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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비정규직공무원)의 현실:
“고용 불안과 성과 경쟁에 시달립니다”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은 고용 기간이 정해져 있고 1~2년 단위로 임용약정서를 써야 하는 계약직 공무원이다. 이들 중 가장 하위직인 ‘마’ 급은 연봉 하한액조차 없는 그야말로 부르는 게 값인 저임금노동자다.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들은 공무원 정원에 포함되지 않고 지자체 예산(기준인건비)에 따라 임금을 받기 때문에 동일한 업무를 해도 지자체마다 임금이 다르다.

다양한 업무의 시간선택제 임기제 마급 공무원 중 서울시청에서 무인카메라(모니터) 불법 주정차단속 업무를 하는 A 씨는 고용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14년 전 입사할 당시 같은 업무를 하는 사람들이 120명이었어요. 그런데 수차례 재임용을 거치며 구조조정이 돼 현재는 19명이 일하고 있어요. 무인카메라 자동화 때문에요. 서울시는 우리가 성능 좋은 카메라보다 실적이 낮다는 이유로 구조조정을 하고 있는 거죠. 사실 이 자동화 시스템은 우리가 직접 수동단속을 하며 만든 매뉴얼을 이용해 만든 것이에요. 그런데 이제는 기계보다 실적이 좋다는 것을 입증해야 살아남을 수 있어요. 얼마 전 재임용과정에서 같이 일해온 동기들 10명이 응시했는데 절반인 5명만 재채용되었어요. 앞으로 적어도 50퍼센트 더 감원 예정이라고 합니다.”

A 씨는 주당 18시간 정도 일하는 단시간 노동자임에도 퇴근하면 녹초가 된다고 말했다. 실적압박과 성과평가로 모니터에서 눈을 뗄 틈이 없기 때문이다.

“몰입해서 일해야 단속실적을 낼 수 있어요. 시간대별 평가를 해서 1등부터 19등까지 매기고 매달 성적표를 받아요. 6개월마다 평가하고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일 년 후 성과급을 차등 지급합니다. 실적으로 평가하고 서로 경쟁하다 보니 동료들과 우애롭게 협력하며 일하면 오히려 그만큼 자기 실적을 내기 어렵고 손해를 보게 마련이에요. 착오 단속을 걸러내는 대사 작업도 점심 시간에 합니다. 점심 식사를 최대한 빨리하고 와서 쉬지 않고 일하는 거죠. 그래야 업무시간에 더 많은 실적을 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화장실이 급해도 참고 일해요. 동료들은 방광도 실력이라고 말합니다. 요로 결석으로 수술한 직원도 있고요”

요로 결석

문재인 정부는 취임 당시 상시 공공부문부터 지속업무는 정규직화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난 2년의 성적표는 실망스럽기만 하다. 더군다나 임기제공무원들에게 정규직화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A 씨는 고용불안과 실적 경쟁 압박뿐 아니라 임금 차별에 대한 불만도 크다.

“정규직은 설날과 추석 명절에 명절휴가비를 별도로 지급받아요. 그런데 우리는 성과급적 연봉제라서 기본급에 포함되어 있다고 합니다. 부서 담당자에게 기본급에서 얼마가 명절휴가비냐고 물어보니 모른다더라고요.“

서울시청에서 근무하는 시간선택제임기제 공무원은 2018년 12월 31일 기준 688명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재임 동안 불충분하나마 공공기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해 오고 있지만,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은 정규직화 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다.

공무원법은 임기제공무원제를 한시적 사업에 한해 최대 5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명시하지만, 실상은 대부분의 임기제공무원들이 상시 지속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 따라서 정규직화 대상이어야 한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비정규직 공무원들의 고용안정과 차별 해소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