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극우의 등장으로 판세 흔들리는 프랑스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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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새 극우가 등장해, 내년 치러질 대선판이 뒤흔들리고 있다.
인종차별적이고 이슬람을 혐오하는 에릭 제무르가 파시스트 정당 국민연합
10월 6일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제무르의 지지율은 17퍼센트로, 지지율 15퍼센트인 르펜을 앞선다. 현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이 여전히 25퍼센트로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르펜과 제무르의 지지율을 더하면 마크롱을 훌쩍 앞선다.
이 결과가 내년 4월 대선 1차 투표에서 그대로 재현된다면 제무르가 마크롱을 상대로 결선 투표를 치르게 될 것이다.
마크롱은 당연히도 광범한 반감을 사고 있다. 마크롱이 노동자를 거듭 공격하고, 노란 조끼 운동을 탄압하고, 대중을 멸시하고 경멸하기 때문이다.
마크롱은 이슬람 혐오, 이민자에 대한 인종차별, 여성 차별, 성소수자 차별을 지독하게 뒤섞어 내세우고 있다. 많은 면에서 마크롱의 견해는 르펜보다도 노골적으로 인종차별적이다.
제무르는 인종차별적 혐오 발언으로 몇 건의 유죄 판결을 받은 자로, 파시스트들이 퍼뜨리는
제무르는 무슬림을
10월 4일 제무르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9월 30일 제무르는 보호자 없는 이주민 아동을 추방해야 한다며 이들이 모두
제무르는 페미니즘을 비난한다. 사회가 20세기를 거치며
이는 단지 말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청년 단체

제무르는 아직 대선 출마를 선언하지 않았는데도 언론들이 큰 관심을 보여서 득을 봤다. 언론들은 제무르가 주장을 펼 기회를 한없이 줬다. 제무르가 득세하는 것은 주류 정치에 인종차별이 침투하고, 주류 우파들이 혼란에 빠져 있고, 르펜 선거 캠프가 분열하고, 좌파가 실패한 덕이다.
마크롱은 무슬림을 억압하는 새 법 제정들을 추진했고, 경찰 권력을 강화했다. 보수 성향 대권 주자들은 모두 이를 지지했고, 이보다 더한 일을 하고자 한다.
약화
마크롱은 극우를 약화시키기는커녕 더 고무했다.
기성 우파 정당들 중 어느 곳도 결선 투표에 진출할 만큼 득표하지는 못할 듯하다.
르펜도 수세에 몰려 있다. 르펜은 기성 우파 지지자들을 끌어들이려면 국민연합을
마린 르펜의 아버지이자 국민연합의 전신인 국민전선을 창당한 장-마리 르펜은, 제무르가
〈르 몽드〉의 보도를 보면, 제무르는 2020년에 장-마리 르펜, 우르줄라 폰 리벤트로프와 점심 식사를 했다. 우르줄라는 아돌프 히틀러의 외무장관이었던 요아힘 폰 리벤트로프의 딸로, 현재 제무르를 지지하고 있다.
주류 우파의 일부는 르펜보다 제무르를 선호한다. 제무르는 주류 우파 출신이고 저명한 재계 인사 몇몇의 지지를 받고 있다. 제무르는 프랑스 우익 일간지 〈르 피가로〉에서 오랫동안 일했다.
2017년 대선 때 마린 르펜에 투표한 유권자의 30퍼센트, 보수 정당 공화당의 후보 프랑수아 피용에게 투표했던 유권자의 31퍼센트가 이제 제무르를 지지한다.
르펜은 노동자 표를 얻으려 때로 반기업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제무르의 경제 정책은 법인세 인하, 노동자 연금 수령 연령 높이기, 복지 삭감 등 모호함 없이 친기업적이다.
좌파 쪽 주요 대선 후보인 장뤼크 멜랑숑은 이번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11퍼센트였다. 이는 2017년 대선 득표율의 절반 수준이다.
녹색당은 7퍼센트, 주류 사회민주주의 정당인 사회당은 6퍼센트를 얻는 데에 그쳤다.
멜랑숑은 자신을 중심으로 한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사람들과 사회주의자들은 극우와 파시스트에 맞서, 르펜과 제무르 모두에 맞선 운동을 시급히 건설해야 한다.
안타깝게도 급진 좌파 대부분을 포함한 좌파들은 시위와 대중 선전이 아니라 선거 책략에 몰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