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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확대되는 자산·소득 불평등

얼마 전 통계청은 자산 격차가 최고로 벌어졌다고 발표했다.

2022년 3월 말 기준 자산 상위 20퍼센트 가구의 자산은 평균 16억 5457만 원으로, 하위 20퍼센트 2584만 원의 64배나 됐다는 것이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2년 이후 최대라고 한다.

그러나 이는 부의 불평등을 제대로 보여 주지 못한다. 자산 상위 20퍼센트에는 어지간한 노동자들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불평등의 확대는 상위 1퍼센트 이내의 진정한 부자와 대다수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갈수록 커지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2022 한국 부자 보고서’를 보면, 2021년에 금융자산만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42만 4000명이었다. 전체 인구의 0.82퍼센트에 불과한 이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2883조 원으로, 한국은행이 발표한 가계 총 금융자산(4924조 원)의 58.5퍼센트나 됐다.

이 중 금융자산이 300억 원 이상인 ‘초고자산가’는 8600명(전체 인구의 0.02퍼센트)으로, 이들의 총 금융자산 1348조 원은 가계 전체의 27.4퍼센트나 됐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부유층의 재산은 점점 커졌다.

2020~2021년에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인 부자는 7만 명 늘었고, 금융자산 300억 원 이상인 초고자산가도 2200명이나 늘어났다. 부유층이 보유한 금융자산은 2년 새 730조 원 가까이 늘었다.

특히 초고자산가의 금융자산이 급증했는데, 이들의 평균 금융자산은 2019년에 1398억 원에서 2021년 1568억 5000만 원으로 170억 원 넘게 늘었다.

금융자산만 10억 원 이상을 보유한 부자는 부동산 가격 급등에서도 큰 혜택을 받았다. 이들이 소유한 부동산 자산은 2019년 1735조 원에서 2021년 2361조 원으로, 630조 원 가까이 올랐다.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층이 코로나 팬데믹과 집값 급등으로 고통받는 사이, 부유층은 어마어마한 부를 쌓은 것이다.

상위 1퍼센트

불평등의 확대는 자산뿐 아니라 소득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여기서도 최상위층의 소득은 크게 는 반면, 나머지 사람들의 소득은 제자리걸음이다.

더불어민주당 강준현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0년에 상위 0.1퍼센트의 급여소득은 8억 3339만 원으로, 중위소득자 2895만 원의 28.8배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0.1퍼센트의 ‘근로소득’이 2019년~2020년에 7억 6763만 원에서 6576만 원(8.6퍼센트)이나 오르는 동안, 중위소득은 고작 71만 원(같은 기간 2824만 원에서 2895만 원으로) 오른 것이다.

윤석열 정부와 주류 언론은 소득 상위 10퍼센트와 나머지를 비교하며, 고소득 노동자에게 불평등 확대의 책임을 떠넘기기도 한다.

그러나 상위 10퍼센트의 평균 급여가 1년 새 340만 원 올랐지만, 이 중 상당 부분은 상위 1퍼센트, 0.1퍼센트의 급여가 대폭 증가했기 때문이다. 최상위 1퍼센트 급여 집단은 상층 관리자, 경영·금융 전문가 등으로 이뤄져 있는데, 2000년 이후 상층 관리자들의 급여가 급증했다.

게다가 2022년에는 금리가 급등하고 물가도 대폭 오르면서 노동자를 비롯한 서민층의 살림살이는 더욱 팍팍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2022년 3분기 상용근로자 가구의 실질소득은 1년 전보다 5퍼센트 감소했다. 임시근로자와 일용근로자는 실질소득 감소 폭이 각각 5.1퍼센트, 5.6퍼센트로 더 컸다. 월급은 그대로인데 물가가 5.9퍼센트나 올랐기 때문이다.

2022년 한국의 상대적 빈곤율도 15.1퍼센트를 기록했다. 상대적 빈곤율은 중위 소득 50퍼센트 미만을 벌어들이는 가구 비율을 뜻한다. 지난해 전체 인구의 15.1퍼센트가 연간 1587만 원 이하의 소득으로 생활했다는 뜻이다. 특히 노인의 상대적 빈곤율은 40.4퍼센트로 OECD 국가 중 1위를 기록했다.

부유층의 부를 늘려 주는 데에만 열심인 윤석열 정부 ⓒ출처 대통령실

이처럼 부와 소득의 불평등이 커지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부자 감세와 노동개악으로 부유층의 부를 더욱 늘려 주려고 한다. 기업과 부유층의 부를 늘려 줘야 경기가 활성화되고, 그 혜택이 저소득층에게도 돌아간다는 ‘낙수 효과’론을 다시 꺼내 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신자유주의 정책은 이미 지난 수십 년간 실패로 드러났다. 문재인 정부도 ‘소득주도성장론’을 내세우며 집권했지만, 실제로는 최저임금 인상을 억제하고 탄력근로제를 확대하는 등 노동자 쥐어짜기에 나서며 불평등 심화에 일조했다.

불평등을 완화하려면, 임금 인상, 양질의 공공부문 일자리 확충, 임금 삭감 없는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늘리기, 부자에게 세금을 걷어 제대로 된 복지 확대 등을 해야 한다.

노동자와 서민층의 삶을 위한 투쟁과 그에 대한 연대가 강화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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