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잊지 못할 그날.
2014년 4월 16일.
너무나 힘든 기억을 가진 같은 날.
7년 전 오늘,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은 움직이지 말라는 방송을 하면서 많은 학생들을 침몰하는 배에 남겨둔 채로 자신들만 살려고 빠져나왔고, 결국 그 차디찬 바다에 불쌍한 아이들을 죽게 만들었다.
얼마나 무서웠을까?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 7년이 지난 지금도 진상규명은 되지 않고 그 누구도 책임지는 자가 없다.
1년 전 오늘, 현대중공업 특수선생산부 잠수함에서는 한 노동자가 유압 도어에 머리가 끼어 급히 병원으로 이송됐다. 재해자가 사경을 헤매는 동안 관리감독자들은 자신들의 잘못된 작업 지시를 은폐하기 위해 관련 서류를 조작하고 은폐 시도를 했다. 동료가 죽어가는 시간에 자신들만 살려고, 해서는 안 될 짓을 했다.
결국 그 노동자는 열흘을 고통 속에 신음하다 생을 마감했다.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아팠을까?
그 노동자가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와 동료들은 그가 살아서 돌아오기를 기도하며 병원 밖에서 기다렸다. 하지만 결국 4월 27일 재해자는 그가 태어났던 생일에 퇴근하지 못하고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이후 현대중공업 사측은 온갖 더러운 형태로 유족을 괴롭히는 만행을 저질렀다.
반면, 서류를 조작한 관리감독자는 지금도 편안하게 회사 생활을 하고 있다. 사고에 대한 책임자는 없다. 하물며 사장이라는 자는 국정감사에 출석해, 산업재해는 노동자의 불안정 행동에서 발생한다고 막말해 언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세월호 생존자는 지금도 트라우마로 극단적 선택을 하거나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무엇 하나 바뀐 것이 없다.
현대중공업 중대사고 이후, 같이 작업에 투입됐던 노동자 3명은 트라우마로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일상생활이 힘들어 산업재해 승인을 받고 지금도 현장 복귀를 못 하고 요양하고 있다.
사측은 잘못된 작업 지시와 서류 조작을 한 관리감독자의 처벌은 뒤로한 채, 오히려 서류 조작을 파헤쳤던 노동조합 대의원을 징계했고 사고의 근본 원인을 덮어버렸다. 그렇게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사회적 참사와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은 당사자 그리고 유가족, 동료, 구조에 나섰던 분들, 그 밖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삶이 파괴되고 하루하루를 고통 속에서 살아가야 한다. 하지만 이를 예방하고 책임져야 하는 정부와 기업은 이런 현실을 외면한다.
한국은 산업재해 세계 1위의 불명예를 가지고 있다. 하루 평균 7명의 노동자가 현장에서 퇴근하지 못하고 죽어가고 있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후진적 사고는 반복된다. 작은 시스템 개선으로 사고를 예방할 수 있지만 오로지 이윤 창출이 목적인 기업은 이를 개선하려 하지 않는다.
누더기 법을 만들어 기업 살인을 ‘허가받은 살인’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막아야 한다. 노동자 단결과 투쟁으로 극복해 나가야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