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바이러스 위기가 일부 제약 회사들에게는 돈벌이 천국이 되고 있다.
렘데시비르는 미국 제약회사인 길리어드 사가 만든 항바이러스제로 원래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하던 것이었다. 임상 시험 중이던 이 약은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실험적으로 쓰였고, 일부 환자들의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치료제가 아니어도 회복 기간을 단축하는 것은 병상을 늘리는 효과를 내기 때문에 지금 같은 팬데믹 상황에서 각국은 앞다퉈 수입 계약을 맺고 있다.
7월에 한국에 들어오는 약은 길리어드 사가 무료로(사실상 실험적으로) 공급하는 것으로, 8월부터는 정식 계약을 체결해야 구입할 수 있다.
그런데 길리어드 측은 지난달 29일 렘데시비르 가격을 민간보험 가입자의 경우 520달러(62만 4312원), 공공보험 가입자의 경우 380달러(45만 6228원)으로 책정했다고 발표했다.
일반적인 치료 과정에서 환자는 5일 동안 6회(첫날 2회) 투여해야 한다. 미국에서는 한 사람당 375만 원 가량이 드는 것이다. 한국에서야 건강보험이 적용돼 개인이 추가로 내야 하는 비용은 없겠지만 그만큼 건강보험 재정에는 부담이 될 것이다.
렘데시비르 개발에는 최소 800억 원 이상의 공적 자금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엇보다 에볼라 연구에는 WHO를 비롯해 수많은 나라의 의료진과 공공기관의 기여가 있었다. 길리어드는 그 과실을 독차지하려 한다.
길리어드는 어차피 복제약을 만들 것으로 예상되는 인도와 방글라데시에는 더 낮은 가격에 약을 공급하기로 했다. 이 나라들은 긴급 상황에서 특허권을 무력화하는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당연히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이런 조처가 이뤄져야 한다.
코로나19 위기로 전 세계 확진자가 이미 1000만 명을 넘긴 가운데 특허권 때문에 약값 논란이 벌어지고, 약을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는 현 상황은 이 체제의 냉혹한 우선순위를 다시 한번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