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6(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의 실패는 기후 위기를 부채질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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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린 제26차 유엔 기후변화 협약 당사국 총회(COP26)는 대실패였다. 세계 정상들은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을 위한 의미 있는 대책을 하나도 수립하지 못했다.
세계 지도자들은 성공을 자축하지만, COP26에서 합의된 몇 안 되는 약속들도 기후 재난을 막기에 충분치 않다.
영국 산업에너지장관 콰시 콰르텡은 COP26에서 합의된 약속들 덕에 “석탄 사용의 종말이 눈앞에 왔다”고 했다.
하지만 석탄 사용 감축 약속은 말잔치에 견줘 보면 훨씬 보잘것없다.
애초에는 190개국이 석탄 사용을 줄이겠다는 성명에 서명했다는 식으로 발표됐다. 하지만 실제로 서명한 국가는 77개국뿐이다.
석탄 사용 전면 중단을 결의한 국가는 10개국밖에 안 된다.
COP26은 심지어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보다] 1.5도 이상 오르지 않게 해야 한다던 세계 지도자들 자신의 말에 걸맞는 목표조차 전혀 세우지 못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보고서는, COP26에서 정한 목표가 지켜진다 해도 지구 평균 기온은 1.8도 오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COP26은 실패했지만, 회의 참가자 대다수에게는 실패가 아니었다. 사실 COP26은 애초의 취지대로 기능한 것이다.
COP26은 기업주들이 정부에 로비하고, 정치인들이 기후 변화 대응을 미루며 불충분한 약속으로 면피하는 자리였다.
COP26은 권력자들이 그들의 파괴적인 체제를 유지할 방법을 정하는 회의였다.
기후 운동의 앞날은?
글래스고 COP26 항의 시위는, 수많은 사람들이 기후 변화와 정치인들의 무대응에 분노하고 있음을 보여 줬다.
기후 운동이 여전히 수많은 사람들을 동원할 수 있음을 보여 준 시위이기도 했다.
11월 5일과 6일 글래스고에서 열린 시위에서 대부분의 발언자들은 기후 변화에 맞서려면 체제를 완전히 변화시켜야 함을 분명히 했다.
지구를 지키려면 자본주의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더 분명하게 말한 사람들도 있었다.
이번 시위들은 기후 변화에 맞선 투쟁과 차별에 맞선 투쟁이 연결되는 자리이기도 했다.
COP26이 끝나면 이런 분노를 활용하여 더 강력하고 커다란 기후 운동을 어떻게 건설할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질 것이다.
정치인들과 기업들, 그들이 지키려는 이 체제를 단지 거리 행진으로 물리칠 수는 없을 것이다.
이제껏 기후 운동이 발휘한 것보다 더 전투적이고 체제의 작동을 마비시키는 투쟁이 필요할 것이다. 그런 투쟁으로 지배계급이 두려움에 사로잡힐 때에만, 기후 운동은 재앙을 피하는 데에 필요한 정책으로 나아가는 가장 기본적인 양보라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기후 운동과 조직 노동자들의 연계를 더 심화시키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 노동자 행동은 이윤의 근원을 끊어 버릴 수 있다.
기후 운동에서 글래스고 청소 노동자 파업에 대한 지지가 광범한 것은 긍정적인 한 걸음이다. 하지만 영국의 경우 여전히 대부분의 노동조합이 화석연료 기반 경제를 지지한다. COP26 이후 우리는 거대하고 전투적인 기후 항쟁을 건설해야 한다.
지도자들은 약속을 어길 것이다
COP26에 참가한 세계 정상들과 기업주들은 녹색 신기술을 입에 침이 마르도록 찬양했다.
40명 넘는 세계 지도자들이 신기술, 특히 저탄소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결의했다.
하지만 대체로 저탄소 기술은 신뢰도가 떨어지고, 비용이 많이 들며, 화석연료 산업을 그대로 내버려둔다.
COP26 참가자 상당수는 수소 연료로의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COP26에서는 메테인(메탄) 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결의와, 삼림과 우림을 보호하겠다는 결의도 있었다.
정부들은 농업을 더 친환경적으로 전환하겠다고 결의하기도 했다.
하지만 11월 8일 회의 자리에서, 필요한 조처를 취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에 투자하겠다고 결의한 국가는 100여 개국 중 45개국뿐이었다.
농업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한 정책 변화를 결의한 국가는 26개국뿐이다.
세계 지도자들이 이런 결의안에 서명했다고 해서, 꼭 지켜야 하는 것도 아니다.
이런 결의안들은 화석연료라는 더 거대하고 긴급한 문제를 외면한다.
화석연료를 더는 채굴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몇몇 COP26 참가자들은 COP26의 실패를 시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유럽기후재단 대표이자 프랑스 협상단장인 로랑스 투비아나는 COP26을 혹평하며 이렇게 말했다. “결의안 이행을 보장할 어떤 메커니즘도 없다. 회의에서 공언한 내용이 이행되는지 점검할 기구도 없다. 내가 그린워싱을 신종 기후변화 부인론으로 보는 것은 이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