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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의 사회서비스 ‘고도화’:
서민층 복지 공격하며 기업 지원하기

최근 윤석열이 사회보장 전략회의에서 사회보장 서비스의 “시장화”, “산업화”를 강조하고 보건복지부가 “사회서비스 고도화 추진 방향”을 발표했다.

사회서비스 ‘고도화’는 “국민 모두가 사회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서비스의 양을 확대하고 질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한다. 정부는 ‘관리자’ 역할에 집중하고 민간이 ‘혁신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고 한다.

이것은 저출생·고령화로 늘어나는 정부의 복지 재정 부담을 줄이려는 계획의 일부다. 사회서비스 ‘고도화’는 현금 복지 축소(취약 계층 중심의 선별 지원으로 최소화), 복지서비스 통폐합과 함께 추진된다.

윤석열은 사회서비스 공급에서 경쟁 체제가 만들어지면 서비스 질이 개선되고 서비스 종사자의 보상도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사회서비스는 이미 압도적으로 민간업자가 공급하고 있다. 재가 장기요양서비스 제공 기관은 99.5퍼센트(총 2만 1334개소 중 2만 1208개소)가 개인·법인 등 민간이 운영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 운영은 86.1퍼센트(총 6만 594개 중 5만 1920개소)가 민간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민간시설은 서비스 질이 낮고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열악하다. 사설 요양원에서 종종 일어나는 학대와 부정·비리는 악명 높다.

국공립 어린이집과 공공요양원은 공급이 매우 적고 사람들의 선호도가 높아 대기 인원이 많다. 극소수 공공요양원은 대기 기간이 몇 년이다.

서울요양원은 대표적인 공공복지 시설이지만 대기자가 많아 ‘10년 기다려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출처 서울요양원

윤석열 정부는 공공돌봄 확충은커녕 이를 더 축소할 방침이다. 이미 공공돌봄 예산이 대폭 삭감돼 곳곳에서 공격이 벌어지고 있다.

정부의 사회서비스 ‘고도화’는 사회서비스 부문에 민간 기업의 참여를 확대해 경쟁을 더 촉진하는 방안이다. 사회서비스 부문에는 영세한 공급자가 많다. 종사자가 4명 이하인 공급자가 44.7퍼센트에 이른다. 그런데 민간 기업의 참여를 늘려 경쟁을 유도해 서비스 질을 높이겠다고 한다.

정부는 사회서비스 이용에서 소득 제한을 풀어 ‘중산층’도 소득 수준에 따라 본인 부담비를 내면 사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겠다고도 밝혔다.

이것은 늘어나는 수요를 기업들에 맡겨 정부 재정 부담을 줄이는 한편, 규제 완화를 통해 사회서비스를 ‘산업’으로 육성하려는 것이다.

사회서비스 시장 활성화

경쟁 강화와 규제 완화로 사회서비스의 질을 높인다는 정부의 주장은 합당한 근거가 없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과 영국에서는 사회복지 민영화·시장화 정책이 추진되는 가운데 대규모 요양기관이 성장했지만, 서비스의 질은 여전히 낮다. 2011년 영국에서는 대기업이 운영하는 고급 사설 요양원에서 환자들이 받은 학대가 폭로된 바 있다. 그 뒤 이뤄진 정부 조사에서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돌봄서비스의 질이 민간기관의 서비스보다 훨씬 우수하다는 것이 다시 확인됐다.

규제 완화는 기업을 위한 것일 뿐이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사회서비스의 가격 인상 방안을 허용할 방침이다. 서비스 비용 상한을 완화하고 ‘가격 탄력제’도 도입하려 한다. 가격 탄력제는 일정 범위 내에서 가격을 차등화하는 방식으로 하반기 시범 사업 실시 뒤 확대할 계획이다.

이런 조처는 서비스 비용을 높일 것이다. 서민층에게 필요한 복지 제공이 수요에 훨씬 못 미치는 상황은 계속될 것이다.

서비스 가격 차등화가 허용되면 기업들은 비싼 서비스 공급을 늘리고 취약층을 위한 서비스 제공은 외면할 것이다.

재정 긴축과 복지 예산 삭감으로 공공서비스가 축소되고 있고 복지 분야 노동자들의 일자리와 노동조건도 공격받고 있다.

사회서비스의 시장화가 아니라 공공시설 확대와 인력 충원, 노동조건 개선이 시급하다. 기업과 부유층에 매기는 세금을 높여 정부의 복지 재정을 늘려야 한다.

정부의 사회서비스 시장화에 반대하고 복지 확대를 요구하는 노동계급의 투쟁이 성장해야 한다.