현실과 동떨어진 얘기로 들리는 것도 사실이다. 주류 언론이 권력자들과 유착해
이런
사실 서로 경쟁하는 지배계급 파벌들이 언론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일 자체는 전혀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각종 흑색선전과 비방,
지배계급 분파들 사이에서 뿐 아니라, 지배자들과 주류 언론이 노동자와 차별받는 사람들의 저항과 투쟁을 왜곡하고 매도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문재인이 트럼프를 만나 가짜뉴스 운운하는 동안, 민주당의 전 부대변인은 민주노총이 청와대 앞길에 천막을 쳤다는 가짜뉴스를 페이스북에 퍼나르며
인터넷 매체의 특성
인터넷 매체의 특성으로 말미암은 새로운 문제도 있다. 인터넷이 처음 등장했을 때 수많은 사람들이 비용이 적게 들고, 무제한 복제될 수 있고, 한번 널리 퍼지면 완전히 삭제하기 어려운 인터넷 매체의 특성에 찬사를 보냈다. 차별받는 사람들이나 미조직 노동자들 일부는 운동을 건설하지 않고도 이런 특성을 이용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여겼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정을 보면, 온라인 매체의 특성은 피지배자들에게만 유리한 게 아님을 알 수 있다. 지배자들도 인터넷 매체를 자신의 목적에 따라 더 효과적으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일반으로 말해, 언론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해서는 안 된다. 그렇듯이 인터넷 가짜뉴스의 영향력도 과장해서는 안 된다. 특히, 소수 엘리트들이 대중의 의식을 조종한다는 음모론은 현실과 다르다. 지배자들은 인터넷 등장 전에도 학교 교육과 다양한 매체
또, 자본주의는 서로 경쟁하는 자본들로 나뉘어 있고, 이들 각자와 연결된 다른 지배자들도 서로 경쟁을 벌인다. 그러다 보니 언론이 이런 분열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많은 나라에서 정치 위기는 언론의 폭로와 연관돼 있다. 대기업과 주류 언론이 만든 jtbc가 박근혜 퇴진에서 한 구실도 이를 잘 보여 준다.
언론은 중립적이어야 한다는 이데올로기도 이와 관계 있다. 대중의 신뢰를 얻으려면 언론은 일정한 규칙을 지켜야 한다. 적어도 황당한 거짓을 꾸며 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가짜뉴스는 한마디로 말해 이런 규칙을 무시하는 선전 활동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인터넷을 이용한 가짜뉴스가 앞서 언급한 인터넷 매체의 특징 덕분에 다른 수단을 이용한 가짜뉴스보다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다. 간단한 기술만 익히면 주요 언론사 웹사이트를 모방한 뉴스 사이트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단기적으로 많은 사람들을 속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터넷을 이용한 가짜뉴스도 대개 시간이 흐르면 검증 과정을 거쳐 영향력이 크게 줄어든다. 그럼에도 적지 않은 사람들이 꽤 오랫동안 가짜뉴스를 믿고 심지어 갈수록 가짜뉴스에 의존하는 일이 적지 않다. 특히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이 생산물과 생산 과정에 대한 통제력을 잃어버림으로써 스스로 사회를 운영할 자신감도 잃게 된다고 지적하며 이를
마르크스는 노동자들이 투쟁을 벌이며 스스로 착취와 억압에서 해방되는 과정을 통해서만 소외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회를 운영할 자신감과 의식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했다.
따라서 국가의 인터넷 규제를 강화해 가짜뉴스를 줄이려는 시도는 별 성공을 거두지 못할 것이다. 오히려 정부나 시장 질서에 비판적인 언론들에 재갈을 물리는 부메랑이 되기 십상이다.
가짜뉴스는 물론이고 주류 언론의
좌파와 노동운동의 전통에 먹칠하는 운동 내 가짜뉴스
한편, 노동자들과 차별받는 사람들의 인터넷 활용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진보 언론도 많이 생겼다. 〈매일노동뉴스〉, 〈레디앙〉, 〈민중의 소리〉, 〈노동자 연대〉 등은 주류 언론들이 외면하는 투쟁 소식을 전달하고 피억압 민중의 목소리를 대변하려 애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은 이런 기사를 널리 퍼뜨리는 효과적인 수단이기도 하다. 〈노동자 연대〉는 더 나아가 반자본주의적 전망과 분석, 사회주의적 전략과 전술 등을 제시하려 한다.
그런데 인터넷 사용의 증가와 함께 가짜뉴스 같은 인터넷 악용 사례가 노동운동 내에도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상업적 목적으로 그런 경우는 드물지만, 특정 개인이나 단체에 대한 악소문을 퍼뜨려 그 평판을 깎아내리고자 할 때
유명한 가짜뉴스들처럼 세련된 형식을 갖추지는 않더라도 의도적으로 거짓 정보를 퍼뜨리고 무책임하게 나 몰라라 한다는 점에서는 공통된다. 페이스북처럼 공개된 온라인 매체에 특정 단체나 개인에 대한 근거 없는 가십과 비방을 퍼뜨려 평판을 깎아내리는 일이 대표적이다. 악성 댓글을 달아 모욕을 주거나 따돌리기, 지엽말단적 쟁점을 제기해 진정한 쟁점 흐리기 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요한 사회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이 점에서 진보언론을 표방해 온 《워커스》, 〈참세상〉의 노동자연대 비방 보도
무엇보다 이처럼 운동 내에서
어떤 이들은 이런 문제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도 한다. 모욕 주기나 낙인찍기 등의 효과를 과소평가하거나,
그러나 첫째, 인터넷에서 비방을 통해 평판을 깎아내리는 행위는 피해자에게 커다란 고통을 안겨 준다. 오죽하면 이 때문에 각종 소송이 빈발하고 심지어 자살하는 사람까지 생길까 하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둘째, 인터넷 상의
노동자 운동의 단결과 전진을 위해 애쓰는 좌파라면 이런 운동 내 이데올로기적 혼란에 진지하고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