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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파시즘은 어떻게 성장하며, 물리칠 방법은 무엇인가

무솔리니 지지자들의 정당에 뿌리를 두고 있는 이탈리아형제당의 지지자들 ⓒ출처 Giorgia Meloni(페이스북)

파시즘은 여느 우익 지배와 어떻게 다른가?

세계 곳곳에서 파시즘으로 불리는 운동이 성장하고 있다. 프랑스의 마린 르펜이나 브라질의 보우소나루가 부상한 과정을 이해하려면 파시즘의 본질을 살펴봐야 한다.

모든 종류의 자본주의 정부는 얼마든지 악랄한 권위주의 통치를 행하거나, 가혹한 법률을 도입하거나, 권리를 대대적으로 공격할 수 있다. 그러나 파시즘은 단지 극단적 인종차별이나 국가 통제를 뜻하거나 역겨운 자들에게 붙이는 딱지가 아니다.

파시즘은 모든 종류의 민주적인 노동계급 조직을 말살한다. 가장 온건한 노동조합 지도자조차 활동을 금지당하고, 어쩌면 살해까지 당할 수 있다. 파시즘의 통제를 받지 않는 독립적 형태의 모든 민주적 조직이 탄압받는다.

러시아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 아돌프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면 벌어질 일에 관해 이렇게 경고했다. “파시즘이 권력을 잡으면 무지막지한 탱크처럼 그대들의 두개골과 척추를 으깰 것이다.”

파시스트들은 선거를 그들의 메시지를 퍼트리는 수단으로 이용한다. 그러나 이들에게 선거는 진정한 목적에 종속된 수단일 뿐이다. 파시스트들은 단지 의회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하려는 게 아니라 그런 통치 방식 자체를 없애려 한다.

“정상적” 시기에 지배계급은 포섭과 양보를 적절히 조합해 자신들의 지배를 좋게 포장한다. 그래서 선거가 열리고, 일정한 자유가 보장되고, 노동조합과 정당이 자신들의 견해를 표출할 공간이 허용된다. 그러나 극단적 위기의 시기에는 이런 수단들이 먹힌다는 보장이 없다.

이때 정치 지배층과 대자본의 상당한 일부가 파시스트 테러를 이용하는 모험을 벌일 수 있다. 그러나 파시즘은 단지 지배계급이 무기고에서 뽑아드는 무기가 아니다. 발전한 형태의 파시즘은 그 자체로 하나의 대중운동이다.

파시즘은 소상공인, 자영업자나 이와 유사한 층에 해당하는 “프티 부르주아지” 사이에서 시작된다. 심각한 위기 시기에 이 집단은 경제 붕괴 상황에 짓눌리지만 자본가들처럼 권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노동자들처럼 집단적 힘을 발휘할 잠재력을 갖고 있지도 않다.

트로츠키는 소책자 《파시즘이란 무엇이고 어떻게 맞서 싸워야 하는가?》에서 “파시즘은 흩어진 대중을 결집시키고 무장시킨다”고 썼다. 그는 프티 부르주아지를 “인간 먼지”로 묘사하면서 파시즘이 이들에게 안식처와 운동을 제공한다고 했다. 그리고 일단 자리를 잡으면 파시즘은 일부 자본가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뿐 아니라, 노동계급의 가장 사기 저하되고 원자화된 부문들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인다.

그런 다음 파시즘은 거리에서 좌파들과 전투를 벌이고 파업 노동자들을 물리적으로 공격해서 대자본에 자신들의 유용성을 보여 주려 한다.

그리고 파시즘은 지배계급을 매국노나 나약한 자들이라고 비난하며 “혁명적”인 척하는 비판으로 노동자들의 환심을 사려 한다. 파시즘은 “반체제적”인 척하는 수사로 대중의 분노에 접근해 그것을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으려 한다.

파시즘의 발흥은 단지 체제가 위기라서 벌어지는 일이 아니다. 1917년 러시아 혁명 때는 거대한 사회적 위기 속에서도, 운동을 전진시키는 강력한 혁명적 좌파가 있었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권력을 잡을 수 있었다.

즉, 사회의 지배자들에게서 해방되고자 하는 이들은 좌파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강력한 혁명적 당이나 운동이 없다면 사람들은 우파적인 방향으로 이끌릴 수 있다. [1930년대] 독일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독일의 혁명가 클라라 체트킨은 파시즘의 승리가 [좌파의] 정치적 패배임을 강조했다. 그것은 좌파가 더 강력한 대안을 제공하지 못해서 벌어진 일이었다. 1923년에 체트킨은 이렇게 썼다. “프롤레타리아가 러시아에서 시작된 혁명을 [독일에서] 이어받아 전진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파시즘은 그에 대한 처벌의 의미가 훨씬 큰 현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사회적 격변이 일어나고 혁명 가능성이 높아지면 지배계급이 권력을 부지하려고 다급하게 애쓰면서 파시스트 세력이 발흥한다. 동시에 파시즘의 발흥은 노동계급이 자신들의 이해관계를 관철하지 못해서 생긴 비극적 결과이기도 하다.

