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연대

전체 기사
노동자연대 단체
노동자연대TV
IST

이탈리아 총선:
100년 만에 다시 파시스트 총리 등장 유력

자기 정당의 뿌리가 무솔리니에 있음을 자랑스러워하는 조르자 멜로니 ⓒ출처 Vox Espana (플리커)

파시스트인 조르자 멜로니가 9월 25일 총선에서 이탈리아 최초의 여성 총리가 될 것이 유력하다. 그런 멜로니가 한 이주민이 여성을 강간하는 동영상을 SNS에 공유했다.

다른 정당들이 이를 비판하자 멜로니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 도시의 안전 문제가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는 당신네들이 최근 몇 년간 시행한 터무니없는 이민 정책 탓도 있다.”

멜로니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당은 악독한 반(反)이주민 공약을 내걸었고, 실업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에 반대했으며,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촉구했다.

반(反)이주민

이탈리아형제당은 대기업이 임금을 낮추려고 이민을 조장한다고 주장한다.

멜로니는, “수많은 사람들이 마약을 팔고, 조직 범죄에 가담하고, 성매매를 하려” 이탈리아로 이주한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형제당은 전임 연립정부가 긴축을 추진하다 붕괴했을 때 긴축 반대 입장을 고수했고 이제 그 득을 보고 있다. 이탈리아형제당은, 마테오 살비니가 이끄는 동맹당, 실비오 베를루스코니가 이끄는 전진이탈리아당과 함께하는 강경 우익 연립정부를 주도할 듯하다.

이들 우익 연합은 다가올 총선에서 약 46퍼센트를 득표할 듯하다. 이들은 자기네 중 최다 득표한 정당이 다음 총리를 지명하기로 합의했다. 이탈리아형제당은 “하느님, 조국, 가족”을 구호로 내걸고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들은 출생률을 높여 “이탈리아인의 멸종”을 막는 것이 정부의 핵심 목표 중 하나여야 한다고 줄곧 주장한다.

멜로니는 이탈리아형제당의 불꽃 모양 로고를 자랑스러워한다.

이는 이탈리아형제당의 뿌리가 이탈리아사회운동당에 있음을 보여 준다. 이탈리아사회운동당은 제2차세계대전 종전 후 무솔리니 추종자들이 창당했는데, 그 당의 로고도 불꽃 모양이었다. 멜로니는 무솔리니를 이렇게 찬양했다. “무솔리니가 한 일은 모두 이탈리아를 위한 것이었다. 무솔리니 같은 정치인은 지난 50년간 없었다.”

이탈리아형제당 인사들은 파시즘에 대한 애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2019년에 마르케주(州) 주지사 프란체스코 아콰롤리는 같은 이탈리아형제당 소속 시장들과 함께 무솔리니 집권을 기념하는 만찬에 참석했다. 지난달에 멜로니는 파시즘과 단절하겠다는 영상을 공개했는데, 이 영상에서 멜로니는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로 말했지만, 이탈리아어로는 말하지 않았다.

베를루스코니는 2013년에 탈세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피선거권이 박탈된 이후 처음으로 상원의원 선거에 출마했다. 전진이탈리아당은 3당 연합 중 가장 세가 약하며, 최근 당이 쪼개지기도 했다.

봉쇄

마테오 살비니의 동맹당은 멜로니와 죽이 잘 맞는 파트너다.

살비니는 내무장관 시절 이주민 캠프를 폐쇄하고 이주민이 탄 배가 입항하지 못하게 막았다. 동맹당 역시 인종차별적 공약을 내세우며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2018년 총선 때 거의 3분의 1을 득표해 선거에 승리했던 우익 포퓰리즘 정당 오성운동은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11퍼센트의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다. 오성운동은 현재 어떤 연합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오성운동은 극우 정당 동맹당과 연정을 시작했지만, 나중에는 연정 파트너를 민주당으로 교체했고, 결국 연정이 붕괴할 때까지 연정의 일부였다. 연정이 무너지면서 오성운동도 분열했다.

이탈리아형제당을 제외한 모든 대규모 정당들이 지난 연정에 참여했었다. 이 때문에 좌파·우파 모두 평판이 나빠졌다.

중도 정당들과 좌파 정당들은 집권했을 때 긴축을 시행하려다 거듭 실패했다.

실패

의회 내 좌파들은 지난 10년간 자신들이 노동자들에게 고통을 더 많이 전가하는 데 실패했는데, 총리로 지명된 이 은행가[드라기]마저 실패했다며 겁에 질린 채 한탄을 하고 있다.

그 정치적 공백을 이제 극우가 메우려 한다.

이탈리아는 유럽연합의 코로나바이러스 회복 기금에서 2000억 유로를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전에 유럽연합이 구제 기금을 지급할 때는 긴축 정책 시행을 전제로 했다.

멜로니를 비롯한 우익들이 유럽연합 비판을 삼가는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탈리아 강경 우익이 대개 친(親)푸틴 성향인데도 이탈리아형제당이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지지하는 이유 중 일부도 이것이다. 반면, 예컨대 살비니는 아직도 푸틴에게 친화적이다.

새 정부는 누구보다 이민자들에게 큰 위협이 될 것이다. 저들을 저지하려면 선거가 아니라 행동에 나서야 한다.

주제
국제
유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