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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인상과 차별 해소 요구하는 학교비정규직 하루 파업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 서비스연맹 학교비정규직노조, 전국여성노조) 소속 노동자들이 12월 2일 2차 파업을 벌였다(교육부 집계 파업 참여 인원 7500여 명). 시도 교육청들이 제시한 임금 인상안이 불만족스럽기 때문이다.

비정규직 차별을 없애자 2차 파업에 들어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2월 2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2차 파업 직전까지도 교육 당국은 기본급 1.4퍼센트 인상안을 고수했다. 근속 수당과 복리후생 수당 등을 합쳐도 예년의 인상액보다 적은 수준이다. 국가인권위원회가 각종 수당에서 정규직과 차별하지 말라고 권고한 것도 반영되지 않았다. 초등돌봄전담사 8시간 전일제 전환, 급식실 인원 충원과 환기 시설 전면 교체 등 노동조건 개선과 교육복지 강화를 위해 꼭 필요한 요구들에도 묵묵부답이다.

노동자들은 지난해 코로나19에 따른 교육 예산 삭감을 핑계로 임금이 쥐꼬리만큼만 인상된 탓에 올해는 지연된 처우 개선을 만회할 수준의 인상이 돼야 한다는 분위기다.

더구나 교육청들이 돈이 없는 것도 아니다. 17개 시도 교육청들이 매해 쓰고 남은 예산만 2조 원가량 된다. 심지어 올해에는 교육청 예산이 대폭 늘었다. 이 돈이면 비정규직 처우를 개선하면서도 인원 충원, 돌봄교실 확충, 급식실 환기시설 교체 등 학생들을 위한 교육 환경도 크게 개선할 수 있다.

비가 내리고 추운 날씨에도 서울시교육청 앞에 모인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주최 측 추산 3000여 명)은 문재인 정부와 교육감들에 분노와 규탄의 목소리를 쏟아 냈다.

“최저임금 1만 원, 공공부문 정규직화 약속을 어긴 문재인 정부가 노동자들만 탄압하고 있습니다. 예산이 남아도는 데도 학교비정규직에겐 단 한 푼도 줄 수 없다는 교육청들을 규탄합니다.”(박미향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위원장)

“비정규직을 차별하는 현실이 원통합니다. 우리는 쓰다 버리는 일회용품이 아닙니다.”(이영남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부위원장)

죽지 않고 일하고 싶다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인해 급식 노동자들의 폐암 산재가 이어지고 있다 ⓒ이미진

이날 파업으로 전국 1만 2403개 학교 중 2899개 학교에서 빵, 음료, 도시락 등 대체 급식을 시행했고, 돌봄교실 1만 2402실 중 1696실이 운영을 중단했다.

친사용자 우파 언론들은 코로나 확산으로 어려운 상황에서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이들을 볼모로 두 달 만에 또 파업에 나섰다며 비난했다.

그러나 그동안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감염 위험과 강화된 노동강도 속에서도 헌신적으로 공교육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예컨대 학교 급식실 노동자들은 열악한 환경 탓에 폐암 발병률이 일반인의 24배나 되고, 부족한 인원 때문에 매일 약 4명이 근무 중 다친다.

노동자들이 바라는 처우 개선과 고용 안정, 인원 충원은 양질의 교육을 위해서 꼭 필요한 요구들이다.

위험한 전면 등교를 강행하면서도 교육 노동자들에겐 쥐꼬리만한 임금 인상과 열악한 환경, 비정규직 차별을 강요하는 교육 당국이 문제다.

2차 파업에 들어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2월 2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파업대회에서 삭발한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 머리끈을 매고 있다 ⓒ이미진
2차 파업에 들어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2월 2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
2차 파업에 들어간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12월 2일 서울교육청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이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