이사벨 링로즈


과거와는 다른 얼굴, 그러나 그때와 같은 목표

1930~1940년대 이후 파시즘의 겉모습은 변해 왔다. 제2차세계대전 후 수십 년 동안 소규모 골수 파시스트 집단들은 독일 나치와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에게 권력을 안겨 준 전략을 되풀이할 수 있기를 바랐다.

1948년 영국의 파시스트 오즈월드 모슬리가 창립한 ‘연합 운동’과 1968년에 등장한 ‘영국 운동’ 같은 단체들은 1930년대 파시스트의 전술, 상징, 제복을 모방했다. 이들은 거리 전투부대를 조직해 반대자를 분쇄하고 이민자들과 억압당하는 소수자들을 쫓아다니며 위해를 가한다는 목표를 공공연히 내세웠다.

그러나 나치 정권의 참상에 대한 인식이 널리 퍼지고, 그런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는 파시스트 반대 활동가들의 단호한 결의로 파시스트들의 성장은 거대한 장벽에 부딪혔다. 그래서 파시스트들은 핵심 목표를 포기하지 않은 채 전술을 바꿨다.

많은 파시스트들이 “민족주의”적이고 이민자를 적대하는 수사를 강조하는 쪽으로 어느 정도 전환했다. 이는 주류 우파가 쏟아내는 인종차별적 언사나 정책들과 장단이 맞았고, 그런 것들을 고무하기도 했다.

파시스트들은 권력에 이르는 경로로서 선거를 강조하는 노선을 거리에서 휘두르는 폭력과 어느 정도 결합시켰다. 물론 아돌프 히틀러도 독일에서 그렇게 했었다. 그러나 새로운 “유로 파시스트들”은 민주주의 하에서 용인될 만한 정당으로 보이는 데에 1920~1930년대의 나치보다 훨씬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파시스트 지도자들은 전투화를 신지 않고 정장을 입었다. 물론, 언제나 그의 뒤에는 무지막지한 폭력배들이 있었지만 말이다. 프랑스 국민전선(현 국민연합)이 이런 변화의 한 예다.

프랑스 국민전선의 지도자 파시스트 마린 르펜. 그들의 진정한 목표를 감추는 위장술에 속지 말아야 한다 ⓒ출처 blandinelc (플리커)

국민전선은 마린 르펜의 아버지 장마리 르펜이 1972년에 창립했다. 국민전선은 소규모 파시스트 단체들을 결집한 것으로 그들의 기반은 대부분 알제리에 대한 식민 지배를 유지하려는 전쟁을 지지한 전직 군인들이었다.

그들의 많은 수는 1960년대에 알제리와 프랑스에서 수많은 테러와 더 많은 수의 살인을 저지른 [극우 테러 단체] 비밀군사조직(OAS)의 조직원들이었다.

고전적 파시스트들처럼 국민전선도 홀로코스트 부정론과 유대인 혐오, 이슬람 혐오를 퍼트렸다. 그러나 국민전선은 이런 것들을 선거 정치에 맞게 위장시켰고, 거리 깡패들이 대중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게 했다.

이런 노력을 바탕으로 국민전선은 주류 정당들이 노동계급 대중을 공격하고 그 자신이 이민자와 무슬림을 배척하는 인종차별적 공격을 벌이자 선거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다. 마린 르펜은 국민전선의 전략을 한 단계 더 끌어올려 “소독” 전략을 채택해 아버지 르펜이 공공연하게 드러내 온 인종차별적 태도를 숨기려 했다.

언론은 대부분 여기에 넘어가 줘서 마린 르펜을 마치 정상적 정치 스펙트럼의 일부인 것처럼, 통상적인 보수 세력보다 약간 더 나아간 형태의 정치인인 것처럼 그렸다. 심지어 좌파의 다수도 이에 동조했다.

그러나 여기에 속아 넘어가서는 안 된다. 이 정당은 여전히 1972년 국민전선을 낳은 사상에 기초한 파시스트 조직이다.

오늘날의 “점잖은” 파시즘은 1930년대의 파시스트들과 마찬가지로 거리 운동을 건설한다는 똑같은 장기적 목표가 있다.

그러나 이 파시스트들은 좌파와 노동계급의 반대를 분쇄하려고 경찰과 국경 경비대 같은 국가 폭력을 이용하기도 한다.

르펜은 표를 얻으려고 “합리적”으로 보이려 하지만, 이주민·성소수자·무슬림·좌파를 공격하는 폭력배 집단들을 격려한다.

인도의 극우 총리 나렌드라 모디는 힌두 국수주의 파시스트 준군사 조직인 국민자원군(RSS)을 이용한다. 모디가 무슬림들에 대한 합법적 국가 폭력을 조장하는 동안 RSS는 무슬림에 대한 공격을 수행한다.

