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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운동 2023~24년 팔레스타인 투쟁과 중동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파시스트 멜로니, 젤렌스키에 전폭 지원 약속:
우크라이나 전쟁이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구도가 아님을 보여 준다

젤렌스키와 멜로니 세계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는 젤렌스키가 무솔리니의 후예와 환담을 나누고 든든한 지원을 약속받았다 ⓒ출처 Giorgia Meloni

우크라이나 대통령 젤렌스키는 유럽 순회 중 5월 13일 이탈리아를 들러 파시스트 총리 조르자 멜로니와 회담했다.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멜로니는 젤렌스키의 “10개 평화 공식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젤렌스키의 평화 공식은 러시아를 패배시킬 때까지 서방의 지원을 받으며 전쟁을 계속하겠다는 것이다. 멜로니는 우크라이나가 “자국뿐 아니라 나머지 유럽을 위해 싸우고 있다”고 극찬하며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계속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의 민주주의를 위해 싸운다는 젤렌스키가 무솔리니의 후예와 환담을 나누고 든든한 지원을 약속받은 것이다.

바이든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대결의 최전선이라고 줄곧 떠들어 왔다. 윤석열도 여기에 호응해 우크라이나 전쟁이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한 전쟁이라며, 무기 지원을 정당화하고 본격화하려 한다.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 주장은 세계적 민주주의 위기 내지 후퇴 추세가 마치 중국과 러시아라는 어떤 ‘외적’에서 오는 것처럼 그린다. 그러나 ‘민주주의 세계’에 속한 정부들 자신이 문제의 일부다.

멜로니만 특별한 예외가 아니다. 젤렌스키가 멜로니와 회담하고 다음 날 만난 프랑스 대통령 마크롱을 보라. 마크롱은 그동안 신자유주의적 공격을 흡족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프랑스 지배계급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연금 개악을 밀어붙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의 대결이라는 주장은 서방의 동맹 결집과 제국주의적 모험을 정당화하려는 것일 뿐이다.

그런데 일부 좌파는 이런 허상을 들추고 윤석열에 제동을 걸기는커녕 잘못된 태도를 취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사회진보연대는 윤석열 정부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을 “국제 사회의 책무”라며 지지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멜로니에 관한 위의 지적에 대해 사회진보연대는 단지 극우 인사가 지지를 표했다고 해서, 러시아의 ‘불법적 침략’에 맞서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를 지킨다는 대의 자체가 손상되는 것은 아니라고 항변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서방 제국주의가 민주주의의 보증인이 아니라는 것이다. 서방에 기대어 이뤄낸 승리(결국 서방의 승리)는 우크라이나의 민주주의를 전혀 증진시키지 못할 것이다.(물론, 그 전에 핵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말이다.) 서방 제국주의에 편입되려는 정치 자체가 우크라이나 내의 민주주의를 질식시킬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한국 전쟁 이후 남한 독재 정권하의 경험이었다.

사회진보연대가 러시아의 침략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에는, 원래는 평화가 있었고 반전 운동은 그것을 먼저 깨뜨린 자에게 반대하기만 하면 된다는 지극히 조야한 가정이 깔려 있다. 그러나 전쟁이 일어난 과정을 보면, 원래 있었다는 ‘평화’는 사실 지금의 전쟁을 잉태하는 과정에 불과했다. 그리고 과정의 본질은 러시아와 서방의 패권 경쟁이었다. 바로 그 제국주의적 패권 경쟁이 현재 사태를 더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러시아만을 규탄하며 윤석열 정부의 무기 지원을 지지하는 것으로는 제국주의 경쟁에 반대할 수 없다. 이는 자국 지배자들과 그들이 협조하는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중요한 과제를 회피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다.

조르자 멜로니는 여전히 파시스트다

멜로니는 총리가 된 후 파시스트적 언사를 누그러뜨려 왔다. 그리고 유럽연합에 대한 비난도 멈춰 좀더 ‘정상적’인 정치 리더로 비치려 한다.

그러나 멜로니와 그자가 이끄는 이탈리아형제당의 파시스트적 본질이 바뀌었다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지난 몇 달간 멜로니 정부의 핵심 의제는 “이탈리아인 멸종” 위협을 둘러싼 것이었다.

멜로니 정부의 농업부 장관은 이탈리아의 실업자들이 농삿일을 꺼려한 탓에 이주민에 대한 수요가 생겼다면서, “이탈리아가 인종 교체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멜로니 정부는 바다 건너 이탈리아로 들어오는 난민들을 구조하는 NGO들을 탄압해 왔다. 그 결과 바다에서 목숨을 잃는 난민이 늘고 있다.

멜로니 정부는 난민 수용을 극도로 제한하는 ‘쿠트로 법안’도 통과시켰다. 섬뜩하게도 그 법안의 이름을 지중해안의 쿠트로에서 난민선이 난파해 90여 명이 사망한 참변에서 따왔다.

멜로니 정부는 성소수자에 대한 공격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3월 멜로니 정부는 동성 부부가 출생신고를 하는 경우 두 배우자를 아이의 동등한 부모로 인정해 주지 말라는 법령을 발표했다. 이탈리아형제당은 “성소수자 로비 집단”이 외국 아이들을 자기네 아이들인 것처럼 들이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식 문서에서 외국어 사용을 금지하는 어처구니없는 법안도 이탈리아형제당의 지향을 잘 보여 준다.

한편, 멜로니는 대통령제 개헌을 통해 의회를 건너뛰고 행정부, 군대, 사법부에 대한 권한을 강화하려 한다.

현재 멜로니가 유럽연합에 대한 비난을 멈춘 것은 이탈리아가 유럽연합에게서 약 2000억 유로에 달하는 코로나19 회복기금을 받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직 멜로니에게는 기업주들과 유럽연합, 나토, 미국의 지지가 필요하다.

사실, 무솔리니도 파시스트 “혁명”을 외치며 검은 셔츠를 입었을 뿐 아니라 우파와 기업들의 지지를 얻으려고 ‘하얀 셔츠’도 얼마든지 입었다. 그러다 거리의 폭력배와 지배자들의 묵인, 반대 세력의 취약성에 힘입어 20년간 이탈리아를 통치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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