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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정권에 대한 압박 키우는 새로운 시위 물결

11월 16일, 이란 시위의 일부로서 파업 중인 이스파한 금속 노동자들 ⓒ출처 akhbar-rooz.com

지난주 이란에서 살인적인 국가 탄압에 맞서 3일 동안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 시위는 운동의 목표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 줬다.

사람들은 크고 작은 도시 최소 62곳에서 거리로 나와 2019년의 대중 항쟁을 기렸다. 그리고 9주차에 접어든 이 새로운 운동이 거리에서 밀려나지 않고 저항하고 있음을 보여 주기도 했다.

이란 수도 테헤란 곳곳에서 촬영된 여러 영상을 보면, 불타는 바리케이드로 도로를 막고 밤낮없이 거리에서 구호를 외치는 대규모 시위대가 등장한다. 시위대가 테헤란의 여러 지하철역으로 행진해 들어가고, 수백 명이 테헤란 번화가에 있는 발리아스르역 역사를 가득 메우기도 했다.

시위대가 이란 북부 도시 베샤르, 쿠르드족 도시 카미야란, 서부 도시 부칸에서 정부 병력과 장시간 시가전을 벌였다는 보도도 있다.

이날 시위는 “총파업”으로 불리기도 했다. 다만, 이는 대체로 소상공인들과 상점 주인들이 해당 기간 동안 영업을 멈춘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스파한시(市)의 금속 가공 노동자들이 3일 내내 파업을 벌이기도 했다.

운동의 핵심인 수십여 대학에서는 시위와 연좌 농성이 벌어져, 캠퍼스 운영과 강의를 중단시켰다. 이란 온라인 언론 아크바르-루즈는 사난다지시(市) 소재 쿠르디스탄대학교에 시위 진압대가 쳐들어와 발포했지만 학생들이 이들을 물리쳤다는 보도가 실렸다.

이번 주 시위 진압대가 시위대에 실탄과 최루탄을 쏘고 시위대를 대거 연행하는 과정에서 수십 명이 사망했다. 연행자는 운동이 시작된 이래 약 1만 5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정부는 일부에게 사형을 선고하겠다고 위협했다.[현재까지 6명에게 사형이 선고됐다 — 역자]

3일에 걸친 이번 행동은 이란에서 벌어지는 운동의 패턴을 보여 주는 듯하다.

일정 시기 동안에는 시위가 소규모로 나타난다. 이런 시위들은 각 지역·도시의 핵심 활동가 단체들에 의해 유지된다.

그러나 때로는 주도면밀하게 준비되는 대규모 행동의 날이 잡힌다. 특별한 의미가 있는 날들에 잡히는 이런 행동에는 많은 사람들이 참가한다. 이런 행동은 운동에 대한 광범한 지지를 보여 준다.

여성에게 히잡 착용을 강요하는 법을 규탄하며 시작된 이 시위는 얼마 지나지 않아 정권 전반에 도전하는 운동이 됐다.

이 법은 정권이 보수적 통치를 정당화하고 집행하는 수단으로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그래서 이 법에 맞선 시위는 정치적·사회적 자유 확대를 요구하는 모든 사람들(특히 젊은이들)에게 구심점이 됐다.

더 나아가, 2019년의 항쟁을 기리며 열린 이번 시위는 빈곤, 저임금, 물가 급등에 관한 “경제적” 요구들도 내걸었다. 2019년의 시위들은 물가 상승에 항의하며 시작됐지만 곧 정부 퇴진 요구로 번졌다.

그 시위는 지난 몇 년 동안 빈곤 문제로 잇따라 일어난 시위들의 일부였다. 올해 초에도 기초 식품 보조금 삭감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또, 교사들, 석유 수송 노동자들, 정유 노동자들이 만만찮은 파업을 벌어기도 했다.

지금 벌어지는 운동에서 파업은 아직 주요 요소가 아니다. 그러나 노동자들이 주요 시위 일정에 맞춰 행동에 나서는 중요한 사례들이 있었다.

11월 15~17일에 이스파한 금속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몇몇 계약직 석유 노동자들과 석유 수송 노동자들이 시위에 맞춰 파업을 벌였다. 하지만 아직은 이런 행동이 주요 노동자 부문으로 확산되지 않았다.

한편, 최근 몇 주 동안 석유화학 노동자들과 제당 공장 노동자들이 파업을 벌였다는 보도도 있다. 정부와 기업주들은 몇몇 노조 간부들을 위협하고 체포하는 것으로 대응했지만, 노동자들에게 일정한 양보를 하기도 했다.

사탕수수 공장 기업주들은 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기 하루 전에 체불 임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이란 정권은, 노동자들의 요구가 거리 시위와 온전히 결합되면 안 그래도 끈질긴 이 운동이 더 강력해질 수 있음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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