1930년대 이후 파시즘의 외양은 변해 왔지만 그 위험성은 변하지 않았다.

샘 오드


공동전선 — 대중행동으로 나치 격퇴하기

지금까지는 파시스트 조직이 어떻게 생겨나고 성장하는지 살펴봤다. 그러나 이러한 이해를 기초로 파시즘을 물리칠 방법도 알아야 한다.

프랑스의 마린 르펜처럼 선거적 전략을 채택한다고 하더라도 파시즘이 특별한 위협인 이유는 거리의 폭력배들로 좌파와 노동계급 조직을 분쇄하려 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는 전술은 혁명가들과 개혁주의자들을 아울러 노동계급 조직들과 정당들을 단결시켜 파시즘을 격퇴하는 것이어야 한다.

다시 말해 공동전선이 필요하다.

공동전선은 의원들의 야합이 아니며, 혁명가들이 함께 행동하는 다른 정치 세력에 대한 비판 일체를 중단하자는 합의도 아니다. 공동전선은 거리와 일터에서의 (단지 말이 아닌) 행동을 위한 제한적이고 구체적인 합의다.

파시즘에 대응하는 공동전선이 하는 일은 거리에서 그들의 동원에 맞서고 가능한 한 그들의 회합을 저지해 그들의 성장을 저지하는 것일 수 있다. 노동계급 사이에서 파시즘에 반대하는 대중 선전을 벌이는 것일 수도 있다.

영국에서는 공동전선 조직이 여러 차례 나치를 격퇴했다. 1970~1980년대에는 나치인 국민전선을 물리쳤다. 1990~2000년대에는 거리와 선거에서 영국국민당(BNP)을 저지했다. 그리고 인종차별적 거리 운동을 건설하려는 토미 로빈슨의 시도를 거듭 막았다.

오늘날 파시즘에 대항하는 공동전선은 혁명가들과 개혁주의 정당의 당원들을 포괄하고, 모든 일터에서 행동을 조직할 노동조합 활동가들과, 종교 단체, 지역 단체들을 포괄해야 할 것이다.

나치가 거리 행진을 벌이면 공동전선은 사람들을 동원해 그들이 거리를 장악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가능한한 모든 곳에서 그들에 맞선 대중 동원으로 그들을 물리적으로 거리에서 몰아내야 한다. 나치가 선거에 출마하면 공동전선은 그들의 실체를 폭로하고 대중의 신뢰를 받지 못하게 하는 운동을 벌일 것이다.

4월 16일 파리에서 열린 인종차별·파시즘 반대 집회 ⓒ출처 DIACRITIK/Jean-Philippe Cazier

그렇다고 해서 공동전선에 참여하는 모든 세력이 이민 통제에 대한 입장이나, 지지 후보, 인종차별 일반에 맞선 전략에서 의견이 일치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사실, 공동전선은 다양한 세력을 포함하는 만큼 폭넓은 쟁점에서 의견이 불일치할 수밖에 없다.

혁명가 레온 트로츠키는 히틀러에 맞서 독일 공산당과 개혁주의 정당인 사회민주당이 구체적인 방어적 행동을 위한 동맹을 맺어야 한다고 힘주어 촉구했다.

당시 트로츠키는 사회민주당 지도자들이 불과 몇 년 전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와 카를 리프크네히트가 살해당한 것에 책임이 있다는 것을 잊지 않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모든 노동자와 노동계급 조직들이 파시스트들에 맞서 행동해야 할 필요성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공동전선은 혁명가들과 개혁주의자들의 차이를 묻히게 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겉으로 드러나게 할 수도 있다. 혁명가들에게 공동전선은 의회가 아니라 노동자들의 행동에 진정한 힘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고 개혁주의 지도자들의 한계를 드러낼 기회다. 트로츠키가 주장했듯이 공동전선은 “개혁주의자들을 그들의 안식처에서 끌어내 투쟁하는 대중의 눈앞에서 우리 곁에 나란히 세우는” 방법이다.

대중은 공동전선을 통해 자신의 집단적 힘에 대한 자신감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공동전선은 나치에 맞선 소수의 폭력 행동이나 “민중전선” 전술과 다르다.

전자는 대중 행동이 아니라, 나치들과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데 전념하는 소규모 그룹들에 의존한다. 한편, 민중전선은 노동자 정당들과 “진보적” 자유주의자들의 선거 동맹에 중점을 둔다.

실천에서 민중전선은 긴축과 인종차별을 옹호하는 세력과의 선거 동맹을 위해 노동계급과 사회주의 정치를 정말로 포기하는 것이다. 심지어 민중전선은 나치들을 거리에서 격퇴시킬 세력을 동원 해제해 버릴 수 있다.

반면, 공동전선은 그런 대중 행동을 전면에 내세운다. 공동전선은 사회주의자들이 혁명적 조직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실천에서 입증할 수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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