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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 공무원에게 임신과 출산, 육아는 그림의 떡

김소영(가명) 씨는 서울 은평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3년간 시간선택제임기제로 일했다. 그런데 지난 5월 31일 해고에 해당하는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다. 출산과 육아휴직을 다녀온 것이 화근이었다.

정부의 관련 규정을 보면, ‘실제로 근무한 기간이 2개월 미만인 자는 최하위 순위에 배치하고 성과연봉을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규정에 따라 육아 휴직기간이 최대 10개월을 넘기면 성과연봉 지급대상에서 제외된다. 결국 성과평가 최하위에 해당한다. 임기제 공무원에게 성과평가 최하위(C등급 또는 D등급)는 임기미연장 또는 약정해지를 의미한다.

양성평등기본법 제25조는 ‘국가기관등과 사용자는 임신·출산·수유·육아에 관한 모·부성권을 보장하고, 이를 이유로 가정과 직장 및 지역사회에서 불이익을 받지 아니하도록 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그러나 현실은 이와 정반대다.

정규직 공무원조차 출산휴가의 경우만 양성평등기본법 취지를 훼손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불합리한 차별을 받지 않는다. 임기제 공무원인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조차 명시돼 있지 않다. 사실상 육아휴직은 해고를 각오해야 한다.

해고된 김소영 씨가 근무했던 육아종합지원센터는 관내 어린이집 교사 교육 지원, 학부모 상담, 장난감 대여 등 아이를 돌보는 일을 지원한다. 그런데 정작 자신이 아이를 낳고 돌보기 위해 휴직을 했다가 더는 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임신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는 해고 0순위? ⓒ이윤선

문재인 정부는 미래 노동력 확보를 걱정하며 출산장려와 보육지원을 약속했다. 그러나 여성들이 해고의 두려움 없이 출산과 육아를 편히 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지 않는 한 이는 공염불이다.

게다가 김소영 씨는 위탁 운영되던 육아종합지원센터에 2010년 정규직으로 입사했다가 2016년 은평구청이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직영으로 전환하면서 시간선택제임기제공무원 신분이 됐다. 그녀는 전일제가 아니니 임신과 출산을 계획하고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산이었다.

“4월 8일에 복직하고 새로운 업무를 익히고 적응하려고 쉴 틈 없이 열심히 일했는데 복직한 지 보름 만에 계약만료 통보를 받았습니다. 해고 통보를 받고는 수치스러워서 누구에게 말하기도 어려웠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 같은 사람이 또 있지는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불이익을 당한다면 육아휴직을 할 수 있을까요? 임신을 계획할 수 있을까요?”

비정규직 공무원에게 임신과 출산, 육아는 그림의 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