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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도학숙 성희롱 피해자:
사측의 지속된 괴롭힘으로 ‘산재재요양’ 승인 받아

최근 근로복지공단은 남도학숙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의 ‘산재 재요양’ 신청을 승인했다. 남도학숙은 광주시와 전라남도가 운영하는 공공 장학시설이다.

그간 본지가 보도해 왔듯이, 피해자 에스더 씨는 2014년 상사에게 직장 내 성희롱을 당했고, 국가인권위에서 성희롱 사실을 인정 받았다. 하지만 이를 문제제기 한 뒤 사측의 온갖 보복성 괴롭힘과 불이익으로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겪어 왔다. (본지 관련 기사: ‘공공 기관 내 성희롱과 불이익 조치에 대한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 있는 조처가 필요하다’)

불행 중 다행으로, 2017년 근로복지공단은 피해자의 ‘우울에피소드 및 외상후스트레스 장애’가 성희롱 피해에 따른 산업재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본지 관련 기사: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이 산업재해로 인정받다’)

피해자가 제기한 소송 2심에서도 가해자와 관리자들의 일부 손배 책임을 인정했다.(그러나 양 당사자들이 상고하여 3심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고통은 끝나지 않았다. 피해자 지지모임에 따르면, 피해자는 2020년 1월 다시 직장으로 복귀했으나, 소송 중인 직장 내 괴롭힘 당사자들이 상사로 있는 부서에서 일해야 했고 상사들과 동료들에게 적대적인 따돌림을 받았다.

피해자의 말처럼 “사과와 재발방지 조처 없이 이런 곳에 피해자를 집어 넣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일”이다.

결국 고통을 참다 못한 피해자는 산재재요양 신청을 했고, 이것이 이번에 받아들여진 것이다. 한번 산재 인정을 받은 노동자에게 재요양 신청이 승인되는 일은 드물다. 이는 그만큼 피해자의 고통이 심각하고 실질적이었음을 보여 준다.

이 사례는, 성희롱 그 자체뿐 아니라 그것을 문제제기 한 뒤 사측의 보복성 괴롭힘과 불이익을 막는 것이 성희롱 피해자의 노동권과 생존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수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성희롱 피해를 참고 견디거나 조용히 그만둔다. 심지어 목숨을 끊는 비극도 벌어진다.

본지가 그간 지적해 왔듯, 남도학숙은 광주시와 전라남도가 운영하는 공공 기관이다. 그 지역의 민주당 권력자들이 관리자로 부임해 왔다. 사건 당시 남도학숙 공동 이사장은 불과 얼마 전까지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였던 이낙연과 전 광주시장 윤장현이다. 따라서 민주당 권력자들은 이 사태에 책임이 있다.

공공 기관에서 성희롱 피해자가 이토록 오랫동안 불이익과 괴롭힘을 당하는 일이 방치돼선 안 된다.

피해자는 남도학숙 측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고 있다.(피해자에 대한 소송 취하는 그에 뒤따라야 할 당연한 조처일 것이다.) 그리고 관리 책임이 있는 광주시와 전라남도는 그저 립서비스나 시늉에 그치지 말고, 남도학숙 측이 이런 조처를 이행하도록 실질적으로 나서야 한다.

피해자 에스더 씨는 “기나긴 싸움에 힘들지만, 끝까지 해 볼 것이다. 내 투쟁이 많은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들, 특히 공공부문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에게 좋은 선례가 되길 바란다”는 다짐과 바람을 밝혔다.

남도학숙 직장 내 성희롱 피해자에게 지지와 응원을 보내자.

2019년 7월 남도학숙 앞에서 열린 피해자 지지모임의 2차 기자회견 ⓒ김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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