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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 캘리니코스 논평:
브렉시트 이후 순탄치 않을 영국-EU 협상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은 “브렉시트[를] 완수”하겠다는 자신의 장담을 지켜야 한다. 1월 31일 유럽연합을 형식적으로 탈퇴해도, 영국-유럽연합(EU) 관계를 제대로 매듭짓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유럽연합은 브렉시트 후에도 영국의 최대 시장으로 남을 상대이다.

지금 아프리카가 문제가 아닐텐데? 영국 총리 보리스 존슨은 유럽연합과 무역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난제에 직면해 있다. 사진은 그가 20일 영국-아프리카 투자 정상회담에서 발언 중인 모습. ⓒ영국 국제개발부(DFID) 플리커

이미 영국과 유럽연합은 올해 연말까지 타결을 공언한 자유무역협정(FTA)을 두고 신경전을 시작했다. 유럽연합 측은 [영국 전 총리] 테리사 메이를 상대로 큰 성공을 거뒀다고 자평하는 기존 협상 전략을 계속 밀어붙일 태세다.

영국이 어리석게 스스로 마감 시한을 공언하도록 내버려둔 후 협상을 지연시킨다는 것도 그 전략의 일부다. 이런 전략에 휘말린 메이는 [탈퇴 조건을 둘러싼] 합의 없이 유럽연합을 탈퇴하면 영국 경제에 큰 충격을 줄까 두려운 나머지 브렉시트 후에도 영국을 유럽연합에 긴밀히 묶어 두는 합의안을 받아들여야 했다.

존슨은 이 합의를 거부하겠다고 공약해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감 시한을 알아서 못박은 것은 존슨도 마찬가지다. 존슨은 [총선 승리 후] 자신이 통과시킨 ‘유럽연합 탈퇴법’에서 영-유럽연합 FTA 타결 시한을 올해 말까지로 못박았다.

그래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데, 영국과 유럽연합 간 [FTA] 협상이 제때 타결되지 못하면 영국과 유럽연합이 파괴적으로 단절하고 영국의 재화·서비스가 유럽연합에 높은 관세를 물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유럽연합은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 유럽연합이 내부 합의를 해야 협상이 시작될 터인데, 그 합의는 다음 달 전까지 불가능할 것이다.

유럽연합의 목표는 영국이 노동조건·환경 규제 등을 유럽연합보다 훨씬 완화해 “템스강의 싱가포르”가 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막지 못하면 영국 기업들이 원가 경쟁력에서 유럽 대륙의 경쟁 기업들보다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독일 총리 앙겔라 메르켈은 존슨이 총선에서 승리했을 때 이제 유럽연합의 “턱밑에 경쟁자”가 생겼다고 했다.

이를 방지하려면 유럽연합은 영국을 유럽연합의 무역 규정 체제 하에 계속 묶어둬야 할 것이다. 예컨대, 약 2주 전에 [유럽연합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는 영국이 유럽연합의 환경 규제를 “적극 일치”하도록 해야 한다고 논의됐다. 이는 유럽연합이 법을 바꿀 때마다 영국도 그에 맞춰 법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지난 총선에서 80석 차로 제1당이 돼 순항 중인 존슨 정부가 이런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듯하다. 1월 18일에 재무장관 사지드 자비드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이렇게 말했다. “[유럽연합 규제와의] ‘일치’는 없다. 영국은 [유럽연합이 정한] 규칙에 순응하지도, 유럽단일시장이나 관세동맹에 속하지도 않을 것이다. 그리고 이 일들을 올해 말까지 달성할 것이다.”

이번 이란 위기에서 봤듯, 존슨의 전략은 영국이 미국과 유럽연합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는 것이다. [영국은 이란과 맺은 기존 핵협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미국의 “우려”를 반영한 새 협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존슨은 유럽연합뿐 아니라 미국과도 FTA 협상을 하고자 한다. 유럽연합 쪽과 너무 긴밀히 붙으면 미국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와 협상을 하기가 훨씬 어려울 것이다.

영국이 유럽연합의 규제를 수용하지 않으면 그 경제적 파급효과는 부문에 따라 다를 것이다. 3월에 퇴임하는 영란은행(영국 중앙은행) 총재 마크 카니는 시티오브런던[영국 금융가]이 유럽연합의 규제에 따르는 것을 반대한다. 카니는 이미 2018년 12월에 이렇게 말했다. “엄청나게 복잡하고 중요한 금융 부문에 대한 감독을 외주화하는 것은 우리로서는 편치 않은 일일 것이다.”

영국 금융가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제 금융 중심지이고, 2016년 [유럽연합 탈퇴 여부를 물은] 국민투표 이후에도 더 강력해졌다.

반면 자동차 산업은 처지가 사뭇 다르다. 영국 자동차 산업은 유럽 대륙과 통합돼 있는 공급망에 의존한다. 생산량의 80퍼센트가 수출용인데, 그중 절반은 유럽연합으로, 나머지 중 절반은 유럽연합과 무역 협정을 맺은 국가로 수출된다.

[영국] 자동차산업협회(SMMT)는 앞서 언급한 재무장관의 발언에 격분해, 유럽연합의 규제 체제에서 이탈하면 수십억 파운드를 손해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나이트(UNITE: 운수일반노동 조합과 통합기계공전자노조의 통합 노조) 노동조합도 이 주장을 지지했다. 유럽연합 관료 한 명은 이렇게 경고했다. “최악을 대비하라.”

제조업을 희생시키는 것은 존슨이 [총선 당시] 옛 산업지구를 부흥시키겠다고 약속한 것에 위배되는 일이다. 흥미롭게도, 1월 14일에 존슨은 영-EU FTA를 2020년 말까지 타결할 가능성이 “극적으로 높다”고 말했다. ‘확실하다’고 하지는 않은 것이다.

존슨이 2019년 10월 말까지 브렉시트를 “목숨 걸고” 완수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기억하는가? 어쩌면, 유럽연합이 존슨을 압박하면 존슨은 [또다시 약속을 어기고] 말을 바